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한류…”정부의존도 줄여야”
“한류,? 대중문화 치우치면서 상업화와 연결”
문화부 주최 국제문화소통포럼 창립세미나서 한류 점검
드라마, K팝 등 대중문화에 기반한 한류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난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주최로 열린 ‘국제문화소통 포럼(대표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창립세미나에서 한류의 분위기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로 나선 이종열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문화현상인 한류를 두고 정부가 너무 앞서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세계의 문화교류는 국가가 일방적 선전과 홍보가 목표인 정치외교적 접근으로 이뤄져왔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정부의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국제문화교류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박신의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한류 팬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생겨났다”며 “문화의 지속과 확산이 외부의 지원이나 제공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인위적으로 한류 수용세력을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은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석규 아시아나우 대표도 “한류에 대한 정부정책을 보면 ‘올림픽 한류’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한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자 스스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게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인데 정부에서 한국사람이니 한국적인 정체성을 만들어내라고 하면 그건 사업을 위한 사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재숙 JTBC 스포츠문화부장은 “한류가 너무 대중문화에 치우치면서 상업화와 연결됐다”며 “그 지점에서는 국내 언론의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홍기원 숙명여대 교수는 “한류도 큰 틀에서는 국제문화교류로 볼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류가 한국문화의 확산만을 전제로 하거나 어떤 특정목표를 위한다면 그에 따른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셴샤오강 주한 중국문화원 원장은 “문화란 결국 천천히 이뤄지는 과정이기에 한류가 전 세계의 공동언어가 되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그렇게 될 수는 없다”며 한류 전반의 조급증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민적 자긍심도 높아지는 반면,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에 대해 국내외 우려와 반발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우리 문화의 일방적 전파가 아닌 쌍방향 교류와 민관 협력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창립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문화교류의 내용과 방법, 체계 등 주제를 세분화해 10월까지 매월 1회씩 포럼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