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아티스트 김아타의 첫 주례사 “둘은 기차 레일처럼 평행해야”
“결혼한다고 하나가 될 수도, 돼서도 안 된다”?··· 5분 동안 짧고 강하게????
세계적인 아티스트 김아타(57·본명 김석중)씨가 두건을 벗고 주례 단상에 섰다. 작품 외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에게 이례적인 일이었다.
1일 부산 헤리움웨딩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김아타씨는 “평소 아끼는 후배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서 나이도 어린 사람이 주제넘게 주례를 맡게 됐다”며 주례를 시작했다.
그는 주례사를 통해 “결혼한 두 사람은 기차 레일처럼 같이 평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의 결혼은 단일화하는 것도 아니고 단합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레일은, 두 사람이 같이 간다는 것은, 조금만 간격에서 벗어나면 얼마 못가서 멀리 벗어날 것이고 또 너무 다가가면 서로 교차해서 다시는 못 만나게 된다”며 “하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끊임없이 마음이 바뀌고 여러 가지 갈등요소가 생겨 끊임없이 궤도 수정을 하고 보완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타씨는 “결혼을 한다는 것은 합방을 한다고 해서 하나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며 ”영원히 다른 존재로 존중하고 존경할 때 영원히 같이 평행해 갈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5분간의 짧은 주례를 마쳤다.
주례 후 단상을 내려온 김아타 작가에게 이번 주례가 처음이냐고 물었더니 “처음이다. 연세 지긋한 하객들 앞에서 말하자니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빌게이츠??그의 작품 즉석에서?1억원에 구입
김아타씨는 ‘한국이 낳은’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1980년대부터 20여년 가까이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고집해온 김아타 씨는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뉴욕국제사진센터(ICP) 전시회에서 ‘철학적 사고가 가장 참신한 작가’라는 뉴욕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그의 작품을 본 빌 게이츠가 즉석에서 사진 한 장을 1억원에 구입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전시 작품 14점(147만 달러)이 컬렉터의 낙점을 받았다. ‘On-Air 프로젝트’의 일환인 마오쩌둥과 만리장성 등의 얼음 조각이 녹는 과정을 찍은 작품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김 작가는 1956년 경남 거제에 태어나 창원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세계적 권위의 사진집 전문출판사 ‘Aperture’에서 한국작가 최초로 사진집 <뮤지엄 프로젝트> 발간했다. 런던 ‘Phaidon’은 세계 100대 사진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사진 한 장을 클릭하시면 그의 작품을 슬라이드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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