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7/30] 일본 언론 “사도광산 조선인 고난 마주했어야”
1. 중국 시진핑 주석, 이탈리아에 ‘유화 제스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탈리아에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며 전기차·인공지능(AI) 협력과 이탈리아산 제품 수입 확대 등 유화 제스처를 보였음.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고율 관세 문제를 놓고 유럽연합(EU)과 중국이 통상 마찰을 빚는 민감한 상황과 맞물려 주목.
– 29일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경제 세계화 시대에는 글로벌 산업·공급망의 개방·협력을 견지해야만 윈윈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음. 시 주석은 “이탈리아가 중국-EU의 대화·협력 강화와 양측 관계의 긍정적·안정적 발전 촉진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당부.
–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국가였으나 멜로니 정부는 사업이 자국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중국의 반대에도 탈퇴를 선언해 관계가 매끄러운 편은 아님. 그러나 시 주석은 이날 멜로니 총리에게 전기차·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 협력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음.
– 시 주석은 “중국과 이탈리아 양국은 산업 우위가 상호 보완적이고 서로에게 기회가 되므로 응당 개방·협력을 견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이탈리아와 함께 경제·무역·투자, 공업 제조, 과학·기술 혁신, 제3의 시장 등 전통적 협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전기차, AI 등 새로운 영역의 협력을 모색할 의향이 있다”고 했음.
– CCTV는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는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과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EU와 중국의 관계가 심화하면서 내실을 갖추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고 전했음. 이날 두 정상은 ‘중국과 이탈리아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행동계획(2024∼2027년)’을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음.
2. 일본 언론 “사도광산 조선인 고난 마주했어야”
–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이 30일 “애초 일본 측이 한반도 출신자 고난 역사와 진지하게 마주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복잡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 진보 성향 주요 언론인 아사히는 이날 게재한 ‘빛도 그림자도 전하는 유산으로’ 제하 사설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자신이 주체적으로 역사와 마주하는 것이 당연한 자세”라고 지적.
– 일본은 한국도 위원국으로 포함된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27일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자 이튿날인 28일 한국이 요구한 ‘전체 역사 반영’ 조치로 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실을 마련해 공개. 전시실에는 1940∼1945년에 조선인 노동자 1천519명이 사도 광산에서 근무했으며 그들은 일본인보다 위험한 작업에 종사한 비율이 높았다는 설명문이 게시.
–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른바 ‘군함도'(하시마 탄광) 등을 소개하는 전시 시설과 비교해 다소 진전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
– 아사히는 “강제노동인지 아닌지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강제’ 표현을 피하면서 (조선인이) 가혹한 노동환경에 있었음을 현지에서 전시한 것은 양국 정부가 대화로 타협한 산물”이라면서도 “(조선인 노동이) 직시해야 할 사실이라는 점은 변함없다”고 강조. 이어 “역사는 국가의 독점물이 아니며, 그늘진 부분까지 받아들여야 유산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전했음.
– 또 다른 진보 성향 언론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사도 광산 관련 기사에서 일본이 사도 광산 등재 과정에서 한국 동의를 얻어내며 ‘연착륙’에 성공한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셔틀 외교’ 재개 등으로 구축한 개인적 신뢰 관계, 그에 따른 한일관계 개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3. 말레이시아, ‘중러 주도’ 브릭스 가입 신청
– 말레이시아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가입을 공식 신청. 29일 현지 매체 더스타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브릭스 의장국 러시아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며 “회원국 또는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음.
– 안와르 총리는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말레이시아의 브릭스 가입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고 설명. 말레이시아는 무역, 투자, 안보, 기술,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음. 또한 안와르 총리는 가자 전쟁 즉각 중단과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을 대화로 해결할 것을 촉구.
– 말레이시아는 중립 외교를 표방하면서도 최근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듯한 행보를 하고 있음. 지난달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말레이시아를 방문.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가자 전쟁 국면에서 이란과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며 미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음.
