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2/11] ‘민주진영 배제’ 홍콩 구의원선거 투표율 ‘역대 최저’ 기록

1. 중국, 남쪽 필리핀·동쪽 일본과 잇따라 해상 ‘충돌’
– 중국이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 각각 해상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일본과 또다시 충돌을 이어갔음. 중국 해경은 10일 이날 오전 필리핀 해경선 2척과 공무선 1척, 보급선 1척이 중국 정부 승인 없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에 침입함에 따라 통제 조처를 했다고 밝혔음.
– 중국 해경은 “오전 6시 39분 필리핀 ‘우나이자 메이’ 1호 함정이 여러 차례의 경고를 무시, 국제해상충돌방지규칙을 위반한 채 갑자기 방향을 바꿨고, 정상 항행 중이던 우리 해경 21556정을 고의로 들이받아 충돌을 발생시켰다”며 “책임은 완전히 필리핀 측에 있다”고 주장. 양국은 전날에도 북동쪽으로 650㎞가량 떨어진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마찰을 빚었음.
–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잇달아 충돌하고 있음.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지난 2016년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음.
– 한편, 이날 중국 해경은 전날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인근에서 일본 측 순시선들과 마찰을 빚은 사실도 공개.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해경 공식 SNS를 통해 “9일 일본 어선 ‘쓰루마루'(鶴丸)호와 여러 척의 순시선이 불법으로 우리 댜오위다오 영해에 진입했다”며 “중국 해경 함정은 법에 따라 필요한 통제 조치를 취하고 경고·퇴거 조치를 했다”고 발표.
– 동중국해에 있는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곳.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지마로부터 180㎞가량, 중국 본토로부터는 330㎞ 정도 떨어진 섬. 중국 해경은 해경선의 센카쿠 열도 주변 순항 소식을 수시로 공개하며 자국 영토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명분을 쌓아왔음.

2. 일본 기시다 내각, ‘비자금 논란’에 아베파 장차관 전원 교체설
– 집권 자민당의 파벌 간 균형을 중시해 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대 파벌인 ‘아베파'(정식 명칭 ‘세이와정책연구회)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에 조만간 칼을 빼 들 것으로 보임. 11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정부 각료와 차관급 인사는 물론 자민당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아베파 소속 의원을 모두 물갈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
–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이른바 ‘아베파 비자금 게이트’를 수수방관하다가는 정권 유지가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임. 하지만 기시다 정권을 뒷받침했던 아베파를 일소했다가 자칫 역풍을 초래해 정권 기반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옴.
– 기시다 내각에서 각료로 활동하는 아베파 의원은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관저 2인자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등 4명과 차관급인 부대신과 정무관급 각각 5명과 6명. 이들 중 비자금 의혹은 마쓰노 장관과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이지만,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 의원 모두를 고위직에서 사퇴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음.
– 아베파는 2018∼2022년에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이른바 ‘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매한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자금을 돌려줬지만, 이를 회계 처리에 공식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비자금으로 활용했다는 혐의. 기시다 총리가 정부와 자민당에서 고위직을 수행 중인 아베파 인사들을 전원 교체하려는 데에는 아베파 비자금 의혹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
– 다만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 의원을 일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아베파 내부에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음. 아베파의 한 간부는 “부대신과 정무관까지 교체한다면 내각 불신임 결의안에 찬성해도 좋다”고 비판. 아베파는 소속 의원 수가 99명으로, 뒤를 잇는 파벌인 아소파와 모테기파가 50여 명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편.

