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6/3] 샹그릴라 대화, 대만·남중국해·우크라 등 충돌

1. 중국 창어6호 달 뒷면 착륙
–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샘플 채취를 목표로 발사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6호’가 2일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 신화통신은 중국 국가항천국(국가우주국)을 인용, 창어 6호가 이날 새벽 목표 지점인 달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며 “인류 탐사선이 처음으로 달 뒷면에서 샘플 채취 임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음.
– 국가항천국은 창어 6호가 착륙하는 영상도 공개. 궤도선·착륙선·상승선·재진입모듈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 창어 6호는 세계 최초 달 뒷면 토양·암석 등 샘플 채취를 목표로 지난달 3일 발사됐음. 당일 달 궤도에 진입한 뒤 이날까지 약 30일간 지구-달 전이, 달 근접 제동, 달 주변 비행 등 동작을 수행. 창어 6호는 토양과 암석 등 총 2㎏가량의 시료를 채취해 이달 25일께 지구로 귀환.
– 신화통신은 “달 뒷면에 대한 성공적인 착륙은 시작일 뿐”이라며 “착륙선은 앞으로 태양 날개와 지향성 안테나 전개 등 상태 점검·설치를 진행하고, 이어서 약 이틀 동안 달 뒷면 샘플 채취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 통신은 “시추와 표면 채취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달 샘플을 채집할 것”이라며 “달 뒷면 착륙 지역 현장 조사·분석과 달 토양 구조 분석 등 과학 탐사도 수행한다”고 덧붙였음.
– 그간 달 표면 샘플 채취는 세계적으로 모두 10차례 이뤄졌지만, 모두 달 앞면에서 진행됐음. 창어 6호가 달 뒷면 샘플 채취에 성공할 경우 인류 최초의 탐사 성과. 중국 국가항천국(국가우주국)은 지난달 8일 베이징 우주비행통제센터의 통제 아래 창어 6호 탐사선이 달 근접 제동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순조롭게 달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음.
– 신화통신은 “달 뒷면 착륙은 시간이 짧고 위험성이 높아 세계를 둘러봐도 우리나라(중국)의 창어 4호 탐사선이 2019년 처음으로 성공리에 착륙한 사례만 있다”며 “이번 창어 6호는 달 뒷면 연착륙뿐만 아니라 계획에 따라 달 뒷면 토양을 채집해 다른 이가 걷지 않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 중국의 이번 성공은 미국과 중국의 우주 진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성과기도 함.

2. 중국 국방부 “대만 문제, 신성불가침”
– 중국 국방수장이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자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원색적 용어로 맹비난. 2일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둥쥔 국방부장은 이날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이 각국의 합리적 우려를 존중해왔듯, 중국의 핵심 이익은 신성 불가침하다”며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는 중국군의 신성한 사명”이라고 말했음.
– 둥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면서 “외부 간섭 세력은 ‘살라미 방식'(큰 덩어리를 얇게 잘라 여러 개로 나누는 방식)으로 끊임없는 ‘하나의 중국’ 원칙 공허하게 만들기, 대만 관련 법안 꾸며내기, 고집스레 대만에 무기 판매하기, 불법적으로 공식 교류하기를 하고 있다”고 했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향한 비난을 쏟아낸 것.
– 그는 “‘대만 독립’을 조장하고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기를 도모하는 행위는 대만을 위험한 상황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중국은 언제나 평화통일에 힘썼으나, 이런 전망이 ‘대만 독립’ 분자와 외부 세력에 파괴당하고 있다”고 했음. 그러면서 “누구든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켜 나가려는 자는 반드시 몸과 뼈가 부서져 가루가 되고(粉身碎骨) 파멸에 이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음.
– 둥 부장은 최근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등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선 “일부 국가(필리핀)가 외부 세력의 선동 아래 (중국과의) 양자간 약정을 파기하고, 약속을 어기며, 사전 모의된 말썽을 일으키고,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 오도하며, 심지어 지역 국가의 전체 이익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헌장 정신을 어긴 채 외부 세력(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협조했다”고 했음.
– 대만은 이날 둥 부장의 수위 높은 발언에 유감을 표명.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중공(중국) 당국자가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관해 한 도발적·비이성적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공이 다시금 무력 발언으로 대만과 주변 국가를 위협함으로써 그 집권체제가 아태 지역 평화·안전에 충격을 줄 위험이 이미 높아졌다”고 비판.

