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2] 동남아 국가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막기 위해 입국금지 확대
[아시아엔 편집국] 1. ‘우한 코로나’ 고발한 의사 계속된 불행…한 쪽 눈 시력상실
– 고(故) 리원량(李文亮)과 더불어 2019년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의사 아이펀(艾芬)이 대외 발언을 금지당한 채 의료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는 불행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졌음.
– 대만 중앙통신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를 인용해 우한중심병원 응급실 주임인 아이펀이 우한시 위생위원회 고위 간부로부터 대외 발언을 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은 상태라고 전했음. 아이 주임은 우한의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작년 12월 자기 병원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증세가 유사한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소식을 병원 의사들이 참여한 위챗 단체 대화방에 올렸음.
– 리원량은 이렇게 알게 된 소식을 다시 자신의 의대 동창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이후 우한에서 사스와 유사한 질병이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중국 전체로 전파. 이 때문에 중국에서 리원량은 ‘호루라기를 분 사람'(내부고발자)으로, 아이 주임은 ‘호루라기를 나눠준 사람’으로 불렸음.
– 최근 아이 주임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자신이 우한의 한 안과 병원에서 의료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됐다고 호소하는 영상을 올렸음. 아이 주임은 한쪽 눈 시력 상실로 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있음. 그는 웨이보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늘 낙관적이고 낙천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었는데 시력을 잃고는 길을 걷는 것조차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 하게 돼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
2. 금기 깬 마사코 왕비…나루히토 일왕과 나란히 공개발언
–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부인 마사코(雅子) 왕비가 남편과 나란히 앉아 대국민 발언을 하는 모습이 1일 공개. 일본 왕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아온 일본에서 어떤 울림을 낳을지 주목.
– 일본 왕실 사무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인 궁내청(宮內廳)이 이날 공개한 왕실 신년 영상 메시지에는 마사코 왕비가 나루히토 일왕 곁에 나란히 앉아서 출연. 6분 45초 분량의 동영상 대부분이 나루히토 일왕이 말하는 장면으로 채워져 있으나 마사코 왕비의 발언도 32초가량 담겼음. 동영상 첫머리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여러분 신년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한 직후 마사코 왕비가 바로 이어 “축하합니다”라고 말함.
– 다시 나루히토 일왕의 발언이 길게 이어진 후 마사코 왕비가 영상 말미에 약 30초 동안 “이번 1년(2020년) 많은 분이 정말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가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평온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또 이번 겨울 일찍부터 각지에서 엄혹한 추위나 큰 눈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 부디 몸조심해서 지내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함.
– 분량도 적고 자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내용이라서 내용 자체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일본 왕실에 이어진 일종의 금기를 깬 상징적인 사건. 교도통신은 왕비가 일왕과 동석해 (공개적인) 발언을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도. 마사코가 대물림된 소극적인 역할을 벗어나 왕실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
3. 코로나 확산세에 먹구름 낀 도쿄올림픽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올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신년사에 해당하는 연두 소감(年頭所感)에서 공언했지만, 최근 상황은 이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하게 확산해 올림픽은커녕 국내 스포츠 대회를 여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
– 지난 한 달 동안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6천777명 증가. 하루 평균 2천799명꼴로 늘었는데 이는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던 기간(작년 4월 7일∼5월 25일) 하루 평균(255명 수준)의 11배에 육박. 1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확진자가 하루에 3천493명꼴로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 감염 확산 추세가 진정하면 대회 개최를 위한 여건이 조성될 수도 있으나 일단 준비 작업이 차질.
– 이와 관련해 공영방송 NHK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일본 대표 선수 선발이 전체의 약 20%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았다고 2일 보도. 일본은 33개 종목에 출전할 대표선수 600명을 선발할 예정이지만 13개 종목에서 117명을 결정했을 뿐. 경영이나 육상 등은 대표 선발에서 대회 성적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데 향후 일본선수권대회 등 주요 경기를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을지가 대표 선발의 관건.
– 특히 국제 대회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 일정을 정하지 못한 경우가 있으며, 일정을 결정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감염이 확산하면 개최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경기 단체 측에서 나오고 있음. 일본 정부는 최근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인정하던 외국인 선수단 입국 허용 특례를 일시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전함.
