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공주, 3살 연하 ‘평민’ 신랑에게 시집가던 날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 브루나이에서 동화 속 이야기와 같은 공주의 초호화 결혼식이 열렸다. 방이 1700개로 알려진 왕궁에서 지난 20일 열린?결혼식 덕분에 이 나라 국민들은 1주일 이상 축제를 즐기게 됐다.
브루나이 일간 <브루나이타임즈(Brunei Times)>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66)의 딸 하자 하피자 수루룰 볼키아(32) 공주가 펭기란 하지 무함마드 루자이니(29)와 브루나이 왕궁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볼키아 국왕은 세 명의 부인 사이에서 5남7녀를 뒀으며 이번에 결혼식을 올린 수루룰 볼키아 공주는 이 가운데 다섯째다. 볼키아 공주는 경영학을 공부하고 현재 브루나이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남편도 총리실 공무원이다.
브루나이 왕실의 결혼식은?2007년 마지다 누룰 볼키아 공주의 결혼식 이후 처음이다.
이슬람 국가로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는 브루나이에서 왕실의 결혼식은 매우 큰 행사다.
‘분 바르기 의식'(Powdering ceremony)은 브루나이와 말레이족들의 전통 무슬림 의식으로, 과거 엄격한 이슬람율법에 따라 공개적인 구혼과 구애가 금지됐던 당시 신부측 부모가 자신들의 딸이 결혼할 준비가 돼 있다는 표시로 분을 발라줬다고 한다. 오늘날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에서는 결혼식을 시작할 때 양가 부모가 처음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과정을 통칭해서 ‘분 바르기 의식’이라고?부른다.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려고 19일 볼키아 국왕 주재로 열린 축하연에는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등 동남아 국가 지도자들과 전 세계 왕실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브루나이 왕실은 600년 넘게 브루나이를 통치하고 있으며 볼키아 국왕은 현재 총리, 재정·국방장관을?겸직하고 있다.
29대 국왕인 볼키아 군주는 2007년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갑부 군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브루나이타임즈>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1일 볼키아 왕에게 결혼식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