–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창설했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 지난해 이집트·이란·아랍에미리트(UAE)·에티오피아가 새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40여개국이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 동남아에서는 아직 가입 국가가 없지만 말레이시아 외에 태국이 가입을 추진 중이며, 베트남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음.
–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등을 앞세운 미국과 서방에 대항하기 위해 브릭스의 세를 불리려 한다는 분석도 나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점점 더 많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이 브릭스를 주목·인정하면서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음.
4. 파키스탄, 농지소유권 문제 유혈충돌 “최소 36명 사망”
– 파키스탄에서 농지 소유권 문제로 유혈 충돌이 발생, 닷새 만에 최소 36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쿠람 지역에서는 지난 17일 한 무장괴한이 현지 농지 소유권 문제와 관련해 마련된 협상장을 향해 총을 쐈음.
– 협상장에서는 이슬람 수니파 부족인 마다지와 시아파 부족 말리 켈 측이 협상 당사자로 참석하고 있었음. 총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부족 간 갈등이 이후 종파 간 유혈 충돌로 확산, 전날까지 5일간 최소 36명이 숨지고 162명이 부상. 양측은 자동 화기와 박격포 등 무기까지 동원, 상대방을 공격.
– 정부 관계자는 전날 AFP통신에 “분쟁이 시아파와 수니파 간 충돌로 번졌다”면서 “분쟁 해결을 위한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음. 이 관계자는 유혈 충돌 관련 사망자 중 30명이 시아파라고 덧붙였음. 경찰은 충돌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파라치나르 타운을 봉쇄하고 중재에 나서고 있음.
– 파키스탄은 2억4천만명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 신도. 이들 중 대부분은 수니파이며 소수 시아파와 기독교 신자 등은 차별과 핍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음.
5. 하마스 “이스라엘, 휴전 협상 시간 끌어”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휴전 협상 테이블에 추가 요구를 올리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난하자 이스라엘이 이를 즉각 일축. 로이터 통신과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중재국을 통해 이스라엘의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이는 앞선 중재국 휴전안보다 후퇴한 입장이라고 주장.
– 하마스는 “네타냐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새 조건과 요구사항을 내밀었다”며 “합의 도달을 지연시키고 회피하는 전략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음.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반박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제안을 바꾸지 않았으며 조건을 더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음. 이어 “반면 하마스는 지금까지 29개의 변화를 요구했고 (이스라엘의) 원래 제안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
– 하마스가 지난 4일 영구 휴전 주장을 뺀 수정안을 이스라엘에 제시한 이후 중재국을 통해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몇주가 지난 현재 논의는 교착 상태. 전날에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의 고위 관계자들이 휴전안을 논의했으나 휴전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잔류 기간과 범위 등이 핵심 쟁점이 되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음.
6. 미국, 중동 전면전 막으려 전방위 외교
–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공격한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국이 확전을 막기 위한 전방위 외교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음.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과 이란 당국자, 유럽 외교관을 포함한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골란고원 공격이 발생한 뒤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다급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음.
– 미국의 초점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이스라엘이 공격 목표로 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인도 밀구가 높고 주요 기반 시설이 존재하는 지역에 공격을 자제하도록 설득해 확전을 차단하겠다는 전략. 특히 미국은 이번 전면전 위기를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한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위기를 넘기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음.
–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공격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심야 공습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고조됐지만, 이스라엘이 맞대응 수위를 조절하면서 위기를 넘겼음. 소식통들은 이번 외교 노력은 당시 사태 때와 유사한 조정된 접근방식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음.
– 골란 공격 발생 뒤, 부 사브 부의장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중재 역할을 하는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의 접촉을 이어왔음. 이란의 한 당국자는 미국이 골란고원 공격 이후 “상황이 확대되면 모든 당사자에게 해롭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이란 측에 세 차례 이상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음.
– 이스라엘 전쟁 내각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게 헤즈볼라에 대한 대응과 시기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 파트너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의 기권 속에서 결정. 로이터 통신은 초강경론자들이 논의에서 빠졌다는 점을 두고 “이스라엘이 전면전 이외의 대응을 선택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