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에겐 ‘파리 떼’보다 ‘카이사르 리더십’

카이사르

대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이상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마다 각양각색이고 순간에도 수만 가지로 바뀌는 것이 마음이니,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누군가의 마음을 얻었다는 것은 삶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리고 남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의식, 즉 그의 내부가 흔들렸을 때 가능하다.이렇게 되면 조건 없이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 또 가진 것을 대가 없이 공유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내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나를 알아주고 나를 좋아해 주며.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이상 큰 행운은 없을 터다.

최근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사이에 갈등이 한동안 떠들썩했다.

그러다 12월 3일 윤석열 후보가 울산까지 달려가 이준석 당 대표와 회동한 끝에 봉합이 된 것 같다.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 사람 마음을 얻지 못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어렵다. 하지만 대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이상의 방법은 없을 것이다.

로마 영웅 카이사르에게는 헌신적인 부하들이 많이 있었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카이사르는 제위(帝位)에 오르리라 여겨졌으나, 아르메니아 지역의 반란을 진압하려다가 중상을 입고 이탈리아로 돌아오던 길에 죽고 말았다.

그런데 카이사르는 사람 마음을 얻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었던 모양이다. 다른 장군의 부하였을 때 평범했던 병사도, 카이사르의 부하가 되고 나면 전투의 맨 앞에 서서 용감하게 싸웠다. 카이사르의 명령 하나에 목숨을 내놓을 정도였다.

그의 병사 중에 아킬리우스라는 사람은 해전(海戰)에서 오른손을 잃었지만, 왼손만으로 끝까지 싸워 적의 배를 빼앗았다. 카시우스 스카이바는 한 쪽 눈에 화살이 꽂히고, 어깨와 허벅지에 창이 박히고도 적을 물리쳤다. 카이사르는 위험한 일이 터졌을 때 장군이라는 이유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앞장서서 모범을 보였다.

그는 원래 체력이 약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부드럽고 고운 살결을 지녔다. 심한 두통과 간질병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열악한 신체조건을 핑계 거리로 삼지 않았다. 자신의 약점을 정신력으로 극복하려 애썼다. 그는 병사들과 함께 행군하고 밥을 먹었다. 길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언젠가 행군 도중에 폭우를 만났을 때다. 근처에 초라한 시골집 하나가 눈에 띠었는데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정도의 작은 방이었다. 카이사르는 “명예로운 자리는 위대한 인물에게 주고, 편안한 자리는 약한 자에게 주는 것이 마땅한 일이오”라며 병을 앓고 있는 병사를 방안으로 들여보내고, 자신은 처마 밑에서 잤다. 이런 헌신적인 행동이 있었기에 부하들이 목숨을 바쳐 그를 따랐던 것이다.

사람은 자기를 아껴주는 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다.

이것이 바로 나를 위해 목숨까지도 기꺼이 던지는 인간관계의 비밀이다. 대업을 성취하려는 사람은 ‘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얻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지 않던가?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은 바로 다른 사람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돕기 위해,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받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이 인맥(人脈)이다. 인맥은 사람의 맥박을 뛰게 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맥박을 뛰게 하는 관계는 단순한 비즈니스 필요가 아닌 마음의 필요를 채우는 관계를 말한다.

사람을 얻는 방법 중 ‘결과만 얻으면’ 그것은 하수(下手)일 뿐이다. 상대의 마음까지 얻어야 고수(高手)다. 사람부자는 단지 인원수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요령으로만 관계를 맺으면 피상적인 관계가 될 뿐이다. 인간관계가 도구가 되지 않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사람을 얻을 때에는 첫 인상보다 마지막 인상까지 중요하다. 그리고 정서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사람을 얻으려면 사람을 이용하지 않고, 사람을 남기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에게 권력의 냄새를 맡은 파리 떼가 몰려들고 있다고 누군가 일갈했다. 대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파리 떼가 아닌 목숨이라도 바칠 사람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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