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인질극, ‘인질과 인질범’ 80명 이상 사망
대규모 인질극이 발생한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알제리군이 20일(현지시간) 폭발물 제거 중 시신 25구를 발견하면서 사망자 수가 80명을 넘었다. 한 익명의 알제리 보안 당국 관계자는 이날 발견한 시신 대부분이 심하게 타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알제리 특공대가 전날 납치범과의 나흘 간 대치를 끝내기 위해 천연가스 시설을 급습했다. 알제리 당국은 이슬람 무장단체가 이 시설 곳곳에 매설한 지뢰를 터뜨려 인질 모두를 죽이려 했다고 밝혔다.
알제리 정부는 전날 정부군 급습 후 최소 납치범 32명과 인질 2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다음날 알제리 폭탄처리반이 폭발물 제거 뒤 시신 25구를 발견했다고 보안 당국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신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외국인이거나 자국민이거나 아니면 납치범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질극에서 목숨을 구했으나 부상당한 루마니아인도 전체 사망자 수가 최소 81명이 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사람들이 알제리 정부의 인질 구출 작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겠지만, 이번 대규모 인명피해는 잔인하고 비겁한 공격을 감행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질극으로 영국인 3명이 숨졌고 다른 3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한 외국인 인질은 미국인, 필리핀인, 프랑스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약 24명은 아직 행방불명이다. 알제리군이 마지막 급습으로 구출한 인질 수도 확인되지 않았다.
알제리 민영 TV 방송사 2곳과 온라인 뉴스언론은 천연가스 시설을 수색한 보안부대가 숨어 있던 납치범 5명을 발견했으며 3명은 도망쳤다고 보도했다. 알제리 보안 당국은 즉시 이 정보를 확인했다.
알케에다 연계 무장단체인 복면여단은 이날 성명에서 프랑스군의 말리 공습을 위해 영공을 개방한 알제리에 보복하기 위해 이번 인질극을 벌였다고 주장하면서 말리에 군사 개입을 개시한 프랑스군을 지지한 국가를 대상으로 추가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국민 안전을 우려한 일부 국가들이 알제리 정부의 무리한 군사작전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한 프랑스 TV 방송사에서 “이번 사태에선 이슬람 테러단체만 비난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플루프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폭스의 방송프로그램인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알카에다와 알카에다 지부가 북아프리카와 세계 다른 지역도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테러조직의 붕괴를 위해 다른 나라를 지원해야 한다”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알제리 참극이 비틀리고 신물 나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민간인을 이용하는 이들 테러단체가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위협하고 있음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