혁명 2주년 맞은 이집트, 유혈충돌 난무 “거리는 어지러워”
이집트 시민혁명 발발 2주년을 맞아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카이로 최고급 호텔까지 약탈당한 것으로 드러나 이집트 치안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가 오랫동안 구축한 ‘관광대국’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고급 호텔인 ‘세미라미스 인터콘티넨탈’이 29일 약탈자들의 공격을 받았다며 호텔 직원이 급박한 상황을 트위터로 알려 인명피해를 모면했다고 보도했다.
타흐리르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세미라미스 호텔 앞에는 시민혁명 발발 2주년을 맞은 지난주부터 청년 시위대와 경찰 간의 전선이 형성됐다.
호텔 대변인 나빌라 사막은 “이틀 전에도 약탈세력이 호텔 공격을 시도했다”며 “28일 저녁 시위대 공격으로 경찰이 호텔 앞에서 철수하자 약탈자들이 활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40여명은 29일 오전 2시께 산탄총과 칼로 무장하고 로비와 상점을 급습했다.
이들은 호텔 상점과 로비를 돌아다니며 컴퓨터와 TV를 훔쳐갔고 ATM 기기를 부수기 시작했다. 일부는 도망가는 호텔 직원에게 총을 쏘기도 했다.
호텔 직원들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외면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사막 대변인은 호텔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호텔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결국 특수부대가 1시간 뒤 도착하고 나서야 주변 시위대의 도움으로 약탈자들이 체포됐다.
이번 일이 인명피해 발생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계속되는 치안 불안으로 이미 큰 타격을 받은 이집트 관광 산업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집트 관광부 장관 헤샴 자주아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집트를 찾은 관광객은 총 1천50만명이며 관광수입은 93억7천만달러라고 밝혔다. 2010년 관광객 1천470만명, 관광수입 120억달러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치다.
AP 통신은 사회 불안으로 이집트 관광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였는데 이번 유혈충돌사태로 이집트의 주요 산업인 관광업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