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5] “중국 젊은이들, 자포자기 ‘바이란’ 상태”

1. “시진핑=핵심 강조 ‘두개의 확립’ 당헌에 추가”
– 중국 공산당이 16일 시작하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핵심’ 지위를 강조하는 이른바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를 당장(黨章·당헌)에 추가할 것이라고 홍콩 명보가 5일 보도. 신문은 ‘두 개의 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깊이 깨닫고, 두 개의 수호를 해낸다’는 지침이 당내에서 집중적으로 학습 및 선전됐다면서 이들 내용이 20차 당 대회 때 당장에 삽입될 것으로 본다고 썼음.
–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함.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 그리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각각 결연히 수호한다는 의미.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지도부의 운영 원칙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고 지도자의 특별한 지위를 강조하는 것.
– 명보의 보도대로라면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정치적·사상적 입지를 규범화 및 명문화하는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 결국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 장기 집권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
– 2017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을 당장에 새롭게 추가한 바 있음. 그것으로 시 주석은 마오쩌둥(1893∼1976)과 덩샤오핑(1904∼1997)에 이어 당장에 이름을 올린 3번째 중국 지도자가 됐음. 지난달 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구체적인 내용은 거론하지 않은 채 이번 당 대회에서 당장 개정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한 바 있음.

중국 베이징 시내 <사진=EPA/연합뉴스>

2. “중국 젊은이들, 자포자기 ‘바이란’ 상태”
– “나는 자포자기(바이란) 중이다. 나를 내버려 둬라.” 상하이의 중소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옌제(28) 씨가 방문 앞에 걸어둔 글. 그는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란'(擺爛)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조. ‘바이란’은 악화하는 상황 속에서 포기하는 태도를 뜻함. 원래는 중국 농구 경기에서 심각하게 지고 있는 팀이나 선수들이 불가피한 패배 앞에서 노력을 포기해버리는 것을 표현한 용어.
– 중국에서 이제 ‘탕핑'(躺平)은 옛말이 됐고 그보다 더 나쁜 상황을 뜻하는 ‘바이란’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전했음. SCMP는 “달성할 수 없는 사회적 기대와의 싸움에서 무력함을 느끼는 많은 낙담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바이란’이 퍼져나갔다”며 “그들은 불가능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에너지를 쏟느니 노력이나 어떠한 성취도 포기하는 자포자기 상태”라고 설명.
– 이에 앞서 지난 2년여 중국에서 크게 유행한 ‘탕핑’은 똑바로 드러누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면서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는 태도를 뜻함.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이 꿈을 꾸는 대신 최소한의 생활만 영위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탕핑’은 중국의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음.
– 그러나 경기 둔화 속 7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19.9%에 달하고 집값과 생활비는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제는 ‘탕핑’도 아닌 ‘바이란’이 대두하고 있다는 설명.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에서 ‘바이란’을 검색하면 약 230만개의 게시물이 조회. ‘중국판 유튜브’라 불리는 비리비리에서도 ‘바이란’ 관련 영상이 최고 인기.
– 푸단대 위하이 교수는 SCMP에 “탕핑은 중립적 표현이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 외에는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으로 무해하다”며 “그러나 완전히 포기하면서 악화하는 상황조차 받아들이겠다는 바이란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지적. 젊은이들 사이의 비관주의적 태도는 이미 둔화하는 중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옴.

3. 일본, 러시아의 영사 추방에 맞불
– 일본 영사가 간첩행위를 했다며 러시아가 추방을 통보한 것에 맞서 일본도 자국 주재 러시아 영사에게 일본을 떠나라고 요구. 일본 외무성은 주 삿포로(札晃) 러시아총영사관 소속 영사 1명이 외교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그라타)에 해당한다고 4일 러시아에 통고하고 이달 10일까지 일본에서 출국할 것을 요구.
– 외무성은 이번 조치가 앞서 러시아가 주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총영사관 소속 영사에게 했던 부당한 행위에 대항하는 상승 조치라고 설명.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일본 영사가 간첩행위를 했다며 지난달 22일 체포해 3시간가량 구금하고 같은 달 26일 추방을 통보. 일본 정부는 러시아의 조치로 인해 귀국한 영사에게 상황을 청취하고서 맞대응에 나선 셈.
– 모리 다케오(森健良) 외무성 사무차관은 미하일 갈루진 주일 러시아 대사를 4일 외무성으로 불러 이처럼 러시아 영사에 대한 추방 방침 등을 통보했다고 외무성이 발표. 모리 사무차관은 러시아가 주장한 것처럼 일본 영사가 위법 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그를 구금하고 위압적인 조사를 한 것은 빈 협약 및 러일 영사조약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유감을 표명.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주요 국가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후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는 악화 일로에 있음.

