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림도 콘서트다

김묵원 ‘찰나에 피다’ ···인사동서 26일 공연, 전시는 29일까지

안철수 교수의 청춘콘서트에 영감을 받은 우리 사회는 바야흐로 ‘콘서트’ 시대다. 개그콘서트, 토크콘서트, 북콘서트, 인문학콘서트, 카툰콘서트 등.

두 사람 이상이 모여 만드는 콘서트는 내용이 무엇이든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이 목적이다. 이제 콘서트로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가 소통한다.

이번에는 콘서트 형식의 화법(畵法)이 등장했다. 23일 저녁 6시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는 화가 김묵원의 ‘드로잉 퍼포먼스(Drawing Performance)’ <찰나에 피다>가 전시됐다. 아니 공연됐다.

김묵원은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다. 그러나 그녀는 그림만 그리지 않는다. ‘드로잉 퍼포먼스’에서는 음악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것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음악들이다.

‘타악궤범’ 설호종 대표가 북소리로 공연을 열었고, ‘나M’은 라틴음악을 들려줬다. ‘수리수리마하수리’라는 그룹이 나와 아랍, 인도, 아프리카의 몸짓을 담은 중동음악을 늘어 놓았다.

 

타악궤범 대표인 음악감독 설호종씨가 묵원이 등장하기 전 북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관객들이 색다른 선율에 빠져 삼매경에 들 즈음 화가 묵원은 등장했다.

커다란 캔버스를 세워놓고 그 캔버스 뒤에서 붓을 들었다. 관객들을 캔버스 앞에 음악과 함께 세워 놓고 말이다.

김묵원이 캔버스 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관객들은 캔버스를 사이에 두고 화가의 반대편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캔버스 뒤의 그녀는 가는 붓끝으로 시작해 강한 필체로 움직였다.

이내 하얀 캔버스 위에서 찰나에 ‘꽃’이 폈다. 관객은 음악을 묻힌 꽃이 탄생하는 것을 씨앗부터 지켜봤다. 이번 공연의 주제인 <찰나에 피다>는 그렇게 완성됐다.

'수리수리마하수리'팀이 음악을 연주하고 캔버스 뒤에서는 김묵원이 그림을 그리며, 이들 앞에서는 관객들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오는 26일 저녁 6시 묵원의 ‘드로잉 퍼포먼스’에서는 퓨전국악보컬그룹인 ‘아나야’와 국악그룹 ‘별악(樂)’이 등장한다. 그 시간 또 새로운 꽃이 찰나에 필 것이다.

'드로잉 퍼포먼스'에 참여한 사람들이 작품 앞에 섰다. 왼쪽부터 타악궤범 설호종 대표, 월드음악 가수 '나M' 팀, 김묵원, 중동음악 밴드 '수리수리마하수리' 팀. <사진=민경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