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광화문문화예술상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한국문화예술진흥에 이바지한 공을 언급하려면 한 권의 책이나 하루 이틀의 얘기로는 부족하다. 1964년 형님과 함께 설립한 삼성출판사를 국내 굴지의 문화 발전소로 키우며 국민 지성을 살찌우는데 기여하였고 국내 출판사 최초로 기업을 공개, 1984년 코스피에 성장시킨 혁신적 마인드의 경영인이기도 했다. <독서신문>을 창간, 국민의 교양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삼성출판사 부산 지사장 시절, 보수동 헌 책방 골목을 돌아다니며 시작한 희귀 고서 수집은 마침내 국내 최초의 출판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졌다. 박물관협회회장 재직 시에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세계박물관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해외에 산재되어 있는 우리 문화유산 환수에 앞장섰는가 하면, 2009년에는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에 취임, 아예 문화유산 지킴이로 나섰다. 그의 열정적이면서도 애교 있는 반강제(?) 모집 덕분에 후원자는 그가 부임하기 전 200명에서 11년만에 16,000명으로 80배 증가했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이 땅의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을 향한 식을 줄 모르는 사랑과 끝없는 격려일 터이다. 항상 따뜻하고도 환한 미소로 문화예술현장에 신출귀몰하는 그는 성별, 연령, 정치적 이념, 지역을 초월하여 폭넓게 교유해왔다. 비상한 기억력과 시대를 앞서가는 통찰력, 고전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교양을 지녔으되 교만하지 않으며 시골 형님 같은 포근함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조차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끌어들이는 친화력을 가졌다. 그의 최고 덕목은 남에 대한 비판은 삼가하되 칭찬과 격려는 아끼지 않는 성품일 것이다.

그에게 문화계 ‘대부’ 또는 ‘마당발’이라는 호칭은 오히려 진부한 느낌마저 든다. 우리 문화예술계와 문화예술인에게 그는 강동 80리에 뻗힌다는 거대한 ‘수양산 그늘’이다.”

오지철 광화문문화포럼 회장(하트하트재단회장)은 제4회 광화문문화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돼 12일 수상하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오지철 회장 말처럼 김종규 이사장은 평생 출판인, 박물관인, 문화유산 지킴이로 활동했다. 83세 그는 현재 삼성출판박물관 관장과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특히 2009년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에 취임한 후 미국 워싱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비롯해 전남 벌교 보성여관, 시인 이상의 통인동 집 등을 환수·복원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종규 이사장은 은관문화훈장, 국민훈장 모란장, 일맥문화예술상, 고운문화예술인상, 자랑스런 박물관인상, 4·19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광화문문화포럼은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학계, 법조계, 언론계, 의료계, 경제계 인사들이 모여 2000년 1월 출범해, 매년 광화문문화예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는 △1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2회 이종덕 전 예술의전당 사장 △3회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6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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