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오송 참사 ‘살신성인’ 747 급행 버스기사 A씨
15일 오전 747번 급행버스. 물이 차 평소 노선 도로가 끊기자 우회를 시도했다. 기사 A는 궁평2지하차도 쪽으로 핸들을 돌린 거다. 아뿔사! 당시 지하차도에 물이 찰랑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지하차도 내 물은 바퀴보다 높아졌다. A는 아내에게 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버스에 물이 차고 있다”며, 혹시 닥칠지 모를 생사의 갈림길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물이 들어찬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승객들을 살리기 위해 창문을 깨며 A는 분투했다. 그러나 수압 탓에 수포로 돌아가고 숨을 거둔다. 그의 발인이 19일 청주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A의 형이 동생의 마지막을 전하며 끝내 울먹였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창문을 깨고 승객들 구조를 시도했던 동생이 불귀의 객이 됐으니… 유족이 든 영정 속의 고인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길을 유족과 동료들이 뒤따랐다. 운구차가 시동을 걸 때까지 노모는 관을 만졌다. “아들아 어딜 가냐. 어딜 가…”라고 흐느끼면서. 고인의 아들은 눈물을 참으며 조용히 지켜봤다.
고인은 생전에도 늘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했다. 장애인·노인들을 차에 태우고 여행을 다니곤 했다. 쉬는 날, 이웃 학교 앞에서 학생 등교를 도왔다. 버스기사 일은 10여년 전부터 시작했다. 택시를 몰다 버스 기사인 친구를 따라 들어갔다.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나와 청소를 했다.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다.
그의 친구는 “승객들이 모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을 사람”이라며 “죽을 걸 알면서도 그랬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고인이 하늘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빈다. 장부로 태어나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려 했다면 그 삶은 가치가 있는 법이다. 고인은 그렇게 살다간 사람이다. 거듭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