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2/2] ‘쿠데타 3년’ 미얀마 군정, 반군진압 천명
1. 중국, 올해 적극적 재정정책 재확인
– 중국 재정당국이 “2024년에도 필요한 재정지출의 강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리셴중 중국 재정부 사장(국장)은 1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3년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효과가 발휘돼 경제회복에 강력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며 이런 방침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
– 왕둥웨이 재정부 부부장도 회견에서 “재정 지출 측면에서는 필요한 강도를 계속 유지하고 지방정부로의 이전지출도 일정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음. 왕 부부장은 ‘합리적인 규모’를 설정해 중앙예산을 통해 지원되는 금액을 적절하게 증가시키고 국채 발행도 늘릴 계획이라는 점도 언급하며 중국의 제조업으로 자본이 유입되길 희망한다는 견해도 밝혔음.
– 중국 당국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부동산 경기침체, 지방부채 위기, 내수 부진, 지속적인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 등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나온 것.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지도자들이 올해 재정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
–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24년도에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 조정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음.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한다고 공언했음에도 지난해 수준을 벗어나는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음.
2. 중국 위안화, 러시아 무역서 달러·유로 제치고 ‘주요 외화’
– 중국 위안화가 러시아의 대외 경제 활동에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를 제치고 ‘주요(primary) 외화’가 됐다고 러시아 중앙은행장이 밝혔음.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장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통신사 RIA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러시아 수출에서 위안화의 결제 비중이 2년 전 0.4%에서 34.5%로 증가했고, 수입에서 위안화 비중은 2년 전 4.3%에서 36.4%로 늘어났다고 설명.
– 나비울리나 은행장은 “2022년까지 외국 무역 계약은 대개 달러화와 유로화로 이뤄져 우리 외환 보유고에서 달러화와 유로화의 비중이 상당했다. 그러나 이제 외국 경제 활동은 다른 통화, 주로 위안화 사용으로 매우 적극적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음.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하면서 위안화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음.
–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중국 선양에서 금융 서비스를 포함해 136조위안(약 2조5천억원) 규모 55개 거래를 성사하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음.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을 중심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음.
– 나비울리나 은행장은 러시아가 브릭스 의장국으로서 올해 위안화와 다른 통화 사용, 결제 시스템 상호 연결에서의 협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음. 지난달 30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제안한 브릭스 회원국 간 새로운 결제 시스템에 대한 질의에 “그 노력을 지지하며 기꺼이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바있음.
–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가 중국과 러시아의 양자 거래를 넘어 더 많은 다자 간 거래에 관여하는 데는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한다고 SCMP는 전했음. 그러면서 지난해 인도가 원유 수입 대금을 위안화로 지불하라는 러시아 공급업자들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덧붙였음.
3. 일본, 경제안보정보 ‘담당자 적격 평가제’ 추진
– 일본 정부가 경제 안보상의 기밀정보 취급을 인정하는 ‘적격성 평가 제도’를 새롭게 만들고 중요 정보를 유출할 경우 징역 5년 이하 등에 처하는 법안 도입을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칭 ‘중요 경제안보 정보의 보호·활용 법안'(이하 중요경제안보정보법)을 현재 개회 중인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
– 경제 안보 정보에 관한 적격성 평가는 기존 특정비밀보호법과 이번에 도입을 추진하는 중요경제안보정보법 두 단계로 구분. 기밀성이 높은 ‘안전보장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정보’는 특정비밀보호법의 제도로 대응한다. 이 법은 기밀 유출 시 징역 10년 이하에 처할 수 있음. 이보다 기밀성이 낮은 ‘지장을 주는 정보’는 중요경제안보정보법에서 새로 중요 경제 안보 정보로 지정.
– 중요 경제 안보 정보를 유출하면 징역 5년 이하 등이 부과. 공무원뿐 아니라 민간인도 처벌 대상이 됨. 이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기밀정보 취급을 인정하는 적격성 평가 자격을 부여할지 심사할 때 대상자의 신변을 조사. 조사는 행정기관장의 요청을 받아 총리가 실시.
– 총리는 조사 결과를 행정기관장에게 통지하며 기밀 제공에 적합한 인물인지는 각 부처가 최종적으로 판단. 조사 결과의 유효기간은 10년 이내. 간첩 활동이나 범죄나 약물 사용 이력, 배우자 국적 등도 조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음.
4.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 위헌’ 역풍‥태국 제1당 해산 위기
– 태국 제1당 전진당(MFP)이 “왕실모독죄 개정 추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받은 후 해산 위기까지 몰렸음. 1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진당 해산과 주요 당 간부들에 대한 정치 활동 금지를 헌재에 청구해달라는 청원을 접수.
