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오바마 취임식때 방송 중단 시사

미국의 24시간 뉴스 전문 케이블방송채널 <폭스뉴스>가 1월21일(현지 시각) 오전 11시30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폭스뉴스가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는 이날 하필 방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유가 ‘일상적인 유지 보수’라면 누가 믿을까.

미국의 콘데 나스트 퍼블리케이션즈가 발행하는 저명 잡지인 <더 뉴요커(The New Yorker)>는 19일(현지 시각) “로저 아일스(Roger Ailes) <폭스뉴스> 회장이 ‘폭스뉴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21일 오전 방송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약 12시간 방송을 중단하는 동안 백인들만 등장하는 사진을 오려 붙인 합성 이미지(포토몽타주, photomontage)만 내보낼 예정이다.

아일스 회장의 말대로 <폭스뉴스>가 방송을 중단한 일이 이번은 처음은 아니다. <폭스뉴스>는 지난 2009년 1월20일에도 한 차례 방송을 중단했다가 이내 사과한 뒤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다. 이날은 미국의 제56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이었다. 당시 아일리 회장은 “폭스뉴스 시청자들이 그날 TV를 보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21일 ‘거사’에 대해서도 “<폭스뉴스>의 정규 시청자들은 이를 비정상적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1996년 10월 7일에 방송을 시작한 <폭스뉴스>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해묵은 감정과 특유의 보수주의 경향 때문으로 풀이됐다.

<폭스뉴스>는 미국에서 보수주의자들을 한데 뭉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매체로 유명하다. 보도가 대체로 선정적이고, 보수편향적이라는 이유로 미국 내에서는 <폭스뉴스> 시청거부운동 등 반발 여론도 만만찮다.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강도 높은 총기규제법안을 발표하자 “총은 우리에게 자유를 줬다”는 우익인사들을 집중 부각시키는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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