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8] ‘호화 수감’ 탁신 전 태국총리 가석방 가시화
1. “중국, 인도 등 통계 신뢰성 의문…개도국 데이터 조작 심각”
–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통계지표 신뢰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인도와 아프리카 국가들 통계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2023년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발표한 다음 날인 18일 ‘신뢰할 수 없는 성장 데이터를 가진 것은 중국만이 아니다’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폈음.
– 사설은 우선 리창 중국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2023년 중국 경제가 5.2%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경제학자들이 당황했다는 점을 짚었음. 중국 경제가 ‘5% 안팎’의 성장률이 전망되긴 했지만, 공식 발표 일정에 따라 17일까지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리라고 예상했기 때문. 리 총리 발표는 하루 뒤인 국가통계국 발표와 정확히 일치.
– 신문은 “국가통계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이 모호하다”며 경제학자들은 베이징의 공식 데이터를 참고용으로만 간주한다고 지적. 그 이유로는 중국이 국가통계국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투명성이 낮아지면서 신뢰가 손상됐다는 점을 꼽았음.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국가통계국이 제공하는 경제지표 수는 크게 줄었고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식 GDP 통계를 갈수록 회의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 FT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역시 통계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 중 하나. 영국의 경제정보 및 컨설팅업체 월드이코노믹스(WE)는 인도의 GDP와 인구 통계의 품질을 전 세계 90위 수준으로 평가. 인도의 경제 통계 상당수는 시대에 뒤떨어진 조사와 정보에 기반한 데다 자주 수정되기까지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
– 인도는 2011~2012년과 2016~2017년 약 7%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하버드대는 자체 연구 결과 4.5%에 가깝다고 추산한 바 있음. 문제는 투명성 결여와 수준 이하의 방법론, 광범위한 데이터 조작은 개발도상국에서는 흔히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데 있음. 실제로 연구자들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경제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음.
2. 일본 유니클로, 중국 쇼핑앱 쉬인 상대 손배 소송
– 일본 의류업체 패스트리테일링 산하 유니클로가 자사 가방의 디자인을 베낀 모조품을 판매했다며 중국 쇼핑앱 ‘쉬인’ 운영기업을 상대로 해당 가방의 판매 중지와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
– 보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쉬인이 판매하는 가방이 자사 ‘라운드 미니 숄더백’ 형태와 매우 닮았다”며 약 1억6천만엔(약 14억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장을 지난달 28일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제출. 유니클로는 “쉬인의 모조품 판매가 유니클로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고객의 높은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
– 유니클로가 일본에서 모조품 판매 문제로 운영기업을 제소한 것은 처음. 유니클로의 라운드 미니 숄더백은 2020년에 처음 선보였으며, 일본에서는 1천500엔(약 1만4천원)에 팔리고 있음.
–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쉬인은 초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급성장했고, 지난해 비공개로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음. 닛케이는 “세계 150개 국가·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쉬인에는 상표권과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는 상품이 많다”며 스웨덴 패션업체 H&M도 저작권 문제로 쉬인을 제소했다고 전했음.
3.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갈등’ 회담 “소통 유지·긴급사태 관리”
–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이 긴장 격화를 막기 위한 소통·대화 유지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 1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전날 상하이에서 테레사 라자로 필리핀 외교부 차관과 함께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문제 양자 협상 메커니즘(BCM) 제8차 회의를 공동 주최.
–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남중국해 형세와 각자의 우려 사항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중국·필리핀의 공동 이익이자 역내 국가의 공동 목표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음. 이어 “양국은 소통·대화를 유지함으로써 소통 메커니즘을 한층 개선하고,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해양 관련 모순(문제)과 이견을 관리·통제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
– 중국 외교부는 “해상 긴급 사태,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현지 형세를 잘 관리·통제하고, 해상 실무 협력을 계속 추진하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음.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2016년 판결.
– 하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음. 특히 작년부터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선 물리적 충돌도 자주 벌어졌음. 중국 해경선은 지난해 8월과 11월을 비롯해 12월에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음.
– 이날 회의에선 최근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에게 공개 축하 메시지를 보낸 일도 언급됨.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에 대만 문제에 관해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중국식 표현)을 제기했다”면서 “필리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 대만 문제에서 잘못된 언행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음.
4. 대만 라이칭더 당선자 “축하메시지 ‘민주주의 파트너’ 80개국 넘어”
– 13일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승리한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당선자는 세계 80여개국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음. 라이 당선자는 17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80개국이 넘는 민주 파트너들이 대만의 순조로운 민주 선거 완료를 축하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썼음.
