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문화제로 본 ‘영산재’
제46회 단종문화제가 27일~29일 강원도 영월의 단종 묘?장릉(유네스코 문화유산)?일대에서 열렸다.
보덕사에서는 장릉의 수호 사찰이라는 문건이 발견된 이후 2004년부터 영산재가 시작돼 조선왕조 비운의 왕 단종의 넋을 위로하고 영월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한국 불교문화의 중심요소인 영산재는 부처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던 모습을 재현한 불교의식으로 사람이 죽은 지 49일이 되는 날 영혼을 극락으로 천도하는 천도재의 한 형태로 ‘영산작법’이라고도 한다.
환희심을 일깨우고 법열에 충만한 세계를 표상하는 영산재는 불기 약 2500년 전 영취산에서 석가모니불이 설법하던 영산회상을 상징화한 불교의식이다. 이런 큰 의식을 불교에서는 ‘재(齋)’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영산재’를 들 수 있다.
불교의식에서 출발한 영산재는 점차 종교의 범주를 넘어 한국 전통음악인 가곡, 회심곡 등과 전통무용인 승무, 바라춤 등 전통예술에 영향을 주었다. 그 의식절차는 음악, 무용적 요소와 더불어 연극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범음(梵音)과 화창(和唱)의 성악, ‘작법(作法)’이라고 하는 ‘바라’, ‘나비’, ‘법고’, ‘타주춤’의 무용 그리고 삼현육각, 호적, 취타 등의 기악연주가 어우러져 가무악 일체 종합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영산재는 범패, 작법, 장엄 등 3가지로 구성된 의식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전체 의식을 장엄하게 하고 영산회상에 들어가 깨우침을 얻어 정각(正覺)을 이루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원래 영산재의 작법은 3일 낮과 밤에 진행되는 상당한 규모의 법회이지만 각종 행사에서 간략하게 진행되고 있다.
범패
범패는 불교의식 음악으로 의식을 전문적으로 익힌 범패승에 의해 불 가창되는데 안채비, 바깥채비의 짓소리, 홋소리, 화청으로 나뉜다. 이들 범패 악보의 형태는 각필보, 탁점보, 동음보, 실선보 형태로 전해진다.
작법무
작법무는 수행의 무(舞)다. 몸동작을 통해 육신공양을 하고 입으로는 염불을 염송하고, 마음으로는 불·법·승의 삼보를 생각하는 깨달음의 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법은 ‘어장(魚丈)’스님의 청아한 범음성과 함께 어우러져 진행되며, 작법무(作法舞)에는 바라무, 나비무, 법고무, 타주무 등 네 가지가 남아 있다. ‘어장’은 모든 소리를 자유자재로 하는 것은 물론 의식의 전반적 흐름과 이론에도 밝아야 한다.
장엄
장엄은 장식적 요소로서 부처님이 모셔진 법당과 도량을 각종 불보살 명호를 적은 번과 지화(紙花)로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일반 불자가 더욱 환희심에 가까워지도록 아름답게 꾸미는데, 예배용(禮拜用) 장엄, 교화용(敎化用) 장엄으로 나뉜다.
예배용 장엄은 예배 대상이 되는 물건이나 형상을 그린 벽화나 불화를, 교화용 장엄은 불전도(佛傳圖)와 본생도(本生圖)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탱화 및 벽화로 조각이나 회화로 나타낸 것이다. 이는 보는 사람이 불교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영산재는 인류문화 다양성의 원천을 보여 주고 인류의 창의성을 증명하는데 역할을 했다. 해당 유산을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는 정부의 보존지원 정책 등으로 2009년 9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2001년부터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의 보존과 재생을 위해 구전(口傳) 및 무형유산을 확인·보호·증진할 목적으로 선정한 가치 있고 독창적인 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2년마다 유네스코 국제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등재한 인류무형문화유산에는 영산재를 비롯해 판소리, 강릉단오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 등이 있다. (도움말: 유네스코 인천광역시 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