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방역’ 오해 벗으려면···’확진자’ 대신 ‘사망자연령 분포’ 우선 정책되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아시아엔=이민수 전 육사 교수, 서울과기대 교수 역임]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된 지 불과 한달 지나지 않았건만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바뀌어 일상에 불편이 많다.

사실 ‘위드코로나’를 받아들인다면 확진자 수의 증가는 당연한 일이고, 확진자가 계속 늘어난다 해서 그게 문제될 일은 아니라 본다. 정작 중요한 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다.

위중증 환자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 중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병상 준비 때문이다. 이들을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 치료도 못 받고 대기 중에 죽는 환자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사망자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사망자의 연령별 분포다. 그런데 위드코로나 정책 이후 질병당국은 매일매일 증가되는 확진자와 위중증, 사망자 수는 발표하면서 정작 고려해야 할 위중증자 및 사망자의 연령별 분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필자 기억으로는 12월 10일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게 처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거기서 놀라운 사실을 볼 수 있는데도, 방역정책에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료진이나 정치인도 없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위드코로나’ 이후 사망자 수의 96%는 60대 이상의 노령층이다. 이건 무얼 의미하나? 코로나로 죽는 환자는 100명 중 96명이 60대 이상이고, 오직 4명만이 그 이하 연령대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책이 바뀌어야 맞는다. 60대 이상의 고령층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지만, 그 이하 연령대에 대해서는 같은 잣대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100명 가운데 96명이 죽는 고령층의 방역 기준을 왜 4명만이 죽는 기타 연령층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정책을 지속하는지 궁금하다.

겨울철마다 유행하는 독감의 예를 들어보자. 해마다 고령층 노인 중에 독감이나 폐렴으로 사망하는 이가 많이 있다. 간혹은 노령층이 아닌 사람 중에도 죽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누구도 독감에 대해 겁내거나 피해 도망치지 않는다.

정부당국에서도 독감위험 고령층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고할 뿐, 나서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지는 않는다. 이게 ‘위드 독감’의 현실이다. 해마다 결코 적지 않은 사람이 독감이나 폐렴으로 사망하지만 기정 사실로 그러려니 하는 거다.

그런데 ‘위드코로나’는 왜 그렇게 안하는 걸까? 사망자가 훨씬 많아서인가? 그게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늘어나는 확진자 수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독감환자 수보다 훨씬 많고, 전파 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정부 정책에 순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확진자가 아니라 사망자다. 코로나건 독감이건 폐렴이건, 기타 어떤 다른 질병이건 정말 중요한 건 확진자가 아니라 사망자다.

그런데 그 사망자 중에 96%가 노령층인데 왜 다른 연령층도 노령층과 똑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나? 이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 잘못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하나 더 있다. 정말 궁금한 것으로 매일매일 공포처럼 등장하는 확진자 수 발표에서 ‘무증상 감염자’는 얼마나 될까? 무증상 감염자는 사실 확진자 속에 포함시키지 않는 게 맞지 않나?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그 수효를 밝혀주는 것이 국민들의 두려움을 줄이는 게 아닐까? 국민들을 코로나 공포 속에 넣고자 하는 게 아니라면 두려움을 덜어주는 게 올바른 정책이다.

무증상은 환자로 취급하지 말자는 이유는 어차피 10여일 지나면 바이러스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주변의 몇사람의 경우가 바로 그랬다. 물론 타인에게 전파시킬 수도 있겠지만 고령층, 그것도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위험군에 있는 노령층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일이 아닌가 본다. 마치 독감의 경우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 한때는 확진자가 하루 2만명에 육박했고 그래서 방역실패 국가라는 오명 속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놀랍게도 확진자가 별로 없다. 왜 그럴까?
일본에도 많은 확진자가 있을 것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만약 일본도 우리처럼 진단을 한다면 모두 확진자 수에 포함될 것이다. 일본은 검진이 무료가 아니라서 오직 증상이 있는 사람만이 병원에 간다. 웬만한 경우는 스스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크리스마스 아침 단상치고는 우울한 주제다. 방역당국이 정치방역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려면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확진자가 아니라 사망자, 그것도 사망자 연령 분포를 고려한 정책이 된다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일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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