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벽’ 누가?···”외모·학력·교양 수준급의 35세 기혼여성”

아메리카 정신의학 잡지에 발표된 절도벽 범인은 35세,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기혼여성으로 외모와 학력과 교양은 수준급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미지 연합뉴스>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전 경찰청 수사국장] 그리스 말 ‘klepto’는 훔치기 좋아하는 마니아(to steal+mania)로 조합됐다. 훔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절도증竊盜症, 절도벽竊盜癖 모두 병적 절도다.

얼핏 가치도 없고 의미도 없는 물품을 목적도 없이 슬쩍하기를 반복한다. 아니, 그 행위 자체가 행동이유다.

쓸모없는 상품의 도둑질을 탐닉하는 유복한 엘리자베스. 그녀는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습 순수절도범이나 학생들의 장난기어린 ‘shoplifter’와는 다르다.

이익이나 이용을 위해서 하지 않는다. 절도 위해서 절도 한다. 도품盜品을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은닉한다.

뿐만이 아니다. 아는 이에게 나눠준다. 또는 훔친 매장에 몰래 다시 갖다 놓는다. 공범 없다. 단독행위다. 훔치는 과정에서 스릴을 체험. 성공하면 성취감 만끽하며 시종일관 흥분에 전율한다.

도대체 누가?

아메리카 정신의학 잡지에 발표된 평균적인 모습은 35세,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기혼여성으로 외모와 학력과 교양은 수준급이다.

집에는 전시됐던 상태 그대로인 물건 즐비했다. 스타킹, 손수건, 타월, 장갑, 우산, 단추, 귀걸이 구멍 뚫는 ‘piercer’ 등등… 팔자 고칠만한 게 없었다.

죄의식을 느끼고 수치심도 강하다. 몇 번 체포당하기도 했다. 밖에 나가면 또 훔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이를 막으려고 집에 콕 박혀 있기도 한다.

심층심리에는 무엇이 있나. 어렸을 적에 가혹하게 당했던 경험이 스트레스로 남아있다. 성적인 면의 장애도 있다. 결혼생활은 불행.

처한 상황에 끝내 지고 만다. 스무 살 무렵 시작한 훔침을 반복케 만드는 자기파괴 행위가 그녀 압도하고 만다. 비밀행동–>긴장감–>억압에서의 해방 과정을 반복한다. 이를 제어하지 못한다.

학대가 만들어낸다

왜 하필 훔치는 병 걸리는가. 원인의 하나로 우울증이 있다. shoplift로 짜릿함 맛보면–>심리적 긴장 날라가고–>일시적으로 활을 회복한다는 설명이다.

일종의 자기치료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훔침이라는 특정한 행위가 우울증 해소시키느냐, 혹은 다른 수단은 없느냐에 대하여는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래서 나온 학설이 성sex을 도둑질steal에 연결시키는 이론이다. 어렸을 적에 부모와의 입맞춤이나 포옹 같은 유아성욕幼兒性慾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 욕구 충족 위해 훔친다는 주장이다.

이때 훔치는 상품은 남자성기penis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페니스를 훔치는 행위가 된다. 어렸을 적에 채우지 못한 욕구를 드디어 채운다.

특히 성적으로 학대당한 경우 현저하다. 훔치는 행위 통해서도 완화 내지 해소되지 않으면 또 하나의 증상을 만들어 낸다. 과식過食하거나 거식拒食 또는 구토嘔吐를 자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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