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하느님 좀 파시나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얘기는 지극한 정성에 하늘도 감응한다는 말이다. 필자의 행동강령의 하나가 ‘지성여불(至誠如佛)’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과 같다. ‘감천(感天)’을 ‘여불(如佛)’로 살짝 고친 것이다.
<중용>(中庸)에서는 이를 ‘지성여신(至誠如神)’이라고 한다. 지극한 정성은 그 능력이 신과 같다는 말이다. 이를 다시 풀어쓰면 “지극한 정성은 신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 하늘이 감동한다는 예화가 있다. 바로 “하느님을 파시나요?”이다.
20세기 초 미국 서부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다. 10살 정도 남아가 1달러를 손에 꼭 쥐고 거리에 있는 상점마다 들어가 이렇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하느님을 파시나요?” 황당한 질문에 가게 주인들은 안 판다고 말하거나 혹은 아이가 장사를 방해한다고 생각해 매몰차게 내쫓기도 했다.
해가 점점 지고 있었지만, 아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69번째 가게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하느님을 좀 파시나요?” 가게 주인은 60 넘은 머리가 하얀 노인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하느님은 사서 무엇 하려고 그러니?” 자신에게 제대로 말을 걸어주는 사람을 처음 본 아이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고, 자신의 사연을 노인에게 털어 놨다. 아이의 부모는 오래전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삼촌이 돌봐주고 있는데, 얼마 전 삼촌마저 건축 현장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현재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아이는 의사에게 삼촌을 꼭 좀 살려달라고 빌었다. 그 때 삼촌을 치료하던 의사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얘야, 삼촌을 구해줄 분은 하느님밖에 없단다.” 하느님이 뭔지를 모르는 아이는 이 말을 듣고 그게 정말 신기하고 소중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순진한 아이는 의사에게 말했다. “제가 하느님을 사와서 삼촌에게 먹일 게요. 그러면 꼭 나을 거예요!” 아이 말을 들은 노인은 눈시울이 이내 붉어져서 아이에게 물었다. “돈은 얼마나 갖고 있니?” “1달러요.” “마침 잘 됐구나. 하느님은 딱 1달러거든?”
노인은 아이의 돈을 받아 선반에 있던 ‘하느님의 키스’라는 음료수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 있단다, 얘야!, 이 ‘하느님’을 마시면 삼촌이 금방 나을 거야.” 아이는 기뻐하며 음료수를 품에 안고 쏜살같이 병원으로 뛰어갔다.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아이가 소리쳤다.
“삼촌! 제가 하느님을 사왔어요. 이제 곧 나으실 거예요.” 다음 날, 세계 최고 의료 전문가들이 전용기를 타고 이 작은 도시에 몰려왔다. 그리고 아이의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달려와 삼촌의 상태를 진찰했고, 치료 결과 아이의 삼촌은 정말로 병이 금방 낫게 되었다.
그런데 삼촌은 퇴원할 때, 천문학적인 숫자의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라 쓰러질 뻔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어떤 억만장자 노인이 이미 비용을 전부 지불했다고 말했다. 삼촌을 진찰한 의료진도 이 노인이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삼촌은 나중에야 아이가 마지막으로 들른 가게 주인이 억만장자 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돈이 많은 이 노인은 무료할 때 가끔씩 가게에서 적적한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이다. 감격한 삼촌은 아이와 함께 노인의 가게로 찾아갔다. 하지만 노인은 이미 여행을 떠난 다음이었다.
가게 점원은 이들에게 이번 도움을 마음에 크게 담아주지 말라는 말과 함께 노인이 쓴 편지를 전해 주었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젊은이! 내게 고마워할 필요 없네. 사실 모든 비용은 자네의 조카가 다 낸 것이니 말일세. 자네에게 이런 기특한 조카가 있다는 것이 정말로 행운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네. 자네를 위해서 1달러를 쥐고, 온 거리를 누비며 하느님을 찾아 다녔으니 말이야. 그러니 하느님께 감사하게. 자네를 살린 건 그분이니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