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계절독감②] 전염성 강하고 노인·어린이·기저질환자는 합병증 ‘우려’

독감 증상

독감은 상부 호흡기계(코, 목)와 하부 호흡기계(폐)를 침범하며 갑작스런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 전반적인 신체 증상을 동반하다. 독감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 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유행한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하고 노인, 어린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이환되면 합병증이 발생하고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독감은 일반 감기(感氣, common cold)와는 원인균과 병의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구별하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 C형 세가지가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한 가지 종류만 존재하지만,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보통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항원의 종류는 H1, H2, H3와 N1, N2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株)를 공시하며, 이에 따라 매년 다른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되어 유통된다.

증상은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감기와 비슷하게 발열이 없는 호흡기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전형적으로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독감 진단은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거나, 바이러스 항원을 검출하면 확실히 진단할 수 있다. 혈액을 채취하여 항체검사를 할 수 있다. 바이러스 배양은 인후(咽喉, 목구멍)에서 체액을 채취하거나, 비인두 세척 시 또는 가래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하며, 배양에 48-72시간이 걸리므로 검사 결과를 신속히 얻을 수 없다. 대신 바이러스의 핵 단백이나 뉴라민분해효소(neuraminidase)를 검출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신속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치료는 인플루엔자 A와 B 모두에 작용하는 타미플루(Tamiflu, 알약)와 페라미플루(Peramiflu, 정맥주사용) 등의 항(抗)바이러스제(劑)가 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하거나 중증 경과로 진행하는 인플루엔자,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5세 미만의 영아, 장기요양시설 거주자, 만성 질환자 등 합병증의 고위험군에서 이러한 약제를 이용한 항바이러스치료가 필요하다. 항바이러스 치료는 증상 발생 48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합병증은 65세 이상의 노인과 심폐질환, 당뇨, 응고장애, 만성 신장질환, 면역억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임신 2기나 3기의 산모, 2세 미만의 영아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폐렴(肺炎)이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으나 이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어 세균성 폐렴이 생기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에서 독감 증상이 좋아질 무렵에 갑자기 구토나 흥분 상태가 나타나 경련과 같은 중증의 뇌장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는데, 이를 라이 증후군(Reye’s syndrome)이라고 한다. 그 외 근육의 염증, 심장근육의 염증,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心囊)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뇌염(腦炎)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단계적 일상 회복)’ 등 성급한 일상 회복을 시도했다가 델타 바이러스와 오미크론(Omicron) 사태를 겪으며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대유행들을 지나면서 거리두기 없이 감염병 유행을 극복할 수 있는 데이터와 경험이 쌓였다고 평가한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9월 7일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 보고서에서 현재 유행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1일 신규 확진자가 5만1780명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값인 감염재생산지수(RT)를 최근 1주간 집계치인 0.83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다만 이 예측에는 추석 연휴(9월 9-12일) 이동량과 대인 접촉 증가 변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이르면 다음 달 외국인의 무(無)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지난 2020년 3월 바이러스 유입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외국 국적자의 무비자 입국을 불허했다. 일본은 1-2개월전만 해도 하루 20만명 안팎이던 확진자가 9월 12일에는 5만2918명에 그쳐 4일 연속 10만명 미만을 기록했다.

국내 코로나 전문가들은 ‘비상대응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즉, 코로나 재유행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감염병(코로나19)도 점점 일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제 ‘잊힐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즉 비상시 대응 체계에서 일상적 대응 체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9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20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끝에 도달하지는 못하지만, 끝이 보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WHO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약 1만1천명으로 지난주와 비교해 22%나 줄었다. 2020년 1월 30일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선언 이후 누적 확진자는 약 6억6,459만명, 누적 사망자는 약 649만명에 달한다.

감염병 대유행은 앞으로도 발생할 것이므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관한 백서(白書)를 발간하여 그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1889-1975)는 “인류의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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