4.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 비판한 언론인 피살
–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비판한 필리핀 언론인이 괴한에 의해 피살당했음.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63세의 저널리스트인 펄시벌 마바사는 전날 밤 마닐라에 위치한 자신의 거주지 출입문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음.
– 마바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1만명의 구독자를 두고 있으며 두테르테를 비롯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대통령의 정책과 관료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게재해왔음. 현지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피해자의 업무와 연관돼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중”이라고 말했음.
– 필리핀 언론인연맹(NUJP)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통해 정부 당국이 언론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 인권단체인 카라파탄은 마바사에 대해 “용감하게 진실을 이야기는 사람이었다”고 평가.
– 필리핀은 언론인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 국경없는기자회(RWB)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최소 187명의 언론인이 살해됐음. 앞서 지난달에도 라디오 방송 기자인 레이 블랑코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

5. 방글라데시 전국 80% 대정전, 1억3천만명 ‘블랙아웃’
– 방글라데시에서 국가 전력망 일부가 마비를 일으키면서 여러 시간 동안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 이로 인해 병원 의료 서비스가 차질을 빚고 인터넷과 수도 공급이 장애를 빚는 등 한동안 큰 혼란이 빚어졌음. 4일(현지시간) 다카트리뷴 등 방글라데시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북서부 일부를 제외한 수도 다카, 치타공, 실헤트, 쿠밀리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전원 공급이 끊김.
– 국영 방글라데시전력개발위원회(BPDB)의 대변인 샤밈 하산은 “일부 전력망 고장 후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하면서 1억3천만명이 전력 없이 지내야 했다”고 말했음. 방글라데시의 인구가 약 1억6천8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80% 가까이가 정전 사태를 맞은 셈. BPDB측은 동부 지역 한 곳에서 송전망 고장이 발생했고 발전소 가동도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음.
– 국가 전력망 중 일부가 마비된 상태에서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높아지자 과부하가 걸리며 연결망이 차례로 셧다운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 다만 애초 송전망 장애가 발생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음. 멎었던 전력망은 이날 오후 5시께 다카 관공서 밀집 지역 등 주요 지역부터 차례로 복구됐고, 정전된 지역의 절반 이상에 다시 전력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음.
– 방글라데시에서는 2014년 11월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약 12시간 ‘블랙아웃’에 시달리기도 했음.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에서 비교적 경제가 튼튼한 편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음. 지난 8월 초에는 기름값을 약 50%나 전격적으로 인상했고 일부 발전소 가동도 중단되면서 하루 10시간 이상씩 정전되는 곳도 속출.

6. 사우디 ‘네옴시티’, 2029 동계아시안게임 개최지 선정
– 사우디아라비아 서부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가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총회를 연 뒤 낸 성명에서 “사우디의 사막과 산들이 동계 스포츠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음. OCA는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이런 결정이 났으며, 이는 서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번째 동계아시안게임이 된다고 설명.
– 사우디 실세이자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구상한 네옴시티 사업은 4천억 파운드(약 634조 7천억 원)를 들여 홍해 인근에 미래 휴양 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사우디의 ‘비전 2030’ 개혁 정책의 일환인 이 사업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로봇 공룡, 거대한 인공 달 등 미래 기술이 총망라될 것으로 알려졌음.
– 동계아시안게임은 이 네옴시티 산악 지역인 ‘트로제나’에서 열릴 예정. 해발 1천500∼2천600m 고원에 위치한 이 지역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짐. 사우디는 2026년까지 트로제나에 인공호수, 호화 호텔, 스키 리조트 등 시설을 건설할 계획.
– 외신들은 사우디가 최근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잇따라 개최함으로써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이후 실추된 이미지 회복을 노린다고 전했음. 작년 사우디는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퓰러 1(F1)을 제다에서 열었고, 올해 6월에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지원으로 미국프로골프(PGA)의 대항마 격인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출범시켜 PGA의 반발을 사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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