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교육을 위한 새로운 흐름①] “뒤를 이을 사람들을 자기보다 훌륭하게 육성한다”
이케다 창가학회 명예회장 등 존 듀이 교육사상 대담
<인간교육을 위한 새로운 흐름>은 존 듀이의 교육사상을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과 짐 개리슨 미 버지니아공대 교육철학 교수, 래리 히크먼 서던일리노이대 카본데일캠퍼스 철학 교수의 대담 형식으로 쓰여졌다.
이케다 다이사쿠 회장은 SGI 회장, 소카대학교, 미국 소카대학교, 소카학원 민주음악협회, 도쿄후지미술관, 동양철학연구소, 도다기념국제평화연구소 등을 창립했으며, 세계계관시인상, 유엔평화상 등을 받았다. 그는 소설 <인간혁명>, <신인간혁명>, <21세기를 여는 대화-아놀드 토인비>, 그리고 올해 별세한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와의 대담집 <20세기 정신의 교훈> 등의 책을 냈다.
짐 개리슨 교수는 1949년생으로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으로 <민주주의의 부흥과 듀이철학의 재구성> <듀이 탄생 150년:신세기를 향한 고찰> 등의 저서를 썼으며 미국철학진흥협회 집행위원, 존듀이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미국 내 존 듀이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또 래리 히크먼 교수는 1942년 미국 텍사스에서 낳아 듀이연구센터 소장과 짐 개리슨처럼 존듀이협회 회장을 지냈다. 히크먼은 <존 듀이의 실용주의적 기술> <존 듀이 서간집> 등 듀이 전문 학자다. 이 책은 존 듀이에 철학과 사상을 두 미국 학자와 이케다 명예회장의 토론을 통해서 낱낱이 밝히고 있다.
대담자이자 공동저자인 이들은 무엇보다 존 듀이의 철학과 사상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미국이 남북 갈등으로 전쟁의 목전에 이른 1859년 미국 동부 버먼트주에서 태어난 존 듀이는 대표적인 실용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제1장 듀이 철학의 광원, 제2장 교육의 사명, 제3장 대화와 민주주의, 제4장 과학·철학·종교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친절한 주석과 인용 및 참고문헌까지 친절히 제시함으로써 일반독자뿐 아니라 전공자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장 별로 보면 제1장에선 △21세기에 빛나는 듀이의 인간과 철학 △만남이 만드는 인생의 여로 △‘사제정신의 계승’이 인간교육의 진수 △좋은 스승, 좋은 벗, 좋은 인생 △전쟁에 맞서 평화의 철학을 실천 할 것 등을 담고 있다. 제2장은 △교육사상의 공통점과 현대 교육과제 △바람직한 학교교육과 집단따돌림 △가정교육의 역할과 인격의 존중 △차세대 지성을 육성하는 대학의 사명 △21세기 대학의 사명 △세계시민의 요건과 교육 △평생학습과 인간의 성장 등을 다루고 있다.
제3장은 △공생사회를 만드는 대화의 힘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의 조류 △민중이 주역인 세계를 향하여 △민중의 연대와 민주주의 사회 등이 다뤄진다. 마지막 제4장(과학·철학·종교)에선 △인간의 행복을 위한 과학기술 △창조적 생명을 개화시키는 철학 △글로벌시대 종교의 사명 △희망찬 미래는 청년에게서, 여성에게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별로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이 책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민주주의는 대화에서 시작한다.”(이케다 명예회장) 존 듀이가 아흔살 생일을 맞아 어느 강연에서 한 말인데, 바로 이 말은 이 책의 큰 줄기를 이루며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 책에서 대담자들은 “일본이 존 듀이한테 큰 은혜를 입었다”고 표현하는데, 이케다 명예회장은 “創價(가치를 창조함) 학회 초대 마키구치 회장과 2대 도다 회장이 모두 듀이 박사를 진심으로 존경했다”고 밝히는 대목이 나온다. 특히 1899년 40살의 듀이와 28살로 창가학회 초대회장인 마키구치 회장이 똑같이 교육개혁을 위해서 지리과목을 중시한다는 같은 취지의 강연을 했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4년 뒤인 1903년 마키구치 회장의 기념비적인 명저 <인생지리학> 출판으로 싹을 틔우게 된다.
대담자들은 師弟관계가 학문과 인생의 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대목 역시 필자의 주목을 끌었다. 즉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기독교 신학자 알베르투스 마그누스와 <신학대전>을 쓴 토마스 아퀴나스,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과 <자유론> 저자 존 스튜어트 밀, 그리고 미국의 에머슨과 데이비드 소로를 서로 짝지어 소개핸다. 영국의 벤담과 밀의 경우 귀족 중심의 지배체제에서 여성과 노동자를 어떻게 해방시키느냐가 큰 주제였다고 밝히고, 미국의 에머슨과 소로는 기독교의 인습적인 관습을 깨고 大我의 일체감을 실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고 소개한다.
개리슨 교수는 “특히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진 3대의 사제관계가 서양 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교사와 학생의 學究 관계 또는 사제 관계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개리슨 교수는 그 연장선 상에서 “마키구치 회장-도다 회장-이케다 회장으로 이어지는 3대의 사제 또는 사제관계의 연속성이 매우 의의 깊은 사례”라고 했다.
개리슨 교수의 아래의 발언은 SGI와 창가학회에 대한 일부의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군부권력에 맞서 싸우다 좁은 독방에서 옥사한 마키구치 회장을 현창하는 도쿄마키구치기념관의 웅장한 위용을 실제로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언뜻 패배로 보일 수 있는 마키구치 회장의 옥사를 도다 회장과 이케다 회장, 그리고 창가학회는 전부 승리로 그리고 영원한 것으로 전환했다’(중략) 사제 간에는 근본적인 정신적 대등성을 바탕에 둔 유대가 있어야 한다. 제자가 탐구의 길을 가도록 스승이 제자를 돕겠다고 결의하는 속에 사제가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제자가 없으면 스승도 없다. 제자는 스승의 출현을 돕는 존재이자 스승이 길을 나아가도록 돕는 존재다.”
바로 진정한 사제관계, 나아가 사회발전의 요체는 이 문장에 응축돼 있다.
“뒤를 이을 사람들을 자기보다 훌륭하게 육성한다.”
이케다 명예회장, 짐 개리슨과 래리 히크먼 교수가 <인간교육을 위한 새로운 흐름>(매일경제, 2021년 7월 3일 초판 1쇄, 7월 19일 11쇄)을 펴내며 주목한 주제가 1차로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