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종식 수순···시진핑 우한 첫 방문 권력강화 ‘전망’
[아시아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전격적으로 방문하면서 중국이 사실상 이 사태의 종식 수순에 돌입했다.
시진핑 주석의 우한 방문은 코로나19 발병 후 3개월 만에 처음인 데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코로나 19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져 중국의 전염병 통제 성과를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응 미흡과 관련해 책임론에 휩싸였던 시진핑 주석이 우한을 방문함으로써 ‘전염병과 인민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10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우한에 도착해 후베이성과 우한의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시찰했다.
시진핑 주석은 우한을 방문 자리에서 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을 비롯해 군인, 주민센터 근무자, 경찰, 자원봉사자와 환자, 지역 주민 등을 위문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대규모로 수용하기 위한 임시로 만든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해 환자 및 의료진을 만나 모두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전염병과 전쟁에서 승리하자고 격려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8일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처음 나온 후 전역으로 급속히 퍼졌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北京)에만 머물면서 정치국 상무 회의를 개최하거나 병원 등을 방문했을 뿐 정작 피해가 가장 심각한 우한은 방문하지 않아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구설에 시달렸다.
정작 이 기간에 우한을 방문한 인물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였다. 시 주석은 공산당 중앙 코로나19 업무 영도소조 조장도 자신이 아닌 리커창 총리에게 맡기며 코로나19에 관련한 책임을 떠안겼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3만명과 500명을 넘어서며 통제 불능의 위기에 닥치자 결국 시진핑 주석은 이날 ‘인민 전쟁’을 선언하면서 코로나19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우한과 후베이성에 수만 명의 군 의료진을 투입하고 밤샘 작업을 통해 대형 임시 병원까지 만들었으며, 베이징 등 각 지역 또한 봉쇄 정책을 택하면서 중국 전역이 ‘올 스톱’ 상태에 들어갔다.
이런 중국식 봉쇄 정책이 먹혀들어 9일 신규 확진자가 19명까지 줄어들었고 후베이 또한 우한을 제외하면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확연히 진정됐다.
후베이를 제외한 지역도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이 신규 확진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본토는 코로나 신규 확진 ‘0’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시진핑의 우한 방문은 결국 자신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 지도 체제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우월성이 입증됐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까지 연기하는 극약 처방을 쓰면서까지 중국 전역을 통제했는데 그의 이런 판단이 코로나19 종식에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우한시 공산당 서기인 왕중린(王忠林)은 지난 6일 우한 방역지휘본부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에 대대적인 ‘감사 교육 운동’을 전개할 것을 지시했다는 홍콩 매체들의 보도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내 신규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의 우한행은 사실상 중국이 코로나 종식 선언 수순을 밟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쉐 중국 담당 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시 주석에 대한 정치적 도전이 제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오히려 권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