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24] 가자지구 주민 수십만 피란 거부 “난민 되느니 죽겠다”

1. 중국 왕이 외교부장 방미…미중 정상회담 개최 준비 수순
– 미국이 다음달 중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금주 미국을 방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26~28일 워싱턴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음.
– 미중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밝혔음. 국무부는 “미국은 외교를 통해 이견이 있는 이슈는 해결하며 초국가적인 과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음. 왕 부장의 미국 방문은 미중간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의제 등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
– 왕 부장은 지난 9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틀간 만나 모두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음. 왕 부장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
– 미중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무대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대화를 재개하면서 긴장 관리 모드에 들어갔음. 그러나 연초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 상공을 침범했다가 격추된 이른바 ‘정찰풍선 사태’가 터지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했고,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을 시작으로 상무·재무부 장관 등이 잇따라 방중하면서 고위급 대화가 재개.
– 다만, 미중이 전략적 경쟁자로 대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돼도 양국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긴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 전망. 미국은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표현 대신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른바 ‘담장은 높게, 마당은 좁게’ 전략에 따라 첨단 기술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가속하고 있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력도 강화하고 있음.

2. “류허 중국 전 부총리, 은퇴 후에도 여전히 시진핑 경제책사”
– 지난 3월 공식 은퇴한 류허(71) 전 중국 부총리가 여전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역할을 하며 중국을 찾는 서방 고위 대표들을 조용히 만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 특히 류허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판공실 주임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음.
– SCMP는 앞서 지난 6월에도 류허가 여전히 중국 정부의 경제·금융 내부 회의에 참석하며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류허가 중앙재정경제위 판공실 주임 자리에서도 물러났다고 전했음. 그러나 이날은 “현재 소식통들은 그와 다르게 말한다”며 “류허가 언제 현 국무원 부총리인 허리펑에게 바통을 넘겨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음.
– 이어 “소식통들은 류허가 더 이상 부총리나 정치국원이 아님에도 다른 경제·금융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중국은 자국 정치에서 실제 의사 결정권을 쥔 당 기구의 구성과 일상적인 활동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음.
– SCMP는 “류허가 대중의 시선에서는 사라졌지만 베이징을 찾는 외국 고위 대표들에게는 여전히 만나야 하는 사람으로 남아있다”면서 “베이징을 찾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모두 그와의 만남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고 해당 만남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음.
–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린 류허는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통이자 친시장 개혁주의자로 불림. 그는 중국 고위 관료의 은퇴 연령인 68세를 훌쩍 넘긴 까닭에 지난 3월 출범한 시진핑 집권 3기 지도부에서는 이름이 빠졌음. 하지만 중국이 1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류허가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

3. 중일 총리, 평화우호조약 45주년 축전 “관계 발전 노력”
– 리창 중국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맞아 축전을 교환.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축전에서 “이 조약은 법적 형태로 중국과 일본 두 이웃 국가의 평화 공존과 세대 우호의 방향을 설정하고 패권주의 반대를 강조하며 양국 관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양국은 인민의 복지를 증진했으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에 기여했다”고 밝혔음.
–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조약은 양국 간 항구적인 평화 우호 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양국의 선인들은 이 정신을 지침으로 삼아 45년에 걸쳐 일중 관계 토대를 구축하고, 양국 평화와 우호를 유지·발전해 왔다”고 말했음.
–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할 큰 책임이 있으며, 여러 과제와 현안에도 양국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기회에 조약 정신을 되새기고, 양국 관계가 더 큰 발전을 이룩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음.
– 양국이 1978년 체결한 이 조약에는 주권과 영토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패권 반대 등의 내용이 담겼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패권 추구 반대와 내정 불간섭 등이 조약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측은 양국 지도자의 중요한 합의를 지침으로 삼아 조약 정신을 재확인하며 갈등과 이견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음.

4. 일본 오염수 2차 방류 완료…’삼중수소 농도 최고치’ 확인
–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 5일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2차 해양 방류를 계획대로 23일 낮 12시 8분께 완료했다고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오염수 1차 방류분 7천788t(톤)을 처분했고, 이번에 오염수 저장 탱크 10기에 보관돼 있던 7천810t을 바다로 내보냈음.
– 2차 방류 기간이었던 지난 21일 방수구 근처에서 채취한 바닷물은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검출 하한치보다 높은 L(리터)당 22베크렐(㏃)로 확인. 이는 오염수 방류 이후 가장 높은 수치. 도쿄전력이 전날 원전 부근에서 확보한 바닷물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도 L당 16㏃로 비교적 높은 편.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해류 변화에 따른 굄 현상으로 (삼중수소가) 검출되기 쉬워졌다”고 설명.
– 도쿄전력은 원전으로부터 3㎞ 이내 지점에서 L당 350㏃을 넘는 삼중수소 수치가 나오면 원인 조사를 시작하고, L당 700㏃을 초과하는 삼중수소 수치가 확인되면 방류를 중단. 아울러 2차 방류 기간에 오염수 탱크에서 오염수를 이송하는 펌프의 필터에 탱크 내부 녹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붙어 펌프 압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됐지만, 청소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NHK는 전했음.
– 2차 방류를 마친 도쿄전력은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방류를 실시해 총 4회에 걸쳐 오염수 3만1천200t을 처분할 계획. 도쿄전력은 지난 19일 3차 방류할 오염수 시료에서 탄소-14, 코발트-60, 스트론튬-90, 아이오딘-129, 세슘-137 등 방사성 핵종이 미량 검출됐지만, 고시 농도 한도를 밑돌아 방류 기준치를 만족했다고 발표.
–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검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리디 에브라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음. 에브라르 사무차장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수행해 안전하고 투명성 있는 계획의 실행을 담보하겠다”고 덧붙였음.