– 헌재는 전날 전진당과 피타 림찌른랏 전 대표의 왕실모독죄 개정 계획이 태국 입헌군주제를 전복하려는 시도에 해당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고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 이와 관련해 루앙끄라이 리낏와타나 전 상원의원은 정당법 제92조에 따라 선관위에 전진당 해산을 요청했다고 말했음. 정당법 92조는 입헌군주제에 반대하거나 전복하려는 정당을 해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음.
– 변호사이자 정치활동가인 루앙끄라이는 현 연립정부에 속한 친군부 정당 팔랑쁘라차랏당(PPRP) 소속으로 정치적으로 각종 소송을 수없이 제기해왔음. 그는 지난달 24일 헌재가 무죄로 판단한 피타 전 대표의 미디어 기업 주식 보유를 문제 삼은 인물이기도 함. 헌재에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 위헌 여부를 심판해달라고 청원한 장본인인 변호사 티라윳 수완께손도 선관위에 전진당 해산 청원을 냈음.
– 전진당은 왕실모독죄 개정 등 파격적 공약으로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에 올랐음. 그러나 기득권 세력의 반대로 피타 총리 후보가 의회에서 과반 표를 얻지 못해 집권에는 실패.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실 구성원이나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했음.
5. ‘쿠데타 3년’ 미얀마 군정, 반군진압 천명
–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3년을 맞은 가운데 군사정권 수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군을 진압하겠다고 밝혔음. 1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은 전날 국영방송 MRTV 연설에서 반군과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가를 안정된 상태로 돌려놓겠다”고 말했음.
– 군정은 전날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를 열어 국가비상사태를 오는 7월 31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도 했음. 이 자리에서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 ‘테러리스트’들이 여러 수단과 방법으로 국가 평화와 안정, 국민 삶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국가비상사태 연장은 테러리스트와의 전투를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
–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음.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는 기본적으로 1년간 유지되며, 이후 6개월씩 2차례 연장할 수 있음. 국가비상사태가 종료되면 6개월 이내에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치러야 함.
– 그러나 군정은 이미 3년간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해왔으며, 또다시 연장해 군부 통치를 장기화하고 있음. 군정은 애초 지난해 총선을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반군과의 교전에 따른 국가 불안정을 이유로 선거를 미뤄왔음. 지난해 총선 참여 문턱을 대폭 높이는 등 선거법을 군부 측에 유리하게 바꾼 군정은 전날 선거 규정을 일부 완화. 반군부 진영은 군부가 주도하는 선거 자체를 거부한다는 입장.
– NUG와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전날 공동 성명에서 군정 종식과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위한 구상을 밝혔음. 이들은 군의 정치 개입 배제, 선출된 민간 정부의 군 지휘, 연방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새 헌법 제정 등을 제시. 또한 군부가 이러한 조건을 수용하면 군 지도부와 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 ‘테러리스트’ 진압 의지를 밝힌 군정과 군부 통치 종식을 강조한 저항 세력의 대화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
6. 바이든, 서안 폭력행사 이스라엘인 제재 행정명령 추가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을 제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추가로 내렸음.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불필요한 조치”라며 우방국 미국과 대립. 미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서안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새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음.
– 백악관은 “이에 따라 국무부와 재무부가 서안에서 벌어진 민간인을 겨냥한 폭력 행위와 관련, 외국 국적자에 대한 제재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며 “여기(제재 대상)에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협박, 개인 자산에 대한 압수 및 파괴, 테러 행위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 이어 국무부와 재무부는 대통령의 행정 명령을 근거로 폭력 행위에 가담한 이스라엘인 4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
– 대상자들은 가자 지구에서 폭력을 행사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목숨을 빼앗은 것을 비롯해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고 농부 및 이스라엘 활동가들을 공격해 부상을 입히는 등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음. 이와 관련 당국자는 “제재 명단에 포함된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 재화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면서 “해당자의 미국 입국도 금지된다”고 부연.
–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력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미국 내 진보층과 중동계 민심의 이반에 직면한 상황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림. 미국이 이스라엘인을 제재한 이례적인 조치에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총리실을 통해 낸 성명에서 “유대 사마리아(서안의 이스라엘식 표현)의 거주민 대부분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이며 많은 이들은 징집병이자 예비군으로서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음. 이어 “이스라엘 당국은 법을 어기는 모든 이스라엘인들을 제재하고 있으며 따라서 예외적인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조치를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