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질환 공범들③] ‘건강한 혈관 만들기 5계명’


고혈압(高血壓, Hypertension), 당뇨병(糖尿病, Diabetes), 고지혈증(高脂血症, Hyperlipidemia)을 함께 갖고 있으면 몸의 모든 혈관이 망가진다. 이들은 한국인의 3대 만성질환으로 불리며 각각 다른 질환이라기보다 ‘한통속 질환’이나 다름없다. 서로에게 악영향을 미치며 특히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공범이다.

매년 5월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World Hypertension Day)’이다. 세계고혈압연맹(World Hypertension League)이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 지정했다. 고혈압은 국내 성인인구 3명 중 1명이 보유한 국민 질환으로 약 1200만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층에서 환자(유병률 약 10%)가 늘어, 혈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국내 고혈압 환자의 질환 인지율은 67%, 치료율은 63%, 조절률은 47%에 불과하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동맥경화증,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만성콩팥병, 고혈압성 망막증 등이 있다. 고혈압은 국내 사망원인 2위와 3위인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다행히 고혈압 합병증은 예방이 가능하다. 고혈압이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심뇌혈관 합병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이 장기화되면 심장 역시 부담을 받는다. 삼성서울병원 이문규 교수팀이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에서 40~70세 1만38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130mmHg 이상인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정상인(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보다 76.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80.7% 늘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또한 81.7% 증가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의 혈압수치를 140mmHg/90mmHg 이하로 관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령, 당뇨병, 만성콩팥병 등 환자 특성 및 동반질환에 따라 조절수치가 다를 수 있으므로 목표혈압은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설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음주는 2잔 이하로 절주하거나 금주하는 것이 좋으며, 흡연은 금연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정상체중과 허리둘레(남성 90cm, 여성 85cm 미만)를 유지하여야 한다.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18.5이상 23미만이면 정상체중이며, 23이상 25미만이면 과체중, 25이상 30미만은 경도 비만, 30이상 35미만은 중정도 비만, 그리고 35이상이면 고도 비만이다. BMI 계산법은 체중(kg)을 키(m) 제곱으로 나눈다.

난치성 고혈압이란 이뇨제를 포함해 고혈압 약물을 세 가지 이상 복용하는데도 혈압이 정상범위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심장> 편에 난치성 고혈압 환자의 유산소 운동이 혈압 조절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조사한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 결과, 운동그룹은 비(非)운동 그룹에 비해, 수축기 혈압 10mmHg, 이완기는 4.5가 떨어졌다. 유산소 운동은 인슐린 호르몬 반응성을 향상시키고, 자율신경계에 긍정적 효과를 일으켜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주일에 150분 정도의 중등도 운동을 추천한다.

매년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1년 세계당뇨병연맹(IDF)과 공동으로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당뇨병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세계 당뇨병의 날’을 제정했다. 11월 14일은 당뇨병 치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1923년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프레드릭 밴팅(Frederick Banting, 1891-1941) 교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캐나다 출신인 생화학자 밴팅 교수는 인슐린을 개발하는 등 인류의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이다.

당뇨병은 인슐린(insulin)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이 정상 조절되지 않는 질환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관을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당뇨병은 그 자체가 고지혈증 위험인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고혈당과 고지혈증으로 인한 혈관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는 고지혈증 예방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고지혈증을 동반했을 경우에는 LDL 콜레스테롤을 100㎎/㎗ 이하로 유지하고, HDL 콜레스테롤은 남성 40㎎/㎗ 이상, 여성 50㎎/㎗ 이상으로 조절해야 한다. 당뇨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그 수치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건강한 혈관 만들기 5계명’을 실천하여야 한다. (1)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하게 유지한다. (2)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피하고,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한다. (3) 절주와 금연은 필수이다. (4) 하루 30분, 주 4회 이상 운동을 한다. (5) 이상지질혈증은 치료해야 한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이 정상범위를 벗어나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된다. 이들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평소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보건의료에서 예방분야를 업스트림(Upstream, 上流)으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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