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단체가 미국서 배울 점은?

파고다공원의 노인들. 이분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에서 배울 것이 참 많다. 우리사회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아시아엔=주동완 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 한국의 고령자 기준 연령은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55세다. 하지만 통상 노인복지법과 통계청의 기준에 따라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본다. 미국은 개인연금(401k)을 59.5세부터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대략 65세부터 의료보험인 메디 케어를 비롯한 사회보장 서비스를 받기 시작한다. 따라서 통계적으로 65세를 시니어 연령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2021년 현재 한국과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시니어) 인구비율은 한국이 15.7%, 미국이 16.9%이다. 노인 인구가 전체 국민의 20%를 넘으면 ‘초고령화사회’라고 한다. 한국은 2025년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미국은 204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저출산율로 인해 고령화 속도가 세계 평균의 3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은 비교적 높은 출산율과 이민자들의 증가로 이러한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 시기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정년퇴직 연령을 60세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체감하는 퇴직 연령은 51세이며, 미국의 정년퇴직 나이는 폐지되었다. 그 대신 미국은 각종 사회보장 서비스를 받는 연령을 65세로 하여 자연스런 65세 정년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 사회보장금을 받는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올려 퇴직 연령 증가가 예상된다.

문제는 노인빈곤이다. 2020년 현재 미국의 노인 빈곤율은 23%로 나타났다. 한국은 43%로 OECD국가 중에서 1위다. 또한 65세 이상자의 소득원을 ①국가연금 ②자기노동 ③개인연금 및 금융소득 등 3가지로 나누어 보면 미국은 각각 38%, 31%, 31%인 반면 한국은 16%, 63%, 21%로 나타났다. 즉, 한국의 노년층은 미국의 노년층보다 최저생활을 위해 더 노동을 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의 평균수명을 보면 2020년 현재 한국의 여자는 86.4세, 남자는 80.5세로 미국의 81.7세와 76.6세보다 평균 4.4년을 더 살고 있다. 최근에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75만여명이 사망하여 전체 평균수명이 1.5년 감소하여 2021년 한국과 미국의 평균수명은 더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노년층은 수명이 늘어난 데 비해 빈곤율이 높다. 그 결과 세계보건기구가 2015년 조사한 70세 이상자의 자살률에서 통계자료 추출이 가능한 60개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의 노년층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개인 차원의 경제적 노후대책이 부족한 것과 정부 차원의 사회보장 범위와 크기가 충분치 않은 데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여 진다.

또한 한국의 노인 사회단체들이 노년층이 원하는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데에도 간접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의 노인 사회단체는 1954년 설립된 한국노인복지중앙회를 비롯하여 1969년 설립된 대한노인회를 중심으로, 2000년대 이전에는 주로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 복지시설 제공에 치중해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몇몇 노인조합 등이 발족하여 주로 노인들의 일자리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앞서 말한 대로 노년에 들어서도 계속 노동을 해야 하는 한국 노인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한국의 노인 사회단체들은 노년층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서비스와 프로그램 제공보다는 생존과 관련된 기회제공에 치중하고 있다. 그 운영에 있어서는 정부보조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어서 독립적이고도 장기지속적인 발전이 제약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몇몇 사람들에 의해 利權化 되어 내부갈등이 심화되는 경향마저 있다.

미국의 시니어 단체들은 1958년 설립된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중심으로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서비스와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비영리 사회단체들에 의해 설립된 곳곳의 시니어센터들에 의해 비교적 안정되고 장기지속적으로 노년층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또한 미국의 많은 노인 사회단체들은 노년층의 법적 권리와 보호를 위해 중점적으로 활동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시니어 단체들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노인들 복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한편 은퇴 후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퇴직은 걱정과 우려의 시작점으로 여겨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한국과 미국의 노인 사회단체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설립 배경과 처한 여건들에 따라 발전해온 형태들이 다르다. 미국의 노인 사회단체들도 정부의 보조를 받지만 좀 더 독립적이고, 자발적이며, 장기지속적인 특성을 갖고 회원들을 위한, 회원들에 의한, 회원들의 사회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노인 사회단체들의 활동을 한국의 노인 사회단체들이 참고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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