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8/12] 친미 왕국 사우디, 시진핑 방문 등 ‘탈미국’ 행보

1. 중국 대만해협 정기 순찰 카드, ‘중간선 상시 무력화’
– 중국이 이번에는 대만 해협 정기 순찰 카드를 꺼내 들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림.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10일 동부전구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나왔음. 스이 대변인은 대만 주변 합동 군사훈련을 마무리한다고 밝히면서 “상시적으로 대만 방향으로 전투 대비 경계 정찰을 조직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음.
– 다시 말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과 미중 관계가 순조로울 때는 해상 순찰과 수색·구조 등 낮은 강도의 훈련을 하겠지만, 긴장이 고조되면 언제든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군사작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이 때문에 영해와 영공마저도 무시당한 채 봉쇄 상태에 처했던 대만에서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으며 동아시아의 중요 국제수로인 대만 해협이 다시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음.
– 국방 정보 분석기관 ‘제인스’의 수석 분석가인 리즈완 라흐마트는 중국군의 이런 메시지에 대해 “대만 본토 주변에 군 주둔을 유지하려는 의도”라면서 “대만에 대한 일종의 압박”이라고 분석.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마이클 라스카 조교수는 “제20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은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순찰용이지만 언제든 군사적 압력 수단이 될 것”이라고 진단.
– 블룸버그는 스 대변인의 발언은 미국이 설정한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 중국군이 군사훈련을 벌일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풀이.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주 군사훈련에서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상공을 통과한 4발을 포함해 11발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을 쏟아부었음. 이 기간 100대를 넘는 중국 군용기와 수십 척의 중국 군함이 대만 해협 중간선을 침범.
– 대만 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을 체결한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으로 양측 간에 실질적인 경계선으로 여겨왔으나 이를 무력화한 조치. 블룸버그는 대만 해협 중간선이 대만 주변의 평화를 지켜온 모호하게 정의된 완충지대로서 역할을 했으나, 중국이 이번 군사훈련을 계기로 완충지대를 축소했다고 진단.

2. 중국 주요도시 주택 공실률 12% “과잉 공급”
– 중국 28개 주요 도시 주택 공실률이 평균 12%인 것으로 조사. 11일 중국 부동산 연구기구인 베이커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8개 도시 3만개 서취(중국의 구 아래 행정단위)를 조사한 결과 3개월 이상 거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주택 공실률이 12%에 달했음. 주택 공실률이 5∼10% 수준이면 합리적이고, 10%를 넘어서면 과잉 공급이라 재고 적체의 위험이 큰 것을 의미한다고 베이커연구원은 설명.
–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4대 일선도시의 평균 공실률은 7%였으며 이들 도시보다 한 단계 아래인 2선도시는 12%, 3선도시는 16%로 조사. 장시성 최대 도시인 난창은 공실률이 20%에 달해 가장 높았고, 서부 지역 대표 도시인 충칭, 베이징의 위성도시인 허베이성 랑팡, 광둥성 푸산도 15%를 넘었음.
– 베이커연구원은 주택 구입 규제, 임대 수익률과 더불어 인구 고령화가 주택 공실률을 좌우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 예를 들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3.2%에 그친 선전의 공실률은 5.3%였지만, 고령 인구 비율이 각각 23%, 17%인 난퉁과 충칭의 공실률은 15%와 17%로 높았음.
– 중국 당국과 지방 정부들은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침체 장기화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다양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 조치들을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 주택 판매 규모는 지난 6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최장기 위축 국면. 70대 도시 주택 가격 역시 6월까지 하락세가 10개월째 이어졌음.

