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봉 얼마나 올라야 ‘세금·물가’ 따라잡나?
대선직후 서민물가 폭등, 서민생계 위협…연봉협상 잘못하면 ‘가난’ 자초
납세자연맹, 세금, 물가효과 자동계산해주는 ‘연봉협상계산기’ 무료 배포
중견기업에서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근로소득자 A씨는 회사 인사부로부터 연봉협상 일정을 통보받고 ‘5%’와 ‘10%’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어림셈으로 ‘10%’는 올라야 최근의 물가 급등에 따른 구매력 격감을 보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회사의 경영상황이 나빠진 점을 감안해 ‘5%’를 제시하기로 했다.
마침 한 납세자단체가 제공하는 ‘연봉계산기’를 발견, 이를 통해 연봉 ‘5%’ 인상의 효과를 미리 따져볼 수 있었다. 당초 A씨는 연봉이 250만원 오르면 매달 20만 원 정도 추가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겨 아파트담보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연봉계산기’로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는 암울했다.
연봉 인상액 250만원(전년대비 5%)이 올랐지만 여기에서 소득세와 지방소득세(합쳐서 16%) 39만1875원을 먼저 떼고 4대 사회보험료 추가분 8만8624원, 최소한의 물가인상률(2.5%)만 적용해 계산한 실질임금 하락분(125만 원)을 차례로 빼니까 76만9501원이 남았다. 연봉 5% 인상액은 250만 원이지만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76만9501원, 월급으로 치면 6만4125원 오른 금액이다.
이처럼 연봉이 올라도 물가나 세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거의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떼이는 것만 늘어나 실 수령액은 되레 줄어드는 경우가 많으니, 인상될 연봉액수의 크기를 미리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월급쟁이 근로소득자는 물론 고용주 입장에서도 이와 같은 연봉 액수의 실질적인 크기를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종업원의 직장과 직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쪽으로 연봉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4일 “새해 들어 회사와 연봉협상을 해야 하는 회사 월급쟁이 근로소득자들과 고용주들에게 연봉인상액의 실질임금 효과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간편한 ‘연봉협상계산기’를 만들어 연맹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연맹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연봉협상계산기’에서는 ‘전년 대비 연봉 인상율’과 절대 금액 모두를 입력할 수 있다. 간단한 절차만 밟으면 세금과 사회보험료, 물가인상 감액분 등을 제외한 실질적인 임금 인상 예정액을 도출, 확인서까지 출력할 수 있다. 출력물은 회사와의 최종 연봉협상 때 근거자료로 제시할 수도 있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대통령선거 직후 공공요금과 밀가루 등 필수 소비재 물가가 폭 등하고 있다”면서 “근로소득자들이 세금과 사회보험료, 물가인상 효과를 꼼꼼히 따져 내년 연봉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점점 가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봉협상계산기는 링크(http://www.koreatax.org/tax/taxpayers/work/cul_board.php)를 누르면 언제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납세자연맹은 이밖에도 연말정산과 연금저축 절세, 실효세율, 소득공제 한도, 사업소득 계산 등 근로소득자들과 개인사업자들의 소득과 세금을 다양한 조건에서 쉽게 미리 계산해 볼 수 있는 여러 자동계산기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