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비주류 정치의 오묘함

2019년 9월 5일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실시간 검색어 조작 의혹 관련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항의 방문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윤심, 김기현의 당권 장악에 분명히 있는 듯 한데…안팎에 친윤 독주로 비쳐

칩거 침묵, 이틀만에 나경원이 가느다란 목소리를 냈다. 대통령실 공개 반박(담당 수석)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저출산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SNS에 입장을 밝혔다. 대책으로 제시한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한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오해를 부른 점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책은)검토해볼 만하다”고도 했지만 맥없이 물러서기엔 자존심이 상해 해본 말일 거다.

당 안팎에서 촉각을 세우며 지켜본 당권 도전 여부에는 침묵을 지켰다. 김기현 안철수를 비롯한 경쟁자들이 나경원 거취를 주목하고 있는 데도… 윤심과 대결하는 듯한 인상은 피하면서도 기존의 자세를 고수한 거다. 그래선지 대통령실도 “저출산 검토” 운운에 추가 대응하진 않았다.

“(‘충분히 논의는 할 수…’는 말씀은) 제가 확인을 못 했습니다.”(안상훈)
그러나 물밑에선 대출 탕감정책은 저출산위 위원장인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180도 다르고, 공직자는 개인 의견이 있을 수 없다며 불쾌해했다. 오히려 전당대회 출마 견제한다는 해석은 본질이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그것은 액면(Showing)에 불과하고, 여의도 관심은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켜온 나경원이 과연 당권에 도전할지에 쏠렸다.

나경원은 SNS 입장문에선 여기에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통화에서도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여지만 뒀다.

‘친윤’ 구심점으로 떠오른 김기현은 “나경원 부위원장이 책임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점잖게 견제의 멘트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김치는 3월에 쉰다”(안철수)는 발언에는 김기현도 비유의 맞불을 놓았다. “(3월에) 김치냉장고가 좋아져 김장 맛이 제대로 들어 있어 있을 건데요.”

김기현은 나경원과 친분이 깊은 이인제와 조찬을 하며 세 확장에 나섰다. ‘김장연대’의 가시화와 권성동 불출마선언으로 대세는 이미 판가름 났다.

안철수는 당원들에게 수도권 필승론을 주창하며 뒤집기에 나섰지만… “제가 10년 동안 중도표를 연구를 했습니다. 저는 꾸준하게 서울에서 20% 정도 중도표를 계속 받았습니다.” 그가 오늘 당권 도전에 나서 공식 출마선언으로 대세를 뒤집으려 한다.

김기현도 캠프 개소식을 하며 당권 레이스가 바야흐로 불꽃을 튀긴다. 4위로 밀려난 유승민은 판세에 영향을 못 미칠 거다.

나경원의 출마만 전당대회 핵심 변수임에 틀림없다. 권성동의 최근 불출마 선언은 윤심이 작용한 게 틀림없을 거라고 본다. 윤 대통령에 정통한 사람의 말이다. “정치인은 빠른 길을 두고도 우회한다. (윤 대통령은) 정치는 1년 조금 넘게, 검사는 30년 가깝게 했다. 스트레이트로 나가고 그리할 거다.”

“차기에만 몰두해온 사람이 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

권성동의 불출마의 변은 친윤계가 일사불란하게 공감하는 핵심이다. 차기에 관심이 많은 안철수와 나경원을 겨냥한 발언일 것이다.

나경원은 부위원장을 사퇴하고 당권 경쟁에 나섰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기류 파악에 동물적인 홍준표가 “하나만 해라”고 나경원을 비판했다. 이재오도 질세라 여기에 가세했다. “장관급인 부위원장직에 충실해야지 당 행사에서 마이크나 잡으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CBS)

나경원의 판단과 처신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두마리 토끼쯤으로 공직을 너무 쉽게 여긴 것이다. 안이한 판단과 처신은 비판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나경원에게 여기저기서 십자포화를 쏘아대면 상황은 달라진다. 나경원으로선 여기서 물러서면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장날 걸로 여긴다.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측근입네 하는 자들이 떼로 몰려 그렇게 말할 거다. 기실 정치는 타이밍이고, 물러설 때 물러설 줄 아는 게 정치인데도 말이다. 나경원의 숙고가 길어질수록, 미련이 집착으로 변할수록 당권도전쪽이다.

윤심 전파에 골몰하는 친윤 핵심들이야 경주마로 작정하고 내달릴 거다. 그러나 한발 떨어져 보아야 할 윤통 핵심참모들은 단단히 볼 필요가 있다.

묘하게도 국민은, 국힘 당원까지 두들기는 쪽보다는 맞는 쪽을 동정한다. 만지면 커지는 법이다. 두들길수록 나경원은 도전하는 길로 접어들 거다. 그렇게 되면, 김기현 나경원 안철수까지 3파전에다 결선투표까지…

결과는 점칠 수 없을 만큼 안개속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주류의 세가 압도적인 게 좋지만은 안다는 걸 우리 정치사는 웅변한다. 주류와 비주류가 견제와 균형을 잡을 때 여권 전체의 역량이 배가 된다.

그런 시너지 효과가 다음 총선에 더 효험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김장연대로 윤심이 김기현에게 있다고 여길 친윤계는 불편하겠지만…

누군가 나경원 문제에 대해 코멘트를 했다.
“크게 가면 좋겠는데…좁쌀 같은 패권정치로 가는 듯하여 걱정이네~” 여야를 따질 필요도 없이, 정치사의 한 두 페이지를 들춰보길 권한다. 주류와 비주류가 시너지를 발휘할 때 되려 1+0.5=2.5가 되는 법이다.

그렇지 않고 1-0.2=0.8쪽으로 간다면 이중권력 해소도 못하게 된다. 그러면, 윤통 앞길도 험난해지고 개혁도 성공한 대통령도 물 건너가지 않을까?

어차피 이재명 방탄정당의 재편 없이는 거야와 협치가 불가능할 거다. 이재명 사법처리는 필연의 수순일 수나, 이후 거야의 재편은 있겠지만…

먼저 국힘 내 주류와 비주류가 견제와 균형의 묘를 찾을 필요가 있다. 새가 양날개로 날 때, 수레도 두 바퀴로 굴러야 오히려 날렵하고 빠르다.

주류 비주류 공존 정치의 미학을 곰곰 되새겨 볼 때다. 정치에선 한판승을 하는 게, 꼭 좋은 것이 아니다. 도리어 반판승이나 우세승 하는 게 나을 때가 많다.

유도를 해본 윤 대통령은 힘을 써야할 때와 상대 힘을 이용할 때를 잘 안다. 정치는 참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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