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창업한 오진권 대표 “음식점 창업? 한식으로 승부하라!”
새해 음식점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책 ‘오진권의 맛있는 성공’은 창업을 준비 중인 분들을 위해 집필한 실용서다. 성공인생을 자랑한 책이 아니란 소리다. 그가 30년간 음식업을 해오며 쌓은 노하우가 이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메뉴선택, 식당규모, 입지선택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돼 있다. 창업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 도움 될 만한 것을 발췌해 문답식으로 꾸몄다.
-창업이 어렵다 해도 만만한 게?음식업이잖아요.??
“식당 창업, 저는 될 수 있으면 말리고 싶다. 우리나라 식당 창업 성공률이 얼마인지 아는가. 내가 알기로 0.6%에 불과하다. 1000개의 식당 중 고작 6개가 성공한다. ‘밥 장사하면 반은 남는다.’ 이 말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런 시절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밥 장사해서 반 남는 것도 과장일 뿐이다.”
“가령 칼국수집을 해보고 싶다면 장사가 잘되는 유명 칼국수집을 여러 곳 방문해서 점포의 규모, 직원 수, 그리고 예상되는 투자금액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과연 내가 이것을 해낼 수 있겠는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욕심은 금물이다. 내 능력과 현재의 조건 이상을 넘보면 안 된다. 작게 시작해서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 ‘나는 국장 출신인데….’ ‘나는 대령 출신인데 조그만 걸 어떻게 하겠어? 그래도 갈비집, 가든 정도는 해야지….’ 이런 사람들이 성공한 예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편하고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것만 찾으면 그만큼 성공률도 낮다. 순대국집처럼 밤새도록 돼지 부산물을 손질하고 국물을 우려내고 김치를 담그는 중노동을 내가 직접 하겠다고 각오하면 성공률은 높아진다.”
“나는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다 37살에 5평짜리 식당에서 다시 시작한 사람이다. 식당은 주인부부가 매일 아침 직접 식당 문을 열고 닫을 정도로 열심히 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죽기 살기로, 혼을 담은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한다.”
-뷔페, 한식, 캐주얼레스토랑, 분식… 뭘 하면 좋을까요
“소자본으로 체인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맛과 단일 메뉴, 이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앞으로 성공하는 식당은 더욱 양분화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최고급인 하이엔드 레스토랑과 어머니의 마음으로 소박하게 운영되는 셰프형 레스토랑, 즉 가족이 직접 요리하고 서빙하는 중소형의 가족식당을 말한다. 꼭 식당을 해야겠다면 경험이 없는 사람은 후자를 생각하여 콘셉트를 잡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메뉴는 단순한 게 좋다. 전문점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손님이 들어와서 메뉴판을 보면서 ‘뭐 먹을까.’ 고민하게 하면 안 된다. 들어오면서부터 ‘여기 냉면 3개요!’ 이런 말이 나와야 한다. 메뉴가 복잡하면 소박은 날지언정 ‘오리와 참게’처럼 대박은 어렵다.”
“뷔페는 배를 채우러 오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음식점 중에서 뷔페를 가장 싫어했던 내가 뷔페식당을 해보기로 결심하면서 내린 또 하나의 결정은 ‘잡탕 만들지 않기’였다. 음식을 접시에 담았을 때 짬뽕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부들과 연구 끝에 조그마한 볼에 훈제연어를 담는 등 손이 많이 가더라도 전채 요리를 각각 작은 그릇에 담아 놓기로 했다.”
-입지선정은 어떻게 할까요.
“음식점은 첫 번째도 입지, 두 번째도 입지, 세 번째도 입지가 중요하다.“
“제일 좋은 입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즉 유동 고객이 많은 곳이다. 유동고객이 많은 20평짜리 점포가 그렇지 않은 곳 100평짜리 점포보다 훨씬 유리하다. 유동 고객이 많지 않은 곳은 하루에 잘해야 2~3회전이지만 유동 고객이 많은 장소는 아이템에 따라 무려 20회까지 회전할 수도 있다.”
“유동 고객이 많아도 음식점 콘셉트가 맞지 않으면 실패한다. 안양 1번가의 실패 요인은 유동 고객이 많긴 했지만 그 많은 유동 고객이 전부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이 무엇을 먹나 하고 봤더니 2000원짜리 김밥이나 라면을 사 먹었다. 유동 고객이 있더라도 과연 그 유동 고객이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대찌개는 불패 신화를 쓴 체인점이었는데도 유동 고객과 맞지 않으니 방법이 없었다.”
