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AT subject와 SAT 에세이 시험 폐지···칼리지보드 “금년 5월부터”
확보된 점수는 제출 가능···미 대학 ‘학교서 배우는 AP’에 더 관심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미국 대학입시에서 SAT 과목(Subject) 시험과 SAT에서 선택적 시험이던 에세이가 없어진다. 2022학년도 미국 대학입시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미국 대학입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칼리지보드(Collegeboard)는 1월 19일 “SAT 에세이 영역을 없애기 위해 현재 SAT시험을 개편하는 것과 함께 SAT subject 시험을 영원히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의 배경에는 코로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2021학년도 미국 대학입시 시즌에 SAT와 SAT subject 시험이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으며 이같은 상황이 이번 조치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칼리지보드와 함께 이런 조치를 내리기 전 이미 많은 대학들이 SAT subject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거나 선택적 요구를 하지 않고 “내지 않아도 된다”(not requirement)로 정책을 전환했다. 칼리지보드의 이번 조치는 이같은 추세를 따라간 것이며 간단히 말해 학생들이 미국 대학입시를 위해 치러야할 시험 하나가 줄어든 것으로 보면 된다.
얼마 전까지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입시사정 요소로 SAT subject를 요구했지만 지난 몇년간 미국 대학입시에서 SAT subject의 중요성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SAT subject를 요구한 마지막 대학은 예일대와 조지타운대학이다.
그동안 학생들은 자신의 특기와 전공의 적합성을 알리는 방법의 하나라 SAT subject 점수를 대학에 제출했다. 즉 수학과 물리-화학-생물 등 과학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제출한 학생은 이과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SAT subject 과목점수가 모두 800점 만점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합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SAT subject는 영어문학, 미국사, 세계사, 수학 레벨 1-2, 물리, 화학, 생물 E/M 그리고 언어과목이다. 2020년 20개의 다양한 시험이 치러졌으며 이 가운데 12개 과목이 외국어 시험이다. 대학들은 그동안 다음과 같은 정책을 썼다. 즉 △Requirement(반드시 제출할 것) △Recommended(가급적 낼 것) △Considered(제출하면 고려할 것) △Alternative(다른 것으로 대체 가능) △Not Requirement(제출 안 해도 됨) 등이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대학들이 SAT subject 시험을 입학사정의 필수 요소로 활용했으나 몇 년 전부터 급격히 줄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모든 대학들이 Consider 혹은 Not requirement로 바뀌었다.
사실 SAT subject는 미국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사정요소가 아니었다. ‘전미대학카운슬러협회’(NACAC)가 내놓은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미국 216개 대학 가운데 SAT subject가 입학사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대학은 불과 1.9%에 불과하고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대학은 77.8%나 됐다.
그러면 미국 대학들은 앞으로 학생을 선발할 때 SAT subject가 없어지면서 어떤 요소들을 더 중요하게 볼 것인가? NACAC가 답을 주고 있다. 즉 Grades in College Prep Courses(고등학교에서 듣는 AP, IB, A레벨 등 대학 예비과목) 점수가 더 중요해 질 것이다. NACAC 설문조사에 응한 220개 대학 가운데 73.2%가 이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본다고 답했다.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원들은 5월에 보는 AP시험 점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AP시험 요소를 중요하게 본다고 답한 대학은 219개 대학 가운데 5.5%에 불고했다. 학교에서 배운 AP과목의 점수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다. 아마 SAT학원들은 SAT subject 시험이 없어지면서 AP시험이 중요하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비즈니스 차원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5월에 치르는 AP시험 보다는 학교에서 배우는 학교 AP과목 점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만일 SAT subject 시험에 이미 등록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에 있는 학생이라면 시험 등록이 취소되고 환불이 될 것이다. 해외에 있는 학생의 경우 2021년 5월과 6월 두번의 SAT subject 시험이 치러질 것이다. 다만 시험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면 환불이 될 것이라고 칼리지보드는 밝혔다.
그렇다면 이미 SAT subject 시험을 봐서 점수를 확보한 학생은 어떻게 될까? SAT subject 시험을 치러 점수를 갖고 있는 학생은 이 점수를 대학에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이 점수를 입학 전형의 일부로 받아들일 지 또는 고려할 것인지 여부는 개별 대학이 결정할 것이다. 각 대학의 SAT subject 점수 정책에 대해서는 각 대학에 문의해야 한다. 필자 생각으로는 이미 본 학생들을 고려해 consider 정책 또는 옵셔널 정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
SAT의 에세이는 그동안 선택형이었다. 즉 시험을 보고 싶은 학생은 보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보지 않아도 됐다. 2021년 6월 시험까지는 선택형으로 치러질 것이다. 즉 6월 시험까지는 SAT 에세이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8월 시험부터는 없어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시험 과정을 더 공평하게 만들고 많은 대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희망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2016년 3월 SAT 체제가 바뀐 이후 에세이가 선택형으로 분리됐다. 이때부터 학생들은 에세이 시험을 보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내야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었다. SAT 에세이 시험을 신청했으나 이를 취소하고자 할 경우 언제든지 비용 없이 취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