3. 일본은행 기조 변화 “기시다 총리, 엔저 우려”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엔화 관련 발언 기조가 변화한 배경에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요구가 있다는 보도가 3일 일본에서 나왔음.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7일 우에다 총재를 면담하고 발언 내용을 수정하도록 요구.
– 일본 정부 측은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를 자극하는 발언을 한 우에다 총재가 5월 8일 강연 일정이 잡혀있어 발언을 수정할 기회가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 한 총리 비서관은 4월말 전후로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는 등 당시 급속한 엔저와 관련해 “그냥 두면 영국의 파운드화 위기와 같아진다”며 통화위기를 연상했다고 전했음.
–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 4월 26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말해 엔화 약세를 자극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음. 그러나 그는 기시다 총리 요구를 전달받은 다음날 “수입물가 상승을 기점으로 하는 비용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에 비해 물가가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기 쉬워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
– 이런 내용은 ‘국력을 꺾는 엔저, 반전의 해법’이라는 제목의 닛케이 기획 기사에 포함. 닛케이는 이 기사에서 수입물가가 상승한 반면 일본 정부가 취득 예정인 최신예 전투기 가격은 급등하는 등 엔저의 부정적인 영향을 짚으면서 “일본 경제는 이제 엔저에 의존할 단계가 아니고 수출을 통해 돈을 벌어 성장 원천으로 삼는 경제 모델에서는 졸업했다”고 강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024년 6월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1차 본회의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4. 샹그릴라 대화, 대만·남중국해·우크라 등 충돌
– 제21회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세계적인 안보 갈등과 위기를 다시 한번 확인한 채 2일(현지시간) 오후 폐막.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우크라이나·가자지구 전쟁, 북한 도발 등 여러 국제 현안을 놓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사흘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음.
– 회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개막 연설로 시작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로 끝났음. 관심이 집중된 두 정상의 연설은 여러 주제를 관통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보여줬음.
– 마르코스 대통령은 행사 첫날인 지난달 31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을 겨냥해 “필리핀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비전이 있지만 다른 주체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음.
– 이튿날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강압이나 충돌, 소위 ‘처벌’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평화로운 분쟁 해결이 필요하다”며 “선전가들은 계속 법치주의를 거부하고 강압과 공격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음. 지난달 20일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정부가 출범하자 중국군이 실시한 ‘대만 포위’ 훈련, 중국 해경선의 필리핀 선박 물대포 공격 등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
– 오스틴 장관은 행사 첫날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의 회담에서도 중국군의 대만 주변 훈련에 우려를 표하고 남중국해 항행 자유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의 대면 회담이 18개월 만에 열려 관심을 모았지만, 양측이 각국 입장을 되풀이. 둥 부장은 2일 연설에서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자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비난하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음.
– 올해 회의 마지막 연사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러시아와 중국을 비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참석을 촉구한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와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 같은 독립적인 강대국이 푸틴의 도구라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음.

5. ‘강경 보수’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대통령 대선 출마
– 이란의 대표적인 ‘반서방 강경파’ 정치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67) 전 대통령이 보궐 대통령선거 출마를 위해 등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AP, AFP 통신이 보도.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이날 이란 테헤란의 내무부 청사에서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세계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고 모든 국가와 경제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뒤 “봄(새 생명, 새로운 시대) 만세! 이란 만세!”를 외쳤음.
– 이란혁명수비대 출신인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2003∼2005년 테헤란 시장을 거쳐 2005∼2013년 8년간 대통령을 연임. 그는 재임 기간 핵 개발을 추진하고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나치 유대인학살(홀로코스트)을 부인하는 등 이스라엘과 극단적으로 대립. “지도에서 이스라엘을 없애버리겠다”는 발언으로도 널리 알려졌음.
– 그는 포퓰리스트 정책으로 이란의 서민과 빈곤층의 지지를 받았음. 공식 석상에서도 정장 대신 회색 점퍼를 입고 등장해 소탈하고 검소한 이미지를 부각. 그러나 이란을 고립시키고 경제·사회적 암흑기로 몰아 넣았다는 비판도 받음. 그가 2009년 대선에 재선했을 때 부정선거 의혹으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정부가 이를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체포된 바 있음.
– 그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될지는 불분명. 이란 총·대선에 후보로 출마하려면 헌법수호위원회의 자격 심사와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서 물러나고 4년 뒤에 재출마 자격을 얻어 2017년, 2021년 대선에도 도전했으나 헌법수호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음.
– 이란은 지난달 19일 헬기 추락 사고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28일 보궐 대선을 치름. 후보로는 12년간 의회 의장을 지낸 중도파 알리 라리자니 전 의장, 온건파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압돌나세르 헤마티 전 이란중앙은행장, 이란 핵협상 대표를 지낸 보수파 사이드 잘릴리 등이 등록. 현재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부통령도 유력한 대선 주자로 거론.

6. 17조원 아람코 주식, ‘완판’…사우디, 자금압박 완화
– 17조 원 상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식 매각이 거래 개시 수 시간 만에 성공리에 마무리.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0억 달러(16조 6천억 원) 상당의 아람코 주식 매각은 이날 예약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팔렸음. 이로써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사우디 정부의 계획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임.
– 이날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투자자 수요가 몰렸고, 26.70 리얄(9천800 원)에서 29 리얄(1만700 원)의 가격대에서 판매된 아람코 주식 물량은 금세 동이 났음. 이날 매수에 참여한 은행들은 오는 6일까지 기관 주문을 받아 다음날 주식 가격을 책정할 예정. 이어 9일부터 사우디 리야드 증시에서 이들 물량에 대한 거래가 시작. 주식 주문서에는 해외 투자자도 일부 섞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음.
– 이번 매각 대상 주식 수는 15억4천500만 주로, 전체 지분의 0.64%에 해당. 사우디 정부는 옵션을 행사해 추가로 12억 달러(1조6천600억 원)를 더 조달할 수 있음. 아람코 주식은 동종 업체들에 비해 높은 배당 수익률로 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아람코의 배당 수익률은 6.6%로, 셰브런의 4.2%, 엑손모빌의 3.3%보다 높음.
–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 주식의 82% 이상을 보유.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Public Investment Fund)가 별도로 16%를 갖고 있으며, 나머지는 일반 투자자가 소유.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1년 사우디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아람코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음. 이번 매각은 아람코가 상장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주식 매각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음.
– 사우디 정부는 이번 매각 대금으로 신도시 네옴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스포츠, 관광 등의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들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 사우디는 석유 고갈에 대비해 이들 대형 프로젝트를 대거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 아람코 주식의 성공적인 매각을 통해 단기적인 자금 조달의 압박을 완화할 수 있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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