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코로나19, 피해와 극복 3] 해외관광·국제행사·백신여권 ‘희미한 불빛’
지난 1년간 전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춰버렸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뉴노멀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우리 삶은 어떻게 리셋해야 하는가? 아시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아시아엔> 특별취재팀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아시아 각국의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백신 접종 현황 등을 살폈다. 코로나시대의 출구전략은 가능한지, 있다면 무엇인지 주목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 각국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것을 발견했다. <아시아엔>은 ‘코로나보드’를 기본 베이스 위에 아시아기자협회 회원들이 보내온 각국 사례를 분석·종합해 전한다. -편집자
2020년 아시아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예측가능한 국가운영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초 발생 이후 1년 만에 각국이 백신 접종에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2020년 말~2021년 초 백신 접종에 나서며 뉴노멀 시대에 본격 대비하고 있다.
<아시아엔>은 각국의 올해 관광 허용 여부, 국제행사 개최 여부, 그리고 백신여권 추진 등에 주목했다. 이 가운데 관광 재개는 국경 출입국과 연결돼 있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 각국은 자국의 독자 선택보다 미국·중국·EU 등 전세계 주요 국가의 추이를 살피며 포스트 코로나 정책 수립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사태에 섣부른 결정은 자칫 정부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태국, 올 여름 백신접종자에 한해 입국 허용 고려
대만은 올해 해외여행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입국 전 음성반응 및 백신접종 확인서를 받을 예정이다. 베트남은 우선 자국민 소그룹여행객을 중심으로 여행을 허용한 후 해외여행객 입국 허용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항공편도 대부분 국내선만 운영하고, 국제선은 해외 거주 베트남인의 귀국이나 산업 필수 해외인력에 대해서만 허용하고 있다.
관광수입 의존도가 높은 태국은 현재 입국 후 2주간의 의무적으로 돼 있는 격리조치를 백신을 접종한 외국방문객에 대해 3일로 대폭 줄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한 올 여름 백신을 접종한 여행객에 한해 입국허용을 고려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에 맞춰 푸켓, 수랏 타니, 방콕, 치앙마이 등 5곳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개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태국은 앞서 2020년 10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특별관광비자(STV)를 도입한 후 그해 12월 모든 나라로 확대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에코 투어리즘’을 핵심으로 한 10개년 관광계획에 따라 해외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2월말 현재 외국인여행객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필리핀은 국적자와 배우자 및 자녀, 해외귀국 국민은 입국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가 해외관광객 입국 허용으로 이어질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 가장 힘겨운 1년을 보내야 했는데, 올해 상황도 그다지 녹록치 않다. 모든 외국인 여행객 입국이 금지돼 있으며, 언제 풀릴지도 예측불허다. 몽골의 경우 매년 여름 나담축제에 해외여행객을 대거 끌어들였으나, 2월말 현재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올스톱 상태다. 올해 나담축제도 작년처럼 텔레비전과 SNS 채널을 통해 관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히말라야 등산객 입장료가 주요 국가재정이 되고 있는 네팔은 작년 하반기 관광지역 일부를 외국인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 시설 및 의료진 부족 등으로 해외관광객들이 입국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등산객과 트레커들은 5000 달러 상당의 코로나19 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최소 1주일 동안 호텔예약을 증명해야 한다. 입국자는 2일 내지 14일간 격리되며, 트레커들은 보통 7일간 호텔에서 격리된 후 이동허가를 받을 수 있다.
1년 연기 ‘도쿄올림픽’ 내국인만 입장 허용 예정
아시아에서 올해 열리는 최대규모 국제행사는 7월 도쿄올림픽과 8월 싱가포르 다보스포럼이다.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된 끝에 축소된 형태로 열릴 예정이다. 입장객 허용 범위를 두고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일본 정부는 연일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결국 외국인 관중 없이 내국인만 입장을 시킬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은은 ‘코로나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향후 스포츠 국제행사의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다보스 지역을 벗어나 처음 해외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다보스포럼은 8월 17~20일 열린다. 싱가포르는 이번 행사가 코로나시대의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계기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동국가 최초로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 역시 주목받고 있다. 카타르 ‘2022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돼도 내년 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카타르는 관중수를 정원의 30%로 제한하는 등 선제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애초 작년 하반기 개막 예정이던 두바이엑스포는 오는 10월 1일로 일찌감치 연기됐다. 주최측은 여행 및 관광 중단조치에 아랑곳 않고 6개월의 엑스포 기간 동안 2500만명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UAE는 두바이엑스포를 통해 코로나로 잔뜩 위축된 경기회복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2021년 11월 31일 베트남에서는 ‘2021동남아경기대회’(SEAGAMES 2021)와 ‘아세안장애인경기’(ASEAN Para Games)가 개막한다.
백신여권, 국제교류 재개 신호탄 될까
중국은 3월 7일 백신여권 도입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백신여권은 일종의 접종증명서로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준을 준수해 앱 등의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은 핵산검사와 백신접종 정보를 상호 인증함으로써 안전하고 질서있는 인적 왕래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백신여권을 지참한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국과 싱가포르 역시 7월 1일부터 백신 접종 관광객의 입국 허용을 논의 중이다. 3월 초 기준 아시아에서 백신여권 도입을 확정한 나라는 이스라엘과 바레인이다.
한편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국내정치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은 5월 23일 인민위원회 등의 선거를 치룬다는 계획이다. 작년 10월 4일 총선과 올 1월 10일 대통령선거를 치른 키르기스스탄은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4월 11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