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물 위를 걸어가려면…”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가장 큰 짐”
*성경본문 마태복음 13-15장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가되 바람을 보고 무서워 빠져 가는지라 소리 질러 이르되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하니”(마 14:29-30)
물 위를 걷던 베드로가 점점 물에 빠져갑니다. 몸이 무거워진 것일까요? 베드로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마음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체중계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모두 마음의 무게가 반영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력만이 우리를 잡아끌지 않습니다. 두려움은 우리 인생을 바닥으로 끌어 당깁니다. 불안은 우리를 우울과 불면으로 끌어당깁니다. 불신과 갈등은 서로를 끌어당겨
충돌하게 만들고, 욕심은 우리를 파멸로 끌어당깁니다. 베드로를 끌어당긴 것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전전긍긍 여림심연 여리박빙(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을 살 때, 두려워 움추려 조심하기를 마치 깊은 연못에 임하듯하고 살얼음을 밟고 가듯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노자의 제자 증자가 임종을 앞두고 제자들을 불러 당부한 말입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살얼음 위를 걷는다’는 표현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은 살얼음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물 위를 걷는 인생입니다. 주님은 바다 위에 서서 우리를 물 위로 걸어오라고 부르십니다. 배 안에 있지 말고 풍랑이 이는 세상으로 나오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인생이란 믿음 없이는 한걸음도 옮길 수 없는 길입니다.
문제는 마음 한 켠에 쌓여 있는 짐짝입니다. 그것 때문에 인생이 기웁니다.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 풍랑이 일면 기운 티가 납니다. 바람이 거세지면 전복되거나 침몰하는 것이죠.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시 55:22)
하나님께 맡겨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짐이란 게 대부분 버리기 어려운 것들이 점점 쌓이고 쌓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가장 큰 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