5. 방글라 열차충돌, 최소 17명 사망·100명 부상
– 방글라데시에서 열차 충돌로 최소 17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EFE·AFP 통신과 현지 매체가 23일(현지시간) 전했음. 사고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수도 다카에서 북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바이라브시(市) 열차역에서 일어났음.
– 방글라데시 철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다카주 키쇼레간지에서 출발해 이 역에 도착한 여객열차가 수도 다카로 향하기 위해 선로를 바꾸던 중 치타공행 화물열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선로로 진입해 여객열차 뒷부분 객차 2대를 들이받았음. 이 사고로 여객열차 객차 2대가 탈선해 뒤집혔음. 각 객차에는 최소 60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음.
– 바이라브시 고위 공무원인 사디쿠르 라흐만은 “최소 17구의 주검을 수습했다”면서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음. 그는 “탈선한 두 객차에 200명 이상이 탄 것 같다”면서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부상했다. 현재로선 정확한 부상자 수를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음.
– 방글라데시에서는 신호체계 부실이나 업무태만, 시설 노후화 등으로 열차사고가 잦은 편. 2019년 11월 동부 브라만바리아에서는 두 여객열차가 충돌해 최소 16명이 사망. 지난해 7월 다카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치타공으로 가던 미니버스가 열차에 들이받혀 적어도 11명이 숨지기도 했음.

6. “인도 힌두축제서 춤추다 10명 사망…심장마비 추정”
–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진행 중인 힌두 축제에서 전통춤을 추다가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NDTV 방송 등 현지 매체가 23일(현지시간) 보도. 보도에 따르면 이들 사망자는 24시간 동안 구자라트 주요 도시들에서 발생. 사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 사망자 중 다수는 심장마비에 걸린 것으로 당국은 추정. 10대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망자들 가운데 최연소자는 13세.
– 이들이 춘 구자라트 전통춤인 ‘가르바’는 두르가 여신을 기리는 연례 힌두 축제인 나브라트리에 반드시 등장. 축제는 10월 15일부터 9일 밤에 걸쳐 진행.
– NDTV는 “24시간 동안 500여 차례 응급차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당국에 걸려 왔다”며 “이에 주 정부는 비상을 걸고 축제 주최 측에 응급차 구비 등 비상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음. 구조 요청 전화는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걸려 온 것으로 전해졌음.
– 의료진은 축제 참가자들에게 휴식 없이 오랫동안 가르바 춤을 추지 말라고 조언. 일부 축제 주최자들은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음. 현지 매체들은 격렬한 율동에 따른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병이 있는 이들에게 참여 자제를 촉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집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이 2023년 10월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유엔개발계획(UNDP)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다. <사진=A{/연합뉴스>

7. 가자지구 주민 수십만 피란 거부 “난민 되느니 죽겠다”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지상전을 예고하며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75년 전 삶의 터전을 떠나 난민으로 전락했던 ‘나크바'(대재앙)를 반복할 수 없다며 피란을 거부. 23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주민 수십만 명이 피란을 거부하고 자기 집에 남기를 선택하고 있음.
– 가자시티 북부 자발리야에 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바질 아부 사다(35)의 증조부는 1948년 지금의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 살다 강제로 쫓겨나 이곳에 자리 잡았음. 그로부터 75년이 지난 오늘날, 그 후손들은 두 번째 삶의 터전이 된 자발리야에서도 쫓겨날 상황에 놓였음. 하지만 아부 사다의 가족은 떠나지 않고 남기로 선택.
– 아부 사다는 지금 집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며 “. 친척 1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내가 죽게 된다면, 죽겠다”고 말했음. 아부 사다는 자신의 이웃 중 10% 정도가 피란을 가지 않고 남아 있다고 전했음. 이들은 남쪽으로 피란을 갔다가 그대로 가자지구 밖으로 추방당해 이집트나 다른 나라를 떠도는 난민 신세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
– 유엔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고향을 잃고 다른 나라로 떠난 팔레스타인 난민과 그 후손들은 600만 명에 달함.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 근처 중동 국가에 퍼져 있는 이들 대부분은 자리잡은 곳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나 재산을 갖지 못한 채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음.
– 가자시티 주민 압달라 하사닌(23)은 “이집트가 있는 시나이반도나 다른 나라에서 난민으로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며 “이곳이 우리의 땅”이라고 강조.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역사학자 라시드 칼리디는 1948년 이주의 기억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크게 남아있다고 말했음.
–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대피 통보가 가자지구 주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쪽에 민간인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 것이며, 하마스를 몰아내고 나서 가자지구를 점령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음. 그러나 많은 팔레스타인인은 이런 이스라엘군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자기 집이나 근처 병원, 교회에 남기를 선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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