-자본금도 중요한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 하나다. ‘무조건 작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경험을 해보고 자신이 붙으면 그때 가서 확장을 하거나 2호점, 3호점을 하는 것이 순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1억 원을 가지고 있으면 1억 5천만 원, 2억 원짜리 음식점을 꿈꾼다. 그러나 실제로 진행을 해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여윳돈을 남기고 식당을 창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업도 하기 전에 쪼들리게 된다. 음식점은 반드시 손이 커야 성공하는 업종인데, 부채로 쪼들리게 되면 손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나의 경험으로 100% 성공을 확신하는 유명 브랜드 가맹점을 할 경우 총 투자비의 30% 정도의 부채는 1년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부채 비율이 30%를 넘어가면 힘들어진다. 자기 자본은 70%, 부채는 3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어떤 음식점이든 정직원 1인당 1일 매출이 평균 30만 원이 돼야 한다. 가령 직원이 10명이라면 하루 300만 원, 월 9000만 원의 매출을 올려야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무실 밀집 지역은 일주일에 4~5일 장사하고, 주거 지역은 일주일에 8.5일 장사하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사무실 밀집 지역은 월~금요일까지 적어도 하루 매출을 45만 원은 올려야 한다. 반면에 주거지역에 위치한 음식점은 토요일에는 2배, 일요일에는 1.5배 장사한다고 볼 수있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사무실 밀집 지역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주말장사가 안 되는 곳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임대계약을 할 때 보증금은 적게 내는 게 좋다. 보증금은 자본금이므로 가급적 보증금을 시중금리로 해서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월세는 식당 주인이 내는 게 아니라 고객이 내는 것이다. 손님을 많이 끌어서 내면 된다.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안 해야 한다. 월세는 월 매출의 8~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절대 10%를 넘어가면 안 된다”
“오픈할 때는 식자재 등을 구입하는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게 되므로 두세 달까지는 정상적인 비용 수치가 나올 수 없다. 그걸 계산하고 뽑아 봐야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다. 매일 쌀값, 부식비, 월세, 인건비 등은 꼼꼼히 적어도 월말 결산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꾸 돈 계산을 하다 보면 마음이 불안해져 손님들에게 푸짐하게 나가야 할 음식이 줄어들고 음식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손해 보는 것을 따지지 않고 장사를 하다 보면 손님은 자연히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수치에 무딘 사람이 많다.”
-식당 구조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세요.
“큰 공간이 낫지’하는 마음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 큰 공간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실패를 맛본 것이다.”
“식당에 가장 적합한 좌석 수는 실평수 곱하기 1이라고 보면 된다. 100평에는 100석을 만들면 맞고 30평엔 30석을 만들면 맞는다. 대개 아마추어들이 욕심을 부려 좌석수를 많이 만드는데 그것은 영업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1평당 1좌석이 가장 쾌적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면적인데 무리하게 좌석을 많이 마련하면 손님이 불편하다.”
“식당 경영의 경험자들은 점포 평면을 그릴 때 주방 면적부터 나눈다. 반대로 초보자들은 홀 공간을 우선시한다. 그러나 주방을 한번 잘못해 놓으면 다 뜯어 내고 다시 해야 할 만큼 두고두고 속을 썩인다. 음식이 제대로 나오려면 넓은 주방이 우선이다. 나는 대체로 전체 면적의 30~40%를 주방으로 꾸민다. 특히 주방장을 고용하여 운영해야 할 규모의 음식점이라면 주방장마다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주방장, 주방 설비 전문가와 반드시 함께 상의하여 설계토록 한다. 주방을 잘못 꾸며 놓으면 아무리 월급을 많이 줘도 좋은 주방장을 못 모셔 온다.”
-그런데 장사가 잘 안돼요. 마케팅이 고민입니다.????
“보쌈은 포장이나 배달이 수월하기 때문에 나는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티셔츠의 앞뒤로 ‘놀부보쌈’ 로고를 넣고 전화번호와 배달 판매를 한다는 문구를 커다랗게 찍어 입고 다녔다. ‘놀부보쌈, 신림극장 뒷골목 877-3739.’ 외출할 때도 이 티셔츠를 입고 시내 한복판이나 명동거리를 자랑스럽게 활보했으며,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탈 때도 놀부 티쳐츠를 입고 공항에 갔다.”
“음식점 원가 70%(재료비 30%+인건비20%+임대료 및 일반 관리비 20%) 중 손님이 많든 적든 나가야 하는 고정비가 40%다. 음식 장사는 많이 팔면 팔수록 재료비 비율이 희한하게 줄어든다. 그렇다면 매출을 늘리는 게 이익 아닌가?”
