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14] 필리핀 한달새 태풍 5개, ‘기후변화’ 피해 극심

1. “중국, 자국민 테러 잦은 파키스탄에 파병”
–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진행하는 상대국 중 하나인 파키스탄에서 자국민이 잇따라 테러 공격에 노출되자 자국민 보호를 위한 파병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
–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달 6일 파키스탄 최대 도시이자 남부 거점인 카라치의 고속도로에서 중국인 엔지니어 2명이 괴한의 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파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파키스탄 소식통들은 말했음. 이는 파키스탄 내 중국인이 공격당한 가장 최근 사례. 중국 당국은 파키스탄 당국의 부실한 보안조치로 인해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며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음.
– 중국 측은 사건 발생 후 파키스탄 내 일대일로 사업 등과 관련해 근무하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파키스탄에 보냈음. 제안서에는 대테러 작전 지원을 위해 파키스탄도 중국에 파병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음. 파키스탄 당국은 이 같은 제안에 아직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음.
– 파키스탄에서는 일대일로 사업 일부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 중국 측은 CPEC 사업에 650억달러(약 91조5천억원)를 투자했고, 현재 사업과 관련한 중국인 수천명이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음. 카라치에서 최근 희생된 중국인 엔지니어 2명도 CPEC 사업에 속하는 발전소 건설에 투입됐다가 태국에서 휴식을 취한 후 파키스탄에 돌아온 직후 변을 당했음.
– 파키스탄에선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아라비아해에 면한 남서부 발루치스탄을 중심으로 CPEC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 발루치스탄에서는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조직들이 중국 측 개발로 인한 혜택이 발루치족에게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며 중국인 등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가하고 있음.

2. 중국, ‘TSMC 대중국 공급 중단’에 미국·대만 싸잡아 비난
–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국이 13일 미국과 대만 집권당을 싸잡아 비난.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는 미국이 ‘대만 카드’를 들고나와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목적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주장.
– 주 대변인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산업 협력을 촉진하는 것은 양안 기업의 발전과 양안 동포들의 민생 복지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음. 그는 대만 집권당 민진당 당국을 겨냥해서는 “외세에 의지해 독립을 꾀하는(倚外謀獨) 헛된 시도를 하고 오로지 미국을 따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나서고 있다”고 공격.
– 주 대변인은 “민진당이 양안 간 산업협력에 인위적인 장애물을 만들어 결국 대만 내 기업의 이익을 해치고 대만 관련 산업의 우위를 약화해 산업 발전의 기회를 더욱 놓치게 하고 있다”고도 했음.
– 앞서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인공지능(AI) 가속기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동에 사용되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에 대해 중국 수출 제한을 부과하는 내용의 공문을 TSMC에 보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전했음.

3. 소프트뱅크 손정의, 엔비디아와 AI 슈퍼컴 만든다
–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일본 내 최고 성능의 AI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두 기업이 13일(현지시간) 밝혔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그룹 내 통신사업부인 소프트뱅크 코퍼레이션은 일본 내 다양한 통신 서비스 지원을 위해 엔비디아의 블랙웰 반도체를 탑재한 슈퍼컴퓨터를 제작할 예정.
– 이 슈퍼컴퓨터는 컴퓨터 프로세서와 이른바 AI 가속기 칩을 결합한 엔비디아의 DGX B200 제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짐. 두 기업은 또 향후 협력에서는 최첨단 버전인 그레이스 블랙웰 기반의 슈퍼컴퓨터도 만들 계획.
– 엔비디아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NVIDIA AI Summit Japan) 행사를 열고 있음. 행사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함께 무대에 올라 이 같은 계획을 발표.
– AI 시장에 뛰어든 세계 주요 기업에 엔비디아 반도체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엔비디아의 가속기 칩은 AI 모델 가동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 두 기업의 협력 발표는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의 첨단 제품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을 알리는 것으로 해석.
– 소프트뱅크는 통신장비를 통해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작업도 하고 있다. AI 랜, 즉 AI 무선 접속 네트워크로 불리는 이 사업에도 엔비디아 설비가 필요. 기존 통신 설비는 모바일 데이터 통신량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돼 있어 새로운 AI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 젠슨 황 CEO는 “앞으로 일본 전역에 걸쳐 AI 통신망이 구축될 것”이라면서 “기존의 통신 네트워크는 AI 네트워크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

