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9/8] 아세안 정상회의, 미얀마 사태·남중국해 진전 없이 막내려
1. 화웨이 스마트폰 ‘도약’ 중국, 첨단 제조업 경쟁력 강조
– 화웨이의 ‘스마트폰 도약’에 고무된 중국이 여세를 몰아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높은 목표를 세웠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진단.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전자정보 산업 활성화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첨단 제조업 분야 육성을 위해 전략 분야를 위한 더 많은 정책과 자금 지원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음.
– 공업정보화부는 공업 경제 성장을 안정화하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같은 첨단 제품의 공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음. 그러면서 관련 소재, 부품, 장비의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음.
– 공업정보화부의 전자정보 부문 담당 양쉬둥은 관영 통신 신화사에 “중국의 전자 제조 산업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도록 물류의 효율성을 개선할 것이며 공급망에서 핵심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음. SCMP는 공업정보화부의 이 같은 발표가 화웨이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출시에 이어 나온 것이라고 설명.
– 앞서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깜짝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는 미국의 제재를 뚫고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음. 해당 스마트폰 출시 직후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사설에서 중국 당국이 밀어붙여 온 기술 자립 추진을 재차 강조.
– 공업정보화부는 전자정보 산업을 “국가 경제의 전략적이며 기초적인 선도”이라 설명하면서 디지털 경제의 발전 요건만이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신기술 같은 관련 분야의 확장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음. 그러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생태계 육성과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비용 최적화와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핵심 기술에서의 혁신을 촉구하면서 휴대전화 업그레이드를 강화하겠다고 공약.
2. “중국, ‘아이폰 금지령’ 국영기업·공공기관 확대 추진”
– 중국 당국이 일부 민감 부서에 내린 ‘아이폰 금지령’을 국영 기업 등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여러 공공 기관은 직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직장으로 가져오지 말라고 지시하기 시작.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이러한 제한을 많은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 기관으로 더 광범위하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음.
–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중국 정부 기관 공무원들이 몇 주 전부터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고 보도.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중국 당국의 관련 조치 확대 계획까지 추가 취재해 보도한 것.
– 소식통은 다만, 당국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공식적이거나 서면으로 된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음. 얼마나 많은 기관이 이번 조치를 도입할지도 불분명한 상황. 일부는 직장 내에서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고 다른 기관은 직원의 아이폰 사용을 완전히 금지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
–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미국 등 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왔음.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기술 전쟁 양상을 띠면서 핵심 기술 자립에 공을 들인 것.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도 중앙 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에 2년 이내에 외국 브랜드 컴퓨터를 국내 제품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음.
– 이번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애플에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 애플은 현재 매출 중 약 5분의 1을 중국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아이폰 시리즈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기 때문.
3. 홍콩, ‘139년만 최대’ 시간당 158㎜ 폭우에 도시 마비
– 홍콩이 8일 139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하며 도시가 멈춰 섰음. 홍콩 천문대는 전날 밤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동안 158.1㎜의 폭우가 쏟아졌다며 흑색 폭풍우 경보를 발령. 천문대는 이 같은 강우량은 1884년 이후 최대라고 밝혔음. 그러면서 전날 오후 6시께부터 밤 12시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70㎜ 이상의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은 200㎜ 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설명.
– 단시간에 쏟아진 엄청난 비로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해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많은 차가 길에서 멈춰 섰으며, 오도가도 못한 행인들에 대한 구조 작업이 펼쳐졌음. 도로 곳곳이 침수돼 버스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도 일부 구간이 침수되는 등 운행 차질이 빚어지고 있음. 홍콩 증시는 오전에 휴장했고 흑색 폭풍우 경보가 정오까지 이어지면 오후에도 문을 닫을 것이라고 홍콩증권거래소는 밝혔음.
– 홍콩과 맞닿은 중국 선전시에도 폭우에 따른 홍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홍콩과 선전 간 육로 검문소 두 곳도 운영을 중단. 또 홍콩 카오룽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지하 터널 중 하나인 크로스 하버 터널도 침수됐고, 차이완구의 대형 쇼핑센터에도 물이 들어찼음.
– 홍콩 정부는 태풍 하이쿠이의 여파에 따른 저기압이 몰고 온 폭우로 광범위한 홍수와 심각한 교통 혼란이 발생했다면서 이날 오전 6시 10분께 긴급 휴교령을 내렸음. 또한 모든 고용주는 태풍 경보 8호에 따른 업무 규칙을 준수하고 직원들의 안전과 출근의 가능성 여부를 고려해 업무를 유연히 조정해줄 것을 당부.