“사실 전단지는 거의 효과가 없다. 가장 큰 광고 효과는 가격을 깎아주는 것이다. 전단지 돌릴 비용만큼 할인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할인을 할 때는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로 ‘놀랄만한 할인가’, ‘특가’ 수준으로 해야 한다. 최소한 30% 이상, 50% 정도까지 과감한 할인을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어차피 임차료나 인건비, 관리비는 손님이 있든 없든 나가는 고정비용이기 때문에 밑지는 것이 아니다. 장사는 일단 손님이 몰려와 줘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을 관리하는 일도 쉽지 않은데.
“내 꿈은 우리 직원들이 모두 사장이 되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사장이 되는 훈련을 하는 곳이다. 우리 회사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경험을 쌓으며 사장이 되는 훈련을 해라. 얼마나 좋은 여건인가? 여러분은 월급을 받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지 않나? 한가한 시간에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라. 자기 돈들이지 않고 이곳에서 위험부담 없이 배워 가면 되는 것이다. 월급날은 또 언제 오나만을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 회사를 아예 떠나라. 이런 사람은 이 일이 적성에 안 맞는 사람이다. 창의력을 발휘해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그것을 사장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은 조만간 자기 스스로 사장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손님상에 나오는 음식의 재료비가 항상 식사비의 50%가 되도록 하라’고 강조한다. 즉 만 원짜리 음식이라면 5000원은 재료비로 쓰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타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실제 원가가 80~90% 정도 된다. 이렇듯 재료비를 많이 쓰면 자연히 푸짐해지고,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손님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손님이 많아질수록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원가는 더욱 낮아지고, 식탁은 더욱 풍성해진다. 그러면 손님들은 더 늘고 이렇듯 선순환의 구조가 정착되면서 적정 수익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순대국밥집 오픈 전부터 직원들을 모아 놓고 부탁했다. ‘이 센트럴시티 안에는 백화점 손님, 직원, 버스 기사 등 상주 고객이 있지만 그 사람들보다는 1년에 한두 차례 고향 가는 사람들을 단골손님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돈을 보고 장사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팔고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이 뜨내기 손님이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나는 절대 뜨내기장사는 안 한다.’”
-그밖에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메뉴와 콘셉트가 어울리며 주 고객층의 마음을 흔들 그 무엇, 이야기가 적절히 표현되어 있는 인테리어가 나는 좋다.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의 히스토리나 식자재 이야기가 고객의 마음을 터치했다면 이 때 식당주인은 고객과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면 고객은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서 오늘 갔던 식당에서 받은 느낌이나 특별히 입력된 정보를 누구에겐가 말하게 된다. 정보는 들어도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야기는 쉽게 전달되고 쉽게 기억된다. 그러니 우리 식당이라면 무슨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어디서 감동을 주고 싶은가? 이 포인트를 가지고 내점포를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이 집은 다 좋은데 보쌈 속이 너무 달아.’ 고객의 이 말 한마디에 본사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보쌈 속 단맛을 줄여 판 체인점이 얼마 안 가서 문을 닫은 일이 있었다. 소금에 절인 배추와 새우젓에 찍은 돼지고기에는 약간 단맛이 나는 보쌈속이 어울리는 것이다. 참고로 식당 음식은 약간 단 듯해야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다. 까다로운 20%의 고객은 무시하고 80%의 고객을 만족시키면 성공이다.”
“고객은 카운터 앞에서 돈을 치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집 참 좋네, 다음에 다시 와야지.’ ‘이놈의 집구석, 다시 오나 봐라.’ 음식점은 자동차나 전자 제품과 같이 이런 애프터서비스가 필요 없다. 음식점은 계산대에서 이미 게임이 끝나 버린다. 사전 서비스(Before Service)만 잘하면 된다. 손님이 오기 전에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고,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고, 직원들을 교육시켜 깨끗한 유니폼과 밝고 상냥한 표정으로 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할 준비만 하면 된다. 그래서 손님들이 카운터 앞에서 계산을 하며 ‘오늘 이 집에 정말 잘 왔어.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 데리고 다시 와야지.’, ‘우리 직원들과 다음 주에 와서 회식하자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1등만이 살아남는 시대이다. 최고급과 대중적인 것만 살아남고 어정쩡한 중간은 사라진다. 포장마차를 한다면 확실하게, 우리 동네에서는 감히 5년 안에 나를 추월할 포장마차가 없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같은 업종이 생겨도 결국은 1등만 살아남는다. 최경주 선수가 게임에서 동점이 나왔다고 상금을 동점자와 나누는 것을 보았는가. 공동 우승은 이제 어떤 분야에도 없다.”
“한국 사람이 1등할 수 있는 것은 한식이다.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젊은이들이여, 제발 한식으로 성공하는 꿈을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