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8/22] 중국 스파이 혐의 필리핀 전 시장 ‘몰래 출국’
1. 중러 밀착, 푸틴-리창 회동 “양국관계 전례없이 높은 수준”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자국을 방문 중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나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열린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리의 무역 관계는 발전 중이고,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무역·경제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결과를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음.
–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경제와 다른 부문의 사업들에 관한 ‘대규모 계획’을 발전시켜왔다고 강조. 리 총리도 이에 대한 화답으로 “중·러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있다”고 말했음.
– 이날 회담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가 더욱 밀착하는 가운데 열렸음.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전쟁 뒤 러시아의 무기 생산 등에 필요한 기계·기술 판매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미 정보 당국은 평가.
– 러시아 매체들은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논의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음. 리 총리는 전날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러시아를 찾았음. 리 총리는 이날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도 회담하고 “우리의 다각적인 협력은 굉장한 회복력을 보여주는 만큼 양국이 협력을 더욱 심화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음.
2. 중국-필리핀 선박, 사비나 암초 충돌 “모두에 전략 요충지”
– 중국과 필리핀 간에 지난 19일 선박 충돌이 빚어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는 양국의 전략적 요충지로 물러설 수 없는 요지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 사비나 암초는 최근 중국과 필리핀이 무력 충돌도 불사해온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부근으로 막대한 해저 가스도 매장돼 있음.
– SCMP는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는 마닐라에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베이징은 이를 막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으로 지난 19일 사비나 암초에서의 중국과 필리핀 간 충돌 배경을 설명. 외신을 종합해보면 사흘 전 충돌은 중국이 ‘선점’한 사비나 암초에 필리핀 해경선이 진입하면서 빚어졌음.
– 중국 측은 필리핀 해경 선박 두 척이 “불법적으로 침입”했고 그에 맞서 중국이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필리핀 측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합법적으로 작전하던 자국 해경 선박에 중국 해경선이 고의 충돌했다고 맞섬. 이에 미국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 해당 사건을 중국의 고의 충돌로 규정하면서, 미국-필리핀 상호방위 조약에 따른 확고한 방위 공약을 강조.
– SCMP는 중국과 필리핀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비나 암초는 현재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상태라고 짚었음. 이와 관련해 남중국해 전체의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은 남중국해 중심인 스프래틀리 군도의 핵심 거점인 사비나 암초를 선점한 뒤 자국의 해경 선박을 대거 배치했으며, 국제사회 눈을 피해 사비나 암초를 인공 섬으로 만들려고 불법 매립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음.
– 사비나 암초를 교두보로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공략해 스프래틀리 군도를 장악하려는 게 중국 심산인 셈. 그러나 필리핀은 현재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확보한 상태. 필리핀은 2차대전 때 쓰인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음.
– 이에 중국이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물대포 등을 동원해 방해하면서 양측은 이 암초 인근 해역에서 충돌을 거듭하고 있음. 중국이 사비나 암초를 불법 매립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필리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암초에 대한 중국 지배권에 도전해왔음. 필리핀은 사비나 암초 부근 해역에 필리핀 에너지 수요를 최대 75년간 충족시킬 수 있는 해저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보고 있음.
3. 일본 원전사고 13년‥핵연료 잔해 반출 시도 첫날부터 중단
– 도쿄전력이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자로에 남은 핵연료 잔해(데브리) 반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가 중단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핵연료 잔해 시험 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 하지만 핵연료 잔해 반출 장치의 설치 작업 중 실수가 발생해 준비작업을 중단했다고 도쿄전력 관계자가 전했음.
– 도쿄전력은 이날 작업을 재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며 23일 이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 폐로를 위해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지는 핵연료 잔해 반출 시도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3년 만에 처음. 도쿄전력은 이를 위해 약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새로 개발했으며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의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꺼내게 됨.
– 신축형 파이프 장치가 핵연료 잔해에 도달하는데 일주일가량, 반출 완료까지는 총 2주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 이번에 채취하는 핵연료 잔해는 3g 미만에 불과. 도쿄전력은 반출한 핵연료 잔해를 분석 시설로 옮겨 성분과 경도 등을 분석한 뒤 본격적인 반출 작업을 추진할 계획. 핵연료 잔해 반출은 당초 2021년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장비 문제 등으로 세 차례 연기돼 3년가량 늦춰졌음.
–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880t가량의 핵연료 잔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 이 잔해를 모두 꺼내는 공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이번에 소량 채취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폐로까지 작업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 일본 정부는 2051년께 후쿠시마 원전을 폐기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핵연료 반출 작업이 지연되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
4. 태국도 엠폭스 환자 발생 “변종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 태국에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일 가능성이 있는 감염 사례가 보고.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유럽 출신 60대 남성이 아프리카에서 머물다가 지난 14일 태국에 입국했으며, 이튿날 엠폭스 증상이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음.
