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기자협회 리사 위터 “아시아 여성의 스포츠 활동 확대해야”
“한국 오니까 축구를 즐기는 여자들이 별로 없어 놀랐어요. 아이들은 공부에 치여 점점 스포츠에서 멀어지고 있고… 한국이 우수한 경제력으로 세계 각국 개발도상국들을 돕고 있지만 언젠가는 스포츠개발 분야에서 다른 나라로부터 배워야 할 지도 몰라요.”
아시아기자협회 대외협력팀장인 미국인 리사 위터(31.여) 씨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스포츠개발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생길 정도로 스포츠를 통한 개발 또는 평화구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5년 한국유학생회를 만들어 회장을 지냈고 지난해까지 2년간 스포츠NGO인 국제피스스포츠연맹에서 일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관심과 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 올 초 아시아기자협회로 자리를 옮겼다.
아시아 각국 대사 인터뷰나 각국 매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 외에 틈틈이 인터뷰 등 기사도 쓰지만 스포츠 사회학에 대한 관심은 “계속 키워가는 중”이다. 그는 특히 아시아 여성들의 스포츠 참여에 관심이 많다.
아시아 여성의 스포츠 활동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그는 “미국에서 축구할 때는 실력이 그저 중상위권이었는데 여기 와 보니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아시아 전체적으로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나 개발 분야에서 활동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축구를 제일 좋아하고 배드민턴이나 농구, 테니스, 달리기 등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즐긴다.
위터 씨는 “최근 들어서는 유아 스포츠 분야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언젠가는 한국 정부가 여성과 아이들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2003년경 영국에서 스포츠를 통해 교육과 경제개발, 환경보호 및 분쟁 해소와 평화정착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학문 분야가 관심을 끌고 있고 유엔에도 스포츠개발 관련 기구가 만들어졌다”며 스포츠 활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난 그는 12살 때부터 5년간 일본에서 지냈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2001년 한국에 와 지금껏 생활하고 있다. 대학시절 한국인 남편을 만나 2008년 결혼했다.
한국에 온 것은 워싱턴타임스 아시아담당 기자로 일본에서 활동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일본에 머물 때 아버지의 권유로 9개월간 한국에 다녀오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그는 “당시 한국에 대한 기억이 좋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한국에 왔고 1년 반 동안 천안 선문대와 서울 연세대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했다.
한국이 왜 좋으냐는 물음에 그는 “일본보다 좀 덜 조심스러워도 되고 사람들끼리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과 한국을 경험한 그는 아시아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들어갔고 2007년에는 휴학계를 내고 중국 톈진에 가 1년 가까이 중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서양인으로서 아시아에 관심을 갖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양인의 관심이라기보다는 반(半)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의 다양성에 매료됐다는 편이 정확할 것”이라며 “미국이나 영국에서 동아시아 분야 석사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한국에서 결혼이주여성으로 사는 것이 어떠냐는 물음에 그는 “결혼을 목적으로 한국에 온 것이 아니니까 조금 경우는 다르지만 아무튼 외국 여성의 한국살이는 어떤 남편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