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지금의 순간을 넘어, 영원을 바라보다
다니엘 7장
“그 네 큰 짐승은 세상에 일어날 네 왕이라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들이 나라를 얻으리니 그 누림이 영원하고 영원하고 영원하리라”(단 7:17-18)
다니엘은 네 마리 짐승이 등장하는 환상을 봅니다. 각 짐승은 땅에서 일어날 네 제국을 상징하며, 마지막 제국은 특히 강력하고 무시무시합니다. 일반적인 견해로 첫 번째 짐승은 바벨론, 두 번째 짐승은 페르시아, 세 번째 짐승은 그리스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짐승은 앞선 세 짐승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력한 로마 제국을 가리킵니다.
이 환상은 영원할 것 같은 로마제국도 결국 쇠퇴하고 메시아가 다스릴 나라가 영원히 세워지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다니엘이 굳이 이러한 역사의 전개를 알 필요가 있을까요? 당장 바벨론 총리로서 신경써야 할 일이 태산입니다. 자신의 남은 여생 안에 벌어질 일에나 충실하면 됐지, 몇 백년 뒤의 로마제국이 흥하든 쇠하든 그게 그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다니엘은 그렇다 치고, 우리는 그걸 왜 알아야 할까요? 그저 내 인생 잘 살다가 하나님 앞에 가면 됐지, 지금 내 인생에 필요한 성경 말씀에 집중하면 됐지, 굳이 역사의 종말이니 뭐니 하는 얘기까지 알기 위해 성경을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내가 사는 100년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전부인 줄 아는 인생과 역사 전체를 조망하는 눈을 갖고 사는 인생은 같을 수 없습니다. 세계사나 한국사와 같은 역사 공부만 좀 해도 역사의식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하물며 구속사를 담고 있는 성경을 읽으면서 내 한평생이 전부인 것처럼 산다면 성경을 잘못 읽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앞만 보고 살 수 없습니다. 내가 살 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땅에 먼저 살았던 세대를 기억하고, 이 땅에 오고 올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삽니다. 역사의 마지막에 도래할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며 삽니다. 지금의 순간을 넘어, 영원을 바라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짧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는 것입니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 고난과 상처, 이익과 손해 등을 바라보는 다른 안목이 생기고 그것들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