– 홍콩 태풍 경보 등급 5단계 중 3번째인 8호 경보가 내려지면 금융시장과 법원, 공공 기관, 학교가 문을 닫으며 버스와 페리 등도 운행을 중단. 대부분의 기업과 상점도 문을 닫음. 홍콩 정부는 현재의 극심한 날씨가 정오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요청.
4. ‘식량 안보 비상’ 필리핀, 베트남과 쌀 공급 협약 추진
– 필리핀이 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내수 가격이 치솟자 물량 확보를 위해 베트남과 공급 협약을 추진.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전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따로 만나 이같이 합의.
– 마르코스 대통령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필리핀뿐 아니라 역내 모든 당사자가 처한 상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음. 필리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쌀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 수입 물량의 90%를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음. 이런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비롯해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 마르코스는 작년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한 뒤 식량 안보를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본인이 농업장관을 겸직하고 있음. 최근에는 쌀값이 계속해서 상승하자 소매 가격 상한제를 도입.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1일 일반미 판매 가격을 ㎏당 41페소(약 956원), 백미는 45페소(약 1천50원)로 제한하는 방안을 승인.
– 베트남은 인도와 태국에 이은 세계 3위 쌀 수출국으로 지난해 수출 물량은 710만t을 기록. 베트남 정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4천300만t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5. 아세안 정상회의, 미얀마 사태·남중국해 진전 없이 막내려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주요 대화 상대국 등의 정상들이 모였지만, 미얀마 사태나 남중국해 분쟁 등 아세안의 주요 문제들은 진전 없이 답보만 했다는 평가. 아세안과 주요 파트너국 등 22개국의 정상급 인사들과 9개 국제기구가 참석해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진행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미얀마 사태와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어떤 해결 방안이 나올까 관심을 모았음.
–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총선에 불복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음. 이를 놓고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는 아세안 차원에서 미얀마에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태국을 비롯해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국가들은 내정 간섭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음.
– 일부 국가들은 오히려 미얀마를 아세안 회의에 불러 다시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 아세안은 미얀마가 5개 항을 지키지 않자 미얀마를 아세안 회의에서 배제하고 있음. 이처럼 아세안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결국 이번 회의도 미얀마를 아세안 의장국 순번에서 제외하긴 했지만 미얀마 폭력 사태에 강력히 규탄하고 5개 항을 이행하라는 예전과 같은 수준의 성명을 내는 것에 그침.
–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은 더 심각. 아세안은 개별로는 국제사회에 힘을 쓸 수 없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아세안이라는 지붕 아래 모인 것. 이를 고려하면 남중국해 문제처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여러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갈등인 문제에서는 아세안이 단합해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 같지만, 뜨뜻미지근한 대응만 하는 상황.
– 특히 지난달 중국 해안 경비대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고, 최근에는 중국이 발간한 ‘공식 표준 지도’에서 남중국해를 대부분 자국 영토로 표시하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에 강한 항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 하지만 전날 열린 아세안·중국 정상회의에서는 국제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만 나왔을 뿐 남중국해 문제는 거론도 되지 않았음.
– 이처럼 아세안이 강경하게 나오지 못하는 것은 일단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친중 국가들의 반대 때문이라는 지적. 아세안은 통상 만장일치를 통해 움직이는데 일부 국가가 반대하니 강경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 중립을 표방한다는 아세안의 태도도 스스로를 발목 잡음. 남중국해 문제에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면 미·중 갈등에서 미국의 편을 드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6. 인도, 루피화 가치 하락에 중앙은행 개입
– 인도 당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루피화 가치가 하락하자 직접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피/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83.21루피를 기록. 이는 루피화 가치가 바닥을 찍었던 작년 10월 1달러당 83.29루피에 근접한 수준.
– 루피화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자 인도중앙은행(RBI)이 환율 방어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 한 민간은행의 재무 책임자는 이날 “RBI가 어제에 이어 오늘 오전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개입했다”고 말했음. 그는 RBI가 이를 통해 당일 외환 시장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투기꾼들에게 당국이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음.
– RBI는 국제결제은행(BIS)과 미국계 대형은행을 통해 NDF에 개입하고 있다고 인도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설명. NDF는 역내 시장 접근에 제한이 있는 이가 위험 분산이나 투자를 위해 사용하는 역외 달러 결제 파생상품을 말함.
– 인도 당국이 루피화 방어에 적극적인 것은 오는 9∼10일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환율 불안 등 불리한 보도가 나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옴. 인도 HDFC증권은 블룸버그통신에 “시장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앙은행의 개입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루피화 하락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좋지 않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