3. 분기 최대손실 일본 소프트뱅크, 현금 44.5조원 확보
–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중국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줄여서 현금 4조6천억엔(약 44조5천억원)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선불 선도계약'(prepaid forward contracts)을 통해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기존 23.7%에서 14.6%로 낮추기로 했음.
– 선불 선도계약은 향후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약속하고 주식 가치의 일부를 미리 받는 파생상품. 이번 선불 선도계약은 알리바바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s) 2억4천200만주와 관련. 이는 알리바바가 발행한 총주식 수의 약 9%에 해당. 소프트뱅크는 이번 계약으로 “미래 현금유출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더 나아가 선불 선도계약과 관련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음.
– 이번에 소프트뱅크가 확보하는 4조6천억엔에는 알리바바 지분의 재평가에 따른 이익 2조4천억엔(약 23조2천억원)과 파생상품 이익 7천억엔(약 6조8천억원)이 포함. 소프트뱅크는 최근 분기 기준 최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음. 이에 손 회장은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며 현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 앞서 지난 8일 소프트뱅크는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3조1천627억엔(약 30조5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 손 회장은 알리바바 창업 초기인 2000년에 알리바바 지분을 사들였음. 이후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급성장하자 손 회장의 투자 선구안도 높이 평가받았음.
–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20년부터 알리바바 등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대해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서자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020년 후반 고점 대비 3분의 2 이상이 사라졌음. 또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과 손 회장이 상대방 회사의 이사회에서 각각 탈퇴함에 따라 양사의 유대관계도 약해졌음.

4. 인도령 카슈미르 반군, 군부대 공격
–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반군이 군부대를 공격, 군인 3명을 사살. 교전 과정에서 반군 2명도 사살됐다고 더힌두 등 인도 매체가 11일(현지시간) 보도.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인도령 카슈미르 라조우리 지역에서 무장 괴한 2명이 군부대에 침입하려다 적발. 군 관계자는 “반군의 공격으로 인해 군인 3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다”며 “하지만 군의 반격으로 반군 2명도 모두 사살됐다”고 밝혔음.
– 카슈미르 지역 인도 군부대가 반군에 의해 공격받은 것은 2018년 이후 4년만. 군은 교전 직후 부대 인근 지역에 병력을 증파, 숨은 반군 수색에 나섰음. 경찰은 파키스탄 이슬람 급진조직 라슈카르-에-타이바(LeT)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음.
–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잠무·카슈미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렀음. 특히 2019년 2월에는 전면전 위기가 발생하기도 했음.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 등 군사 충돌이 빚어졌음.
– 인도는 독립 후 파키스탄이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으로 끊임없이 테러리스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 인도령 카슈미르는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반감도 큰 곳으로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자주 일어남.

5. 북한-시리아 기술협력 추진 “시리아 생산라인 재건 논의”
– 김혜룡 시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참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시리아 산업부에서 열린 ‘시리아-북한 산업협력 공동기술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보도. 보도에 따르면 지아드 사바흐 시리아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서는 전쟁으로 파괴된 시리아 국영회사의 생산 라인과 기계들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기술적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 양측은 기계와 장비, 생산 라인을 재가동하기 위해 양국 간 이행안을 만들고, 현장에서 기술적·법적 실태를 점검하기로 합의했다고 통신은 전했음. 사나통신은 지난 6월에도 북한과 시리아가 항공 서비스와 미디어 분야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음.
– 김혜룡 대사대리와 사바흐 장관은 지난 2일에도 만나 양국 경제·산업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음. 일각에선 북한과 시리아의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옴.
– 유엔 안보리가 2016년 11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21호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을 우려해 북한과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 또 안보리는 2017년 12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해외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규정한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하기도 했음.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진=EPA/연합뉴스>

6. 친미 왕국 사우디, 시진핑 방문 등 ‘탈미국’ 행보
–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거리 두기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있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 소식까지 알려진 것.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성사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2년 7개월 만의 첫 해외 방문.
–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의 외교적 성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급속도로 악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뒤 첫 해외 방문국으로 사우디를 선택했을 만큼 양국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
–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논란이 된 사안마다 사우디 편에 서 왔음. 그는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못 본 척하고,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군에 대한 미군의 지원을 중단하라는 상·하원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 사우디는 대규모 무기 구매, 대이란 압박,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등으로 화답.
–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음.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 아래 중동에서 ‘철수’를 진행. 지난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이라크에서도 전투 임무를 종료. 또 사우디에 설치했던 첨단 미사일 요격 체계를 철수하기도 했음.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이라는 대명제를 근거로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를 ‘왕따’로 만들겠다며 앞장서 압박.
– 미국의 ‘공백’을 비집고 영향력을 확대한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서 사우디에 다양하고 수익성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음. 외신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서운함을 느낀 사우디 정부가 미국의 공백을 메울 새 안보·경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분석. 사우디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원유 일부에 대해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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