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30] 중국, ‘당의 정부 지도’ 법제화‥총리 위상 격화 전망
1. 중국, ‘당의 정부 지도’ 법제화‥총리 위상 격화 전망
– 중국이 41년 만에 정부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우위를 명확히 하는 ‘국무원조직법’ 개정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면서 고(故) 리커창 전 총리 퇴임 후 한층 심해진 중국 2인자의 ‘존재감 약화’ 추세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 29일 중국신문망 등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0일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무원조직법 개정 초안을 심의.
– 개정안은 현행 11조짜리 법률을 18개 조항으로 늘리면서 국무원이 ‘당의 지도’ 아래에 있음을 분명히 했음. 당정 분리 원칙하에 제정됐던 원래의 국무원조직법은 제2조에서 “국무원은 총리 책임제를 실시한다. 총리는 국무원의 업무를 지도한다”고 규정했을 뿐 ‘중국공산당’이나 ‘당’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음.
– 그러나 개정 초안에 신설된 제3조는 “국무원은 중국공산당의 지도를 견지한다”며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 지도를 단호히 수호하고, 당 중앙의 결정을 단호히 관철해야 한다”고 못 박았음. 개정안 전체에서 ‘당’이라는 단어는 총 5회 나옴. 특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마오쩌둥사상, 덩샤오핑이론 등과 함께 중앙정부 지도이념으로 명시한 점도 눈길을 끌었음.
– 개정 초안의 특징 중 하나로 국무원의 수장인 총리의 위상 약화를 꼽는 시각도 적지 않음. 개정안을 보면 “국무원은 총리책임제를 실시한다. 총리는 국무원의 업무를 지도한다”는 종전 조항이 그대로 있지만, 위치는 제2조에서 제5조로 내려왔음. 제3조는 당의 지도를 강조한 대목이고, 역시 새로 생긴 제4조는 전인대에 대한 국무원의 보고 의무와 전인대로부터의 감독 수용 의무를 명시한 조항.
– 형식상의 정치적 위상 서열을 당-전인대-국무원으로 확실히 법제화한다는 취지로 해석. 국무원조직법은 ‘덩샤오핑 시대’가 들어선 뒤인 1982년 12월 헌법 개정과 함께 제정된 법률로, 이후 국무원은 일정한 독립성을 갖게 됐으나 시진핑 취임 후에는 ‘당 중앙'(시진핑)의 권력이 다시 강화되며 국무원 총리의 힘도 약해졌음.
2. 중국 허리펑 부총리, 경제분야 전권 장악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허리펑(68) 국무원 부총리가 공산당 경제 총괄 기구인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겸임, 경제 분야 전권을 장악.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29일 오후 허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에마누엘 본느 프랑스 대통령 외교 자문관을 만나 양국 경제 협력을 논의했다고 보도하면서 그의 직함을 중앙 정치국 위원 겸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으로 소개.
– 허 부총리가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자격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가 류허(71) 전 부총리 겸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후임으로 경제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됐음을 의미. 중앙재경위원회는 시 주석 집권 2기인 2018년 당의 집중 통일 영도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재경 영도소조를 격상해 만든 공산당 조직으로, 시 주석이 주임을 맡는 최고 경제 정책 결정 기구.
–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4일 류허가 지난 3월 중앙정치국 위원과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직은 유지하며 경제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도했으나 신화사 보도로 그가 이미 퇴진한 것이 확인.
– 허 부총리는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에 선출됐고, 지난 3월 부총리에 오른 데 이어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면서 류허를 대신하는 명실상부한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떠올랐음. 그의 영향력이 오히려 전임이었던 류허를 능가한다는 관측도 나옴. 고유 관할 영역인 금융·부동산 분야는 물론 경제·무역 협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3. 대만 정보기관, 총통 후보 신변 보호 특수부대 창설
– 내년 1월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정보기관이 각 당 총통·부총통 후보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특수 부대를 창설하기로 했음. 30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이 총통·부총통 후보들 안전을 책임지는 ‘유닛(Unit) 8’이라는 특수 부대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대만군 관계자들이 전날 전했음.
