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파 “시아파 정권 물러나라”

이라크 안바르주(州) 주도 라마디에서 26일(현지시간) 수니파 주민들이 시아파인 누리알 말리키 총리 정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천명의 수니파 군중들은 국기를 흔들고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자신들을 백안시하는 시아파 중심 정권에 압력을 계속 가하자고 다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라크 서부 수니파 밀집 지역에서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또 열렸다.

지난 한 주간 서부 안바르 주에서 세 번째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라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전날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15㎞ 떨어진 안바르 주의 주도 라마디에서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막고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수니파의 권리 존중과 수니파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배너를 들고 정부에 “이라크를 종파 전쟁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성직자 하미드 알 이사위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정의를 되찾을 때까지 시위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중재자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신병 치료를 위해 독일로 떠난 직후 사법 당국이 수니파 계열 라피아 알 에사위 재무장관의 경호원 10명을 테러 혐의로 체포하는 등 정치권 종파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해외 도피 중인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도 최근 성명에서 “권력 망상에 사로잡힌 말리키 총리가 정적 제거에만 열중하고 있다”면서 “이슬람과 아랍 세계는 이제 말리키 총리를 이란의 앞잡이로 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해 12월 미군 철수 이후 정치권의 갈등이 시아와 수니파의 대립, 각종 테러와 맞물려 정정과 치안 불안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유현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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