투표소로 향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 <사진=신화사/연합뉴스>

3. ‘민주진영 배제’ 홍콩 구의원선거 투표율 ‘역대 최저’ 기록
– 홍콩에서 ‘애국자’만 출마한 제7회 구의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27%대를 기록.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역대 홍콩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전 7시30분(현지시간)께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제7회 구의원 선거에서 홍콩(총인구 750만명) 등록 유권자 433만106명 중 119만3천193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27.54%로 집계됐다고 밝혔음.
– 홍콩 당국이 대대적인 투표 캠페인을 펼치고, 갑작스러운 전산 고장을 이유로 투표 시간이 연장됐음에도 투표율은 30%를 넘기지 못했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구의원 선거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1999년의 35.82%. 반면 직전 제6회 구의원 선거는 2019년 11월 거센 반정부 시위 속에 71.23%의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
– 앞서 홍콩 선관위는 10일 오후 8시12분께부터 전자선거인명부 시스템이 30분간 작동되지 않아 투표가 중단됐다면서 이를 반영해 투표 시간을 90분 연장한다고 발표. 이에 따라 오전 8시30분 시작해 밤 10시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투표는 자정까지 이어졌음. 이어 최종 투표율은 투표 종료 7시간여 만에야 발표.
– 이날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 출마하도록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후 치러진 첫 구의원 선거로 당선자가 아닌 투표율에 관심이 쏠렸음. 민주 진영의 출마가 원천 봉쇄되면서 투표를 하기도 전에 이미 전체 470석 구의회가 모두 친중 진영으로 꾸려지게 됐기 때문. 친중 일색 후보의 출마로 다양성이 실종되며 유권자의 관심이 저조해 이번 투표율은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
– 이런 상황에서 막판에 갑자기 투표 시간이 연장되고 투표 마감 7시간이 지난 시점까지 투표율이 발표되지 않아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 선거법 개정 후 입법회 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구의원 선거까지 민주 진영이 참여하지 않은 채 치러진 두 개의 선거가 모두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선거 정당성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는 지적도 나옴.

4. 대만 대선 집권당 후보 37.8% vs 제1야당 후보 32.6% ‘박빙’
–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대선)를 한 달여 앞두고 독립 성향 집권당과 친중 제1야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여전히 ‘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음.
– 10일 경제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6~8일 20세 이상 성인 1천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7.8%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2.6%)에 앞섰음. 이번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 포인트(p)여서, 오차범위를 약간 벗어난 우위.
–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17.3%로 두 후보와는 상당한 격차.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라이·샤오 후보 지지율이 2.7%p 하락한 반면 허우·자오 후보와 커·우 후보는 각각 1.8%p, 1.0%p 각각 올랐음. 대만 언론은 이같은 결과가 라이 후보 고향 집에 대한 불법 건축 논란과 허우 후보의 청년 주택 구매 정책에 대한 관심 때문인 것으로 풀이.
– 우쯔자 미려도전자보 회장은 최근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에서 야당 국민당 후보 지지율이 민진당 후보 지지율보다 낮지만, 국민당 지지자 대부분이 40세 이상으로 전통적으로 투표 인원이 많다고 설명. 이어 40세 이상 유권자 투표율이 보통 80%대, 20~40세 투표율이 대체로 50% 이하이므로 실제 투표에서 최종 득표 차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

5. 로힝야 대거 인니 이주…지방정부, 대피소 제공 거부
– 지난달부터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들이 방글라데시에서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로 대거 건너오는 가운데 난민 300여명이 또 인도네시아에 도착. 10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아체주 피디군 해변에 미얀마 난민 180명을 태운 배가 도착. 같은 날 인근 아체 브사르군 해변에도 난민 135명을 태운 또 다른 배가 닿았음.
– 이런 가운데 최근 난민들이 대거 상륙한 피디군 당국은 난민들에게 텐트나 음식 중 기본적인 물품을 제공할 책임이 없다며 “어떤 비용도 부담하지 않을 것이며 대피소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음. 이에 유엔난민기구(UNHCR)의 파이살 라만은 대피소 정원이 이미 초과했고, UNHCR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난민들을 위한 장소를 찾고 있다고 설명.
– 하지만 지난달 14일 이후 이날까지 한 달도 안 돼 약 1천500명의 난민이 밀려들자 아체주 주민들은 난민들에 거부감을 표하며 이들의 거주를 반대하고 있음. 지난 6일에는 아체주 사방 섬에서 주민 약 150명이 로힝야 난민을 이주시키라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음.
– 이와 관련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같은달 9일 한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지역 주민들 이해관계를 우선하면서도 난민들을 위한 임시 지원도 할 것이라고 밝혔음. 다만 조코위 대통령은 난민들 유입에 인신매매 조직이 연루돼 있다는 강력한 의혹이 있다며 이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경고.
–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으로 이전부터 탄압받았음. 이들은 열악한 환경과 식량부족 때문에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에 가기 위해 배에 오르고 있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과정에서 로힝야 난민들에게 돈을 받고 이들이 인도네시아로 건너올 수 있도록 배에 태우는 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