– 유닛 8 창설식은 다음 달 9일로 예정돼 있으며, 220명가량의 잘 훈련된 요원들이 이 부대에 참여할 것이라고 대만군 관계자들이 전했음. 유닛 8은 3개 활동팀과 1개 예비팀으로 구성될 예정. 유닛 8 요원 선발 절차는 지난 6월 지원 등록을 거쳐 7월부터 9월 사이에 이뤄졌음.
– 선발된 요원들은 1단계로 실전 능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춘 훈련을 받았으며, 지난 8월 9일에는 타오위안 지역에서 대만군, 경찰 등과 합동으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 특히 유닛 8 요원들은 무인기(드론) 공격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에 숙달하는 훈련을 받았음. 이들에 대한 훈련에는 연인원 1천명가량이 동원.
– 대만 총통선거는 현재 민주진보당(민진당)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가 추격전을 펼치는 양상. 국민당 허우 후보와 민중당 커 후보가 지난 15일 단일화를 위한 공식 논의에 착수해 막판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음.
– 대만 정부는 중국이 친중 후보의 당선을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음. 국가안전국이 각 당 총통·부총통 후보들 안전을 담당하는 특수 부대를 창설하기로 한 배경에는 이러한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임.
4. 필리핀, 인신매매 의심 범죄조직 대규모 단속
– 필리핀 경찰이 인신매매로 인력을 모아 온라인 사기와 성매매 등에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을 급습, 약 600명을 구금해 조사 중.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는 경찰이 지난 27일 밤 마닐라의 한 건물을 불시 단속해 중국, 한국, 베트남, 필리핀 등의 국적을 가진 598명을 구금했다고 전날 밝혔음.
– 크리스핀 레물라 법무장관은 용의자인지 피해자인지 구분하기 위해 이들을 면담하고 있다고 전했음. 레물라 장관은 “인신매매 등으로 거액을 버는 대규모 조직”이라며 “현장에서 발견된 암호화폐 및 ‘러브 스캠(Love Scam)’ 사기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컴퓨터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음. 구금된 일부 중국인의 몸에는 고문받은 흔적이 있었고, 이들은 자신들이 원치 않게 붙잡혀 있었다고 진술.
–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인신매매 등으로 인력을 끌어모아 온라인 사기 등에 강제로 동원하는 범죄 조직들이 활개 치고 있음. 필리핀 경찰은 지난 6월에도 인신매매를 당해 온라인 카지노에서 일해온 외국인 1천여명을 구출.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국제 온라인 범죄에 동남아시아인 수십만명이 강제로 연루돼 있다며, 고임금 등을 미끼로 일종의 취업 사기를 벌여 범죄에 끌어들인다고 소개. 유엔은 취업 등을 구실로 사람을 데려와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까지 인신매매로 규정.
5.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 ‘팜유 항공유’ 상업비행 성공
–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인 가루다 인도네시아가 팜유를 섞은 항공유를 사용해 첫 상업 비행에 성공. 29일(현지시간)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가루다 항공은 지난 27일 승객 100명 이상이 탑승한 보잉 737-800NG 항공기가 자카르타 관문 공항인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550㎞ 떨어진 중부 자바 수라카르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밝혔음.
– 이 비행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가 만든 지속 가능 항공유(SAF)가 사용됐음. SAF J2.4라는 이름의 이 SAF는 팜 핵 유를 바탕으로 만들어짐. 팜 핵 유는 기름야자 열매의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 페르타미나는 “는 2021년부터 인도네시아 칠라캅에 있는 정유공장에서 정제된 표백 탈취 팜 핵 유를 바탕으로 SAF를 생산하고 있다”며 “하루 1천350㎘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음.
– 페르타미나는 SAF J2.4의 성능이 기존 항공유와 동일하다고 설명. 페르타미나는 2010년부터 SAF 개발에 나섰으며 2021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음. 이에 가루다항공도 여러 차례 시험 운항을 진행했고 이날 상업 운항에 나서게 됐음. 다만 가루다항공 측은 계속해서 SAF를 사용할 것인지는 상업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해 보겠다며 이를 위해 페르타미나 및 정부 관계자들과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음.