4. 부동산 침체 장기화 홍콩, 200억 고급아파트 35% 폭락
– 최근 홍콩의 고급 아파트가 마지막 거래가격인 1억100만홍콩달러(약 180억원)보다 무려 35% 폭락한 가격에 거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2일 보도. 중국의 한 사업가가 6천500만홍콩달러(약 117억원)에 홍콩의 부촌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했던 홍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있음.
–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거래된 154평대의 이 아파트는 지난해 약 1억1천만홍콩달러(약 199억)에 매물이 나왔는데, 이는 2016년 마지막 거래가격인 1억100만홍콩달러보다 약간 높은 금액이었음. 지난 6일 이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은 중국 쓰촨성에서 200억위안(약 3조원) 규모의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안즈푸(安治富) 대표로 알려졌음.
– 홍콩 현지 부동산 중개 사업자는 “홍콩의 고급 주택을 보유한 중국 본토 출신들이 지난 2년간 다양한 이유로 매도를 시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동시에 최근 고가의 홍콩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본토 출신이다”라고 SCMP에 전했음. 최근 홍콩 정부는 주거용 및 비주거용 부동산 모두에 대한 대출한도를 늘리고, 홍콩의 금융기관 6곳은 올해 두 번 대출 금리를 인하.
– 홍콩의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일련의 조치에 일부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다고 SCMP는 짚었음. 글로벌 부동산 종합회사인 나이트 프랭크의 루시아 렁 이사는 “최근 부실 매물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고급 주택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부실 부동산은 최대 50%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

태풍 도라지를 피해 짐을 옮기고 있는 주민들 <사진=AP/연합뉴스>

5. 필리핀 한달새 태풍 5개, ‘기후변화’ 피해 극심
– 기후변화로 태풍 발생이 더 잦아지고 강도도 세지면서 필리핀에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태풍이 다섯 차례나 덮쳐 피해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복구 작업마저 장벽에 부딪혔음. 13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태풍 ‘짜미’를 시작으로 ‘콩레이’, ‘인싱’, ‘도라지’ 등 4개의 태풍이 잇따라 필리핀을 타격한 데 이어 태풍 ‘우사기’가 곧 필리핀 상륙을 앞두고 있음.
– 또한 현재 괌 근처에 있는 태풍 만이도 다음 주 초 필리핀 북동부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필리핀 기상 당국이 전망. 현재 필리핀을 포함한 서태평양에서 활동 중인 태풍은 인싱, 도라지, 우사기, 만이 등 4개에 이름. 이 지역에서 태풍 4개가 동시에 활동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며, 11월 기준으로는 195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초라고 일본 기상청이 CNN에 밝혔음.
– 지난달 하순 태풍 짜미와 콩레이가 수일 간격으로 필리핀을 잇따라 강타,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158명이 숨지고 6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 이후 지난 7일 인싱이 필리핀 북부 루손섬 북단에 상륙, 강풍과 폭우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4만 명 이상 주민이 피해를 입었음. 또 하루 뒤인 지난 8일에는 도라지가 루손섬 동해안을 강타해 주민 3만2천여명이 대피.
– 이처럼 태풍으로 입은 피해를 채 복구하기도 전에 다음 태풍이 몰아치면서 피해 지역은 기진맥진하고 있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필리핀 주재 조정관 구스타보 곤살레스는 지역사회가 태풍의 충격에서 회복하려고 하자마자 다음 태풍이 다시 강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응 역량이 소진되고 예산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
– 필리핀에서는 통상 연간 20개가량의 태풍이 지나가곤 하지만, 이번처럼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의 태풍 피해를 입는 것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보임. 전문가들은 동남아가 세계에서 가장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지역 중 하나로서 태풍·폭염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경고.
–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 평균을 섭씨 1.54도 웃돌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분석. 그 결과 올해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치솟으면서 태풍이 더 많이 생겨나고 위력도 강해지고 있다는 것.

