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출신’ 우즈벡 비탈리 펜 대사 한-우즈벡 정상회담 직후 ‘순직’


2차례 걸쳐 25년간 주한대사직 수행…주한외교사절단 단장도
한-우즈벡 관계 발전에 큰 공…수교훈장 최고등급 광화장 수훈

주한 외교사절단의 최고참으로 지난 25년 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관계 증진에 기여해 온 비탈리 펜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우즈베키스탄에서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비탈리 펜 대사는 외교업무 및 치료 등을 위해 본국으로 귀환해 있는 동안 병세가 악화했다고 한다.

고려인 출신인 펜 대사는 지난 1999년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직을 처음 맡아 10여년간 양국관계 증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외국 대사들의 모임인 주한 외교사절단 단장도 역임했다.

펜 대사는 이후 임기를 마치고 한 차례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2017년부터 다시 대사직을 맡아 임무를 수행해왔다.

한국어에도 능통한 그는 평소 한국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표현했다. 지난 2014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최고등급인 광화장을 받았다.

비탈리 펜 대사영정 <사진 김호산 아시아문화전당 팀장> 

비탈리 펜 대사는 고려인 2세다. 한국에서만 25년간 대사직을 수행했다. 그는 구소련 시절이던 88서울올림픽 때부터 우리나라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2019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Welcome to Uzbekistan’를 모토로 양국 수교 이후 사상 첫 우즈베키스탄 방문단을 모집, 실행했다.

150여명의 대규모 방문단은 그의 배짱과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허공을 향해 몇 차례 잽(구상)을 날리던 그의 강펀치(추진)가 우즈베키스탄 국영항공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젊었을 때 헤비급 국가대표 복싱선수였다. 당시 그가 요청한 것은 △전세기를 보내달라 △비용은 최대한 낮춰달라 △새로운 사례를 창조해달라 등이었다.

그의 투철한 정신과 뛰어난 실천력이 한-우즈벡 양국 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에 길이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

고향 페르가나에서 영면에 들어간 비탈리 편 대사 <사진 우즈벡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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