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막 제1회 리버티국제영화제의 ‘기적’은 어디서 왔을까?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자유와 인권, 소시민과 아이들을 주제로 한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2일 개막하는 제1회 리버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작품들은 이같은 주제와 소재를 감독의 독특한 시각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중국 당국의 압제에 맞서 홍콩 시민들이 벌인 민주화투쟁 과정을 3년 동안 기록한 영화, 정치적 박해 속에 7만여명의 멕시코 시민들이 실종된 사건,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인도의 빈민계층에게 끼친 영향 등을 소재로 한 영화 등등. 또 우즈베키스탄 길거리 아이들의 소박한 행복과 우정을 담은 단편영화와 슬로바키아 애니메이션도 선보인다.
제1회 리버티국제영화제는 22일 오후 2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막식을 한 뒤 홈페이지를 통해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출품영화 관람이 가능하다.개막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신인감독상, 최우수 남자 배우상, 최우수 여자 배우상 등 각 부문별 수상자들에게 상패가 수여된다.
리버티영화제는 지자체나 정부 예산 대신 시민들의 소액 성금과 김기용, 백정환, 손병두, 송종환, 이한열, 여인갑, 이현재씨 등 12명의 공동 후원회원들의 기부도 큰 도움이 됐다.
이번 영화제에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360여편이 출품됐다. 통상 영화제보다 50편 이상 많은 숫자다.
360여 출품작 중에서 미얀마 청년들의 저항을 담은 다큐멘터리(한국어 제목 ‘천사들의 보랏빛 타나카’)가 특히 눈에 띈다. 20년 넘게 양곤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프랑스인 보릿 야닉 감독 이야기다. 미얀마 여성과 결혼해 소박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려오던 야닉 감독은 그동안 전 세계 수많은 국제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했지만 단 한 곳도 받아준 곳이 없었다고 한다. 리버티국제영화제가 그의 영화를 받아준 첫 영화제인 셈이다.
이 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덕영 감독은 “거칠고,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개인들이 외치는 소중한 진실의 목소리들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리버티국제영화제의 역할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돈을 중심으로 사고를 했다면, 이런 멋진 작품들이 출품하는 국제영화제 개최를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이라는 소재를 담은 영화들을 더욱 많이 발굴하고 전 세계가 갈등과 대립보다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는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영화제 송종환 발기인 대표(전 주파키스탄 대사)가 코리아헤럴드에 ‘자유, 저절로 오나?’란 제목으로 쓴 영화제 소개 글이다.
“1775년 3월 23일 미국의 독립투사 패트릭 헨리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명연설을 하였다. 세계가 그 말을 공유할 때 그 말은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고 진리가 되었다. 그가 주장한 자유는 외부의 억압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 가운데 자신이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천부적 인권으로서 그 어떤 정치권력도 이를 박탈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자유를 모티브로 한 리버티국제영화제가 김덕영 감독의 각고의 헌신으로 개막하게 되었다.(중략) 대한민국을 비롯한 어느 곳에 자유가 주어져 있다면 그것은 이름 모를 누구의 희생과 헌신이 없이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김덕영 감독의 <김일성의 아이들> 영화를 보고 책자를 읽은 소수의 동지들이 발기인이 되어 자유와 인권을 주제로 하는 ‘리버티국제영화제(LIMF: Liberty International Movie Fesival)’를 2021년 11월 22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리버티국제영화제도 인간이 갈구하는 자유와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넓혀 나가기 위한 작은 시작의 하나로 생각된다. (중략) 이웃 평양을 비롯하여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복지를 증진하는 것과는 반대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고 있는 사슬을 끊는 위대한 역사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