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인수위 첫 독립운동가 후손 윤주경 부위원장

1931년 윤봉길의사가 한인애국단에 입단할때 쓴 선언문과 함께 찍은 모습<사진=국가보훈처 제공>, 윤주경 부위원장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며 신도 요시타카·이나다 도모미·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의원 등 극우주의자들을 대거 기용했다. 독도 망언으로 우리나라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던 자들을 입각시킨 것은 그 자체만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외교적 도발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27일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의미있는 인물을 발탁했다.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친손녀인 윤주경 ‘매헌 윤봉길 월진회’ 이사가 바로 그 주인공. 독립운동가 후손을 인수위 위원으로 참여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일본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윤주경 부위원장을 인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존경받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대한민국 통합에 기여해달라는 의미가 컸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의도했건 안 했건 그가 현재 상징하는 바는 크다.

윤봉길 의사가 누구인가.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날, 중국 홍구공원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일본 상하이파견군 시라카와 대장과 카와바다 거류민단장 등을 즉사시키는 거사를 치르고 현장에서 체포돼 총살을 당한 독립운동가다. 당시 중국 지도자 장제스로부터 “4억 중국인이 해내지 못한 위대한 일을 했다”는 찬사를 받았고 일제의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의 아픔을 세계에 알렸다.

‘윤봉길 의사는 직계자손이 없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자손들이 조용히 살았다. 윤봉길 기념사업회 일도 오촌당숙이 주관해서 해왔다. 할머니(윤봉길 의사 부인 배용순 여사)와 아버지(윤종), 어머니(김옥남)는 티내지 말고 살아갈 것을 자녀들에게 늘 당부했다.

1남6녀의 장녀인 윤주경 부위원장은 이화여대 화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옥외광고 회사 대지에서 활동을 했다. 어른들의 당부대로 어디 나서지 않고 평범하게 살았다. 2008년 경 지인의 출판기념회서 박근혜 당선인을 처음 만났다.

윤 부위원장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선인과의 첫 만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선인께서 조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왜 이런 그림을 그리냐 물었더니 그 조그만한 것이 ‘제 마음이에요’ 하더라는 거예요. 그러면서 활짝 웃으시는데, 제가 느낀 것은 그 조그만 것도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데, 본인은 자기 맘대로 살기보다 주어진 소명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참 안스러웠어요.”

이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돼 고향인 충남에서 지인과 친지를 대상으로 박 당선인의 뜻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윤 부위원장은 국민대통합에 대해 “내가 가진 장점을 강조하기 보다 내가 갖지 못한 남의 장점을 크게 보고 세상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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