–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탄소 배출과 석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 연료 사용을 확대하고 있음. 인도네시아에서는 디젤에 팜유 35%를 섞은 바이오 디젤을 사용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항공 연료에 3%의 바이오 연료 혼합을 의무화할 계획이었지만 연기됐음. 유럽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더 많은 팜나무를 심기 위해 기존 열대 우림을 벌채할 수 있다며 팜유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한 상황.
6. ‘신 중동전쟁’ 기로, 이란에 쏠리는 시선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국지전에서 이른바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음.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일전불사의 각오를 다지고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관심사는 이란. 하마스를 최전선으로 내세운 중동 내 반이스라엘·반미 세력의 후원자이자 배후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
– 서방에선 ‘악의 축’, 스스로 ‘저항의 축’으로 부르는 이 세력은 이란을 중심으로 이라크 시아파 무장정파(민병대)들, 시리아 정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에 이르는 ‘시아파 벨트’와 하마스를 이름. 하마스는 이슬람 수니파지만 이스라엘을 압제자, 침략자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무장 투쟁을 독립·자주의 수단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란과 노선을 공유.
– 이라크 시아파 무장정파와 헤즈볼라, 하마스는 단순히 무장조직이 아니라 총선에 후보를 내 정국을 주도할 만큼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함. 후티도 예멘 북부에서 사실상 정부처럼 권한을 행사. 이들 세력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에서 자금, 군사적 지원을 받는다는 게 정설.
– 현재로선 이란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직접 참전할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게 대체적 관측. 2018년 미국의 핵합의 파기 이후 이어진 강도높은 제재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상황이 취약해진 터라 자국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없다면 역내 전쟁에 직접 참전할 여력이 없다는 게 이런 관측의 현실적 근거.
– 현재 이란은 참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강경 발언으로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도 온건한 대외 입장을 뒤섞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어 존재감을 과시. 군사적 위세를 과시하면서도 예민한 시기에 진의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발언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음. 이를 두고 이란의 ‘행동’은 자신이 지원하는 이들 무장 세력의 배후에서 대리전을 지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옴.
7. 팔레스타인 총리 “포괄적 합의 없으면 가자 통치 안 한다”
– 무함마드 쉬타예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총리는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영토에 요르단강 서안을 포함하는 포괄적 합의 없이는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음. 쉬타예흐 총리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서안을 위한 정치적 해법 없이 팔레스타인 당국이 가자에 가서 업무를 보는 것은 팔레스타인 당국을 F-16이나 이스라엘 탱크에 태우는 셈”이라고 비판.
– 그는 “우리 중 누구도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포괄적, 평화적 비전이다. 서안은 해법을 필요로 하며 ‘두 국가 해법’의 틀 속에서 가자지구를 그것에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
– PA는 2006년 총선에서 참패한 뒤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서 축출되면서 통치영역이 요르단강 서안으로 제한돼 왔음. 이스라엘에서는 자국을 기습공격해 1천400여명을 살해한 하마스를 말살한 뒤 가자지구 통치권을 PA에 넘기는 방안이 거론돼 왔음. 이와 관련해 요르단강 서안의 지위 역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게 PA의 입장으로 보임.
– 이미 PA는 아랍연맹에 내달 10일 긴급 정상회담을 소집할 것을 요구. 쉬타예흐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정치적 해법 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인식이 중동의 아랍 국가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아랍인들은 우리에게 신물이 나 있다. 우리가 골칫거리인 까닭에 그들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오길 원한다”고 설명.
– 쉬타예흐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수십년래 중동 평화 이니셔티브를 내놓지 않은 첫 미국 대통령이란 점을 언급하면서 항구적 평화 합의를 위해선 리더십을 보여야 하다고 지적. 그는 “바이든 정부는 평화 특사조차 임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착촌에 반대한다면서도 이스라엘에 계속 자금을 댔고 ‘두 국가’를 지지한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를 파괴하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