– 그는 “미국·일본 등 주요 7개국(G7) 소속 국가와 유럽연합(EU)·체코 등 유럽 국가, 호주·뉴질랜드·필리핀 등 이념이 가까운 80개가 넘는 우호국과 국제조직, 700명이 넘는 고위 인사들이 대만의 순조로운 대선 완료를 축하했다”며 “우방에 감사한다”고 말했음.
– 라이 당선자는 “대만은 계속해서 국제사회의 좋은 역량,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민주 파트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평화·번영·안정을 함께 수호하겠다”고 덧붙였음. 라이 당선자의 언급은 중국이 대선 종료 후 대만을 향해 축하를 보낸 곳들에 일일이 항의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국가들을 열거해 ‘세 과시’에 나선 가운데 나온 것.
– 중국 외교부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라이 당선자에게 공개 축하 메시지를 보내자 필리핀 대사를 초치해 강도 높게 비난했고, 외교부 차원의 축하 논평을 낸 싱가포르에도 항의. 앞서 축하를 전한 미국과 일본 등도 ‘내정 간섭’이라는 중국의 항의를 받았음.
5. ‘호화 수감’ 탁신 전 태국총리 가석방 가시화
– 해외 도피 15년 만에 귀국해 ‘병원 수감생활’을 해온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석방이 가시화되고 있음. 1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사법당국은 탁신 전 총리가 남은 형기를 집에서 보낼 수 있는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고 전날 밝혔음. 싯티 수띠웡 교정국 부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새로운 규정에 따라 탁신이 가석방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음.
– 태국 교정국은 재소자들이 교도소 외부 공간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새 규정을 지난달 도입. 70세 이상, 장애인, 심각한 지병을 가진 자 등 조건을 충족하는 재소자는 외부 주택이나 건물 등에서 수감생활을 할 수 있음. 당국은 교도소 과밀화 완화와 환자 치료 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서는 탁신을 위한 ‘맞춤 규정’이라는 비판도 나왔음.
– 부패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탁신은 지난해 8월 22일 귀국해 곧바로 수감됐으며, 당일 밤 경찰병원으로 이송. 그는 8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음. 규정에 따르면 형기의 최소 3분의 1을 복역한 재소자는 가택연금 대상이 됨. 이미 5개월 가까이 ‘병원 수감생활’을 한 탁신은 집으로 돌아갈 자격을 갖춘 셈.
– 새 규정이 도입되기 이전에도 탁신의 2월 가석방 가능성이 제기돼왔음. 교정 당국은 앞서 “70세 이상 고령이거나 지병이 있는 수감자는 6개월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된다”고 설명한 바 있음. 다음 달 말이면 탁신은 수감된 지 6개월이 되지만, 결국 탁신은 교도소에서 하루도 보내지 않고 사실상 풀려날 가능성이 커졌음.
– 그동안 탁신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끊이지 않았음. 반대파들은 VIP 병실 장기 입원이 특별 대우라고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탁신이 병원에도 없다는 의혹까지 제기. 솜분 무앙끌룸 법무장관 보좌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탁신 전 총리는 세간의 의심과 달리 실제로 경찰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밝혔음.
6. “이란, ‘핵보유 우호국’ 파키스탄도 공습…보여주기용 무력과시”
–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이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파키스탄 등 주변국들에 잇따라 미사일을 쏜 것은 이스라엘을 비롯한 적대세력에 보여주려는 ‘과시용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왔음.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이란의 무력행사로 중동 정세의 긴장이 한층 고조됐지만 실제 확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림.
– 이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에르빌 인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본부와 테러단체들을 탄도미사일을 파괴하고 같은 날 시리아에 있는 테러조직들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음. 이어 하루 뒤인 16일에는 파키스탄에 위치한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
– 그동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친이란 세력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도발적 행위를 해왔는데 이란이 직접 군사 행보에 나서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 특히 핵무기를 보유하고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파키스탄까지 공격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움.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이란의 잇단 주변국 공격에 대해 “이란이 위협에 맞서 수동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강경한 지지자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보도. 이란의 이런 노림수는 모하마드 레자 아슈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음. 아슈티아니 장관은 이날 각료회의를 마친 뒤 “어느 곳에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위협하든지 우리는 가혹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
– 이와 관련해 NYT는 이란의 무력 과시는 국내 보수파들과 외국의 군사 동맹들을 안심시키고 이스라엘과 미국, 테러단체들에 경고하는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 그러면서 “이란 권위주의 정권의 지지자들은 최근 이란이 공격을 받은 것에 분개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음. 이란이 대규모 폭탄테러와 관련한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주변국들을 공습하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