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사람 욕심
요한삼서
“내가 두어 자를 교회에 썼으나 그들 중에 으뜸되기를 좋아하는 디오드레베가 우리를 맞아들이지 아니하니 그러므로 내가 가면 그 행한 일을 잊지 아니하리라 그가 악한 말로 우리를 비방하고도 오히려 부족하여 형제들을 맞아들이지도 아니하고 맞아들이고자 하는 자를 금하여 교회에서 내쫓는도다”(요삼 1:9-10)
이 땅에 교회 공동체가 처음 탄생할 무렵, 교회를 가장 괴롭혔던 두 가지 요소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박해입니다. 네로 황제에서 도미티아누스 황제로 이어지는 기독교 박해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간혹 짓궂은 남자아이들이 곤충을 잡아 날개를 자르고 다리를 떼고, 곤충을 산 채로 불에 태우는 장난을 하곤 하는데, 로마가 그리스도인들을 그렇게 다루었습니다. 맹수의 밥으로 인간을 던져주고 잡아먹는 광경을 관람한다거나, 그리스도인을 매달아 놓고 불을 지르고는 온 시민이 구경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교회를 괴롭혔던 두 번째 요소는 이단 사상입니다. 교회 안에 가만히 들어와서 교묘하게 복음의 본질을 흐트러뜨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신앙이 병들어 가고, 관계 속에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이 생기는 등 여러모로 교회는 어지러웠습니다. 교회는 외부적 박해만으로도 견디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내부에 침투한 이단 사상과도 혈투를 벌여야 했으니 얼마나 그 고통이 극심했겠습니까?
그런데 요한삼서를 보면 이 두 가지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또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사람에 대한 소유욕 문제입니다. 사도 요한은 특정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까지 하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합니다.
디오드레베는 사람들이 사도들에게 호의를 보이는 것이 질투가 났습니다. 사도들뿐만 아니라 사도들이 보낸 사람들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사람들과 사도 요한 측의 사람들을 갈라놓고 온갖 악한 말로 이간질했던 것입니다. 그는 본인이 늘 관계의 중심에 있어야 했습니다. 관계를 장악하고 으뜸이기를 원했습니다.
사람을 돌보고 양육하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 사람을 독점하고 사람을 소유하려는 경향입니다. 사랑과 관심, 돌봄과 섬김이라는 좋은 명분까지 있으니 다른 조직보다 가스라이팅에 훨씬 더 취약합니다.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저 사람과 친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요한삼서는 아주 짧은 편지이지만 교회 공동체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오류를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