4. 대만 마잉주 총통, 중국에 “대등·존엄 원칙따라 의미있는 대화 희망”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신년 담화를 통해 중국과 대등·존엄의 원칙에 따라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 차이 총통은 1일 TV 및 총통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된 담화에서 “양안 관계의 안정은 이제 대만해협 양안의 문제만이 아닌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음.
– 특히 지난 1년간 중국 군용기 및 군함이 대만 주변에서 빈번한 활동을 벌여 양안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정에 위협을 주었다고 지적. 이어 양안 관계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고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대립을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대등·존엄의 원칙하에 함께 의미 있는 대화가 성사되길 바란다고 밝혔음.
– 아울러 양안 사무의 처리에 대해서는 함께 논의하고 방법을 찾아 실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의 일관된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 차이 총통은 또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대만은 전문성 및 상호 신뢰, 사회단결을 통해 봉쇄 조치를 하지 않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방역 관계자 및 협조해 준 모든 대만인에게 감사를 표했음.
– 이밖에 차이 총통은 육질 개선용 사료 첨가물인 가축 성장촉진제 ‘락토파민’이 포함된 미국산 돼지고기와 생후 30개월 이상 소고기의 수입과 관련해 여러 번 심사숙고해 결정했다고 밝혔음. 무역 국가인 대만으로서는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 속에서 이 문제를 더는 회피할 수 없었다면서 국민들에게 양해를 당부.
5.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 연결사업 무산
–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고속철도(HSR)로 연결하는 사업이 2차례 연기 끝에 결국 무산됐음.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1일 공동성명에서 양국 간 HSR 협정이 2020년 12월 31일을 기해 소멸했음을 선언했다고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 양국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말레이시아 경제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HSR 프로젝트에 다양한 변경을 제안했으나,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
– 이 사업은 양국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고속철로 연결하는 것으로 전체 길이가 350㎞. 차와 비행기로 최종 목적지 이동에 4∼5시간 걸리는 것을 90분으로 단축하기 위한 야심 찬 프로젝트로 2016년 12월 양국이 협정에 공식 서명. 그러나 2018년 5월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해 15년 만에 재집권한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사업 중단을 추진하면서 빨간불.
– 전임 정권이 1조873억 링깃(약 293조원)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7천억 링깃(약 189조원) 내외로 대폭 축소·은폐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부채 감축을 위해 대형 건설사업들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 이에 따라 양국은 그해 9월 HSR 사업 추진을 일단 2020년 5월 31일까지 연기한다는 데 합의했고, 이후 2020년 12월 31일까지 사업 추진은 한 차례 더 늦춰진 바 있음.
– 싱가포르 교통부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협정에 따라 싱가포르가 이 사업 추진에 들인 비용을 말레이시아가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보상 규모를 언급하지는 않았음.
6. 동남아 국가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막기 위해 입국금지 확대
–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점차 확산하자 아세안 국가들이 입국 금지 대상 국가를 확대하는 등 유입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 2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오는 3일부터 15일까지 미국발 외국인 입국을 금지.
– 필리핀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영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잠정 금지했고,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국을 포함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19개 국가에서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결정. 해당 국가들에 있는 자국민은 입국을 허용하되 입국 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도 무조건 14일간 격리하도록 했음.
– 싱가포르도 최근 14일 안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장기비자 소유자와 단기 방문자의 입국이나 환승을 오는 4일부터 막기로 했다. 또 남아공에서 오는 자국민과 영주권자의 경우 입국 직후 14일간 격리하도록 했음. 싱가포르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3일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자 다음날부터 영국발 입국을 잠정 금지.
– 이웃 나라 말레이시아는 수도 쿠알라룸푸르, 사바주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오는 3월 31일까지 이동 제한 강화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음. 이동제한령(MCO) 완화 조치인 RMCO를 3월 31일까지 연장하되 쿠알라룸푸르 등 주요 감염 지역에 대해서는 기존 방역 강화 조치를 풀지 않기로 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