– 당국은 이 환자가 엠폭스 새 변종인 ‘하위 계통(Clade) 1b’ 유형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 질병통제국은 “초기 검사에서 2형(clade 2)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로운 변종인 1b형(clade 1b)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
– 당국은 환자를 격리하고 비행기 등에서 밀접 접촉한 42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음. 태국에서 2022년 이후 보고된 엠폭스 감염은 827건이며, 모두 2형이었음. 이 환자가 1b 형으로 확인되면 태국에서는 첫 사례.
–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 최근 확산 중인 새 변종 1b형은 수년 전 유행한 2형보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음. 세계보건기구(WHO)는 엠폭스 2형이 국제적으로 확산하자 지난 14일 최고 수준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 작년 5월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PHEIC를 해제한 지 1년 3개월 만.
5. 중국 스파이 혐의 필리핀 전 시장 ‘몰래 출국’
– 필리핀에서 중국인이면서 필리핀인으로 속여 ‘중국인 간첩’ 혐의를 받는 소도시 전직 시장이 해외로 몰래 달아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남.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전 시장이 지난달 18일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가 전날 밝혔음.
– 윈스턴 카시오 PAOCC 대변인은 궈 전 시장이 이어 지난달 21일께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가 지난 18일 여객선을 타고 싱가포르에 인접한 인도네시아 바탐섬으로 이동했다고 전했음. PAOCC는 이들 국가의 출입국 기록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 다만 그가 필리핀에서 최초 출국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음. 필리핀 출입국관리국도 궈 전 시장이 말레이시아로 불법 출국했다고 밝혔음. 그는 출입국 등을 감시받는 ‘출입국 주의’ 대상자였지만, 출입국 관리 시스템에는 그의 출국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출입국관리국은 설명.
– 궈 전 시장은 필리핀에서 ‘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해 돈세탁, 불법 입국 알선 등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음. 특히 그는 10대 때 궈화핑이라는 중국인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필리핀인으로 ‘신분 세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 5월부터 필리핀 상원의 조사를 받아왔음.
– 궈 전 시장이 상원의 출석 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하자 당국은 그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심각한 위법 행위를 이유로 들어 시장직에서 직위 해제. 그러나 그가 필리핀 법망을 비웃듯 유유히 외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되자 격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그의 출국 경위를 조사해 책임자를 밝혀낼 것이라고 약속.
–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궈 전 시장의 출국이 필리핀 법 집행의 부패를 “까발렸다”면서 그의 도피를 도운 장본인들을 자르고 “법적으로 최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 대통령실은 외교부·법무부에 궈 전 시장과 가족들 여권을 취소하도록 지시.
6. “아프간 탈레반, 인권 비판 유엔 인권조사위원 입국 거부”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 인권상황을 비판해온 유엔 인권 조사위원이 아프간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아프간 방송매체 톨로뉴스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전날 ‘아프가니스탄 이슬라믹 에미리트'(탈레반 정부 국호)가 유엔 인권이사회(UNHRC) 특별조사위원인 리처드 베넷의 입국을 공식 금지했다고 밝혔음.
– 무자히드 대변인은 베넷 특별조사위원이 아프가니스탄에 반하는 선전을 해왔고 아프간의 실제 상황을 왜곡해 국제사회에 전파해왔다며 이번 조치 배경을 설명. 그러면서 “그(베넷 위원)는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그는 작은 일을 과장해 퍼트린다”고 덧붙였음.
– 베넷 위원은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다음 해인 2022년 현 직책에 임명돼 그동안 아프간 인권상황을 조사해 보고해왔음. 탈레반이 자국 내 여성과 소녀를 대하는 행위는 반인류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한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몇차례 방문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음.
–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 측의 이번 조치가 드문 일이라며 UNHRC이나 탈레반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여의찮았다고 전했음. 탈레반은 재집권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는 등 여성 교육권과 인권을 제한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음.
7. 바이든-해리스, 네타냐후와 통화 “휴전협상 시급”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협의를 갖고 협상의 조기 타결 필요성을 강조.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 캘리포니아에서 휴가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전쟁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과 중동 긴장 완화 노력에 대해 논의.
– 11월 대선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 통화에 참여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음.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이 “이란과 그 대리인 격인 테러단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으로부터의 모든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는 미국의 현재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
– 백악관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마무리하는 일의 시급성을 강조했고, 장애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카이로에서 개최할 차기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음.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전쟁이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함께 네타냐후 총리와 소통한 것은 휴전에 대해 강한 어조로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
–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자 전쟁의 시작인 하마스의 작년 10월 대(對)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 탓으로 돌리고 있고, 민주당 지지층 일부는 올해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며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하는 운동을 벌인 바 있음.
– 이런 상황에서 재선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중 외교·안보 분야 업적 관리 측면에서, 또 해리스 부통령은 대권 도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제적 갈등의 완화 측면에서 각각 가자 전쟁 휴전을 달성해야 할 정치적 필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