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인터뷰] 최신원 SKC회장 “나는 최태원이를 믿고 있어”
“기사는 인터뷰로 시작해 인터뷰로 끝난다”고들 한다. 기자는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나 혹은 이메일을 통해 취재원을 인터뷰해 팩트를 찾아내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그런데?’인터뷰’라는 단어가 재밌다. 인터뷰(interview)는 인터(inter)+뷰(view)의 합성어다. 직역하면 ‘서로 들여다 본다’는 뜻이다. 그러니?흔히 일문일답이라 불리는 Q&A(Question & Answer) 즉 일문일답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것이다. 80년대 월간 <신동아>에?연재됐던 ‘최일남이 만난 사람’ 코너와 요즘 <조선일보>에 월요일마다 실리는 ‘최보식이 만난 사람’이 ‘인터+뷰’다운 인터뷰가 아닌가 한다.
조선일보 10일치 A32면에는 최 기자가 SKC 최신원 회장을 인터뷰한 기사가 실렸다. 최 회장이 개인돈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신임대표가 된 것이?인터뷰 계기인 듯하다. 기자는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맺고 있다.
“나는 접시에 놓인 고구마 마탕 두 조각을 먹고 일어섰다.”
왜 이 문장이 뜬금없이? 마감재로 쓰였을까?
이 답을 바로 앞?질문은 이렇다.
-봉사하는 것 말고, 인생의 즐거움이 뭡니까?
이에?최 회장이 답했다. “기업이 어려우니까 올해는 골프도 끊었어. 장이 모범을 보여야 하니까요. 이제 내가 사는 낙은 걷는 것이지. 하루 평균 1만5000보 이상 걸어요. 회사에 출근해 점심 먹으러 갈 때도 나는 늘 걸어서 다녀요. 이 고구마 마탕은 최형이 오시면 출출할까 봐 아까 길거리에서 사온 거야. 나는 이런 걸 좋아해.”
이 기사의 메인 제목은 “죽어서 우리가 무엇을 갖고 가겠나···나는 수목장 위한 나무 한 그루면 돼”를 달고 나왔다.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큰아버지로 SK 전신인 선경직물을 설립한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이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은 그에게 사촌동생이다. 최신원 회장은 기자가 “내년에는 SK그룹으로부터 분가할 것이라면서요?”라고 묻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답을 이끌어낸다. “내년이라고 못박은 적이 없어. 넘겨짚어서 얘기하지 마. 언젠가 그렇게 되겠지. (재산 분배 때 우리가 양보한 만큼) 나는 최태원이를 믿고 있어.”
서로(인터) 들여다보는(뷰) ‘인터뷰’와?‘일문일답’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