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한식날 소묘’ 한근식

아버지, 저 왔슈
그동안 잘 계셨나요
우선 빈 속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셔요
벚꽃잎 띄워드리겠습니다
저 대견하지요?

그래 제법이구나
어릴 적엔 東西를 모르는 네가
사는 걸 보면 제일 잘 살고 있으니…
그런데 웬 일로

어제 서울 사는 형이
오늘 한식날이라며
아버지 산소엘 댕겨오라고 해서요

그럼 그렇지
그래서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 있잖니
그래도 수고했다

아버지
막걸리 남은 건
엄마 가져다 드릴게요
저는 바빠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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