6. “인도, 트럼프 반중 정서 이용해 국익 도모해야”
–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를 맞아 중국에 대한 그의 반감을 지렛대로 활용해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음. 인도의 대표적 싱크탱크 옵서버 리서치 파운데이션(ORF)의 부이사장인 하르시 V. 판트와 ORF 중국 전공 연구원인 칼피트 만키카르는 13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음.
– 필진은 트럼프가 집권 1기(2017∼2021)때 미국이 1970년대 말 중국과 수교한 이래 경제·과학·문화 등의 분야에서 유지해오던 협력관계를 서서히 단절하기 시작하면서 무역과 지정학, 보안 등에서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했다고 짚었음. 트럼프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매겼고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도록 유도했으며 중국의 지적재산권 문제도 다뤘다는 것.
– 필진은 이어 중국에 반감을 지닌 트럼프의 이번 대선 승리로 중국 측은 자국의 정치·경제적 궤도(정책 방향)에 대해 걱정하게 됐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권 교체를 통한 중국 공산당 축출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음. 또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5%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추정한다고도 했음.
– 필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에 반중 정서를 정책을 반영할 경우 빚어질 상황을 인도가 선용해야 한다면서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투자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가운데 인도가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
– 필진은 아울러 트럼프 집권 1기를 규정하는 대표적 특징 중 하나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소다자주의(전세계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 다자간 소통을 우선함) 현상을 보여준 점이라며 2017년 대중국 견제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가 부활한 점을 일례로 들었음.

7. 스리랑카 총선 개시, 대통령 소속 ‘정치연합’ 승리 전망
– 정치권 부패 등으로 2년여 전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14일(현지시간) 총선 투표가 시작. 이날 오전 7시에 개시된 투표는 오후 4시 종료. 유권자 1천700여만명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총선에선 임기 5년의 단원제 국회 의원 225명을 비례대표제로 뽑는데 8천800여명이 출마. 개표는 투표 종료 직후 시작되며, 결과는 다음날 나옴.
– 스리랑카는 1978년 개헌으로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정부 형태를 바꿨음. 이번 총선은 지난 9월 대선에서 당선된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국회를 조기 해산한 데 따른 것. 직전 대선에서 3% 득표에 그쳤던 디사나야케는 좌파 성향 정당 인민해방전선(JVP) 주도 정치연합 국가인민동맹(NPP) 후보로 나서 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선 재수에 성공.
– 양대 정당이 번갈아 가며 집권해온 스리랑카에서 제3의 군소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 디사나야케는 대선 과정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와 경제정책 실패로 2022년에 야기된 경제위기를 계기로 확보한 젊은층 등의 지지로 승리. 스리랑카의 경제위기는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고,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은 2022년 5월 국가부도(채무불이행) 선언 후 해외로 달아난 뒤 하야.
–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부패 척결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을 통한 긴축정책 개선 등 일련의 개혁 공약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 직전 대통령 라닐 위크라메싱게가 작년 3월 IMF로부터 29억달러(약 3조9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IMF 요구로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을 시행하기로 한 것. 하지만 NPP가 2020년 8월에 치러진 직전 총선에서 3석 확보에 그쳐 개혁 추진이 불투명.
– 결국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은 NPP가 과반의석을 차지해 대통령의 개혁 의제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로 모임. 대다수 전문가는 2019년 20여개 군소정당과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NPP가 과반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음. 다사나야케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건재한 데다 스리랑카에선 총선 직전 선출된 대통령 소속 정당이나 정치연합에 과반의석을 몰아주는 ‘전통’이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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