6. 전쟁에 지친 가자지구 주민 일부, 하마스에 반기
–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에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주민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지쳐가고 있음. 가자지구 주민 중 일부는 이스라엘군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하마스를 향해 “그만 포기하고 항복하라”며 반기를 들기도 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
– 최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의 중심부까지 공격을 확대하면서 하마스의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음. 지난 9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에서 (하마스가)붕괴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보인다”며 “지난 48시간 동안 200명이 넘는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음.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음.
– 스카이뉴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가 격화하면서 양측에서 사상자가 늘고 있으나 하마스의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며 병력과 무기 모두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앞서고 있다고 분석. 그러나 이런 전쟁 판도와 관계 없이 가자 민간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비참. 이들은 계속 늘어가는 사망자와 줄어드는 구호 손길, 멈추지 않는 전쟁에 지쳤다고 호소.
– 가족 21명과 함께 길거리에서 피란 생활을 한다는 주민 하산 알 아잠은 스카이뉴스에 “집은 고사하고 학교에도 갈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도무지 갈 곳이 없어 길에서 살고 있다. 정말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음.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공포 외에는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전이다. 휴전이 우리가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이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강조.
– 일부 주민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에 책임이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음. 가자지구에서 만난 한 피란민 남성은 스카이뉴스 취재진과 카메라를 향해 “우린 지쳤고 이만하면 충분하다. 내 안에 더 이상 숨이 남아있지 않다”고 외쳤음. 그는 “신와르는 자기 사람들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말했음.

7. COP28 막판 신경전…산유국, 화석연료 퇴출·감축 반대
–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 내용을 둘러싼 각국의 줄다리기가 막판까지 치열한 모습. 총회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산유국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감축을 공식화해선 안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음.
– AP통신 등에 따르면 COP28 의장인 술탄 알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 겸 기후변화 특사는 10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COP28 당사국 장관급 인사들을 모아 비공개회의를 진행. 폐회일인 12일 COP28 당사국들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게 되는데, 그 내용을 절충하기 위한 자리. 현재 공동선언문에 담길 내용을 놓고 각국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 하면서 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음.
–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국가와 주요 산유국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 등에 동참하지 않고 있음. 미국과 유럽연합(EU), 기후변화 취약국 등은 화석연료 퇴출 문제를 합의에 포함시키려 하나 중국과 인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은 지지 여부가 불명확.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화석연료 퇴출 합의가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 중.
– COP28 참석자들의 발언에서도 신경전이 한창인 COP28 장내 분위기가 읽힘. 웁케 훅스트라 EU 기후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회의가 엄청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빨리 결정할수록 고통은 줄어들 것”이라며 화석연료 사용 폐지 가속화에 힘을 실었음. ‘염려하는 과학자 연합’의 레이철 클리터스 박사는 “기후변화협약에서 고집을 안 버리는 나라는 단연 OPEC 국가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음.
– 최대 석유 수출국이자 OPEC을 사실상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는 “탄소 배출 감축을 COP28이 다뤄야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우리의 관점과 우려, 각국 저마다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산유국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압박. 그러면서 세계 경제와 석유는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우리가 사는 오늘날의 현실과 (기후변화 해법이)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
–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COP28 당사국들이 지금까지 공언한 약속을 이행하더라도 목표 달성은 요원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음. IEA는 성명에서 “각국이 지금까지의 서약을 지킬 경우 2030년까지 온실가스는 4Gt(기가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배출량 감축 목표치의 30%에 불과하다”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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