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협중앙회장에 이성희씨···첫 경기 출신·’농업인 퇴직금제’ 공약
결선투표서 유남영 후보에 앞서…다양한 경험 ‘호평’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230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에 이성희(71) 전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진 1988년 이후 첫 경기도 출신 회장이다. 이성희 신임 회장은 31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2차투표 끝에 제24대 농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회장은 1차 투표에서 293표 가운데 82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해 69표를 얻은 2위 유남영(65) 후보와 2차 결선투표를 치렀다. 결선투표에서 이성희 회장이 177표를 얻어 116표를 받은 유 조합장을 따돌리고 당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이날부터 4년이다.
이성희 회장은 2016년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290표 중 104표를 획득해 1위에 올랐으나 2차 결선투표에서 126표를 얻는 데 그쳐 163표를 얻은 김병원 회장에게 ‘역전패’했다.
4년간 절치부심한 이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함께하는 농협’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농민과 고객이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는 △농업인 월급제 △농민수당 △농업인 퇴직금제 등 소득 안정제도를 도입하고, 농민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이 회장은 선거 기간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이 회장은 당선 직후 “공약사항과 지금까지 함께한 후보들의 공약도 받아들여 협동조합이 올곧게 가도록 할 것”이라면서 “조합장들의 의견을 청취해 제대로 농민 곁으로 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971년 경기 성남 낙생농협에 입사해 50년 가까이 농협에 몸담으며 지역농협과 중앙회를 두루 거쳤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낙생농협 조합장(3선)을 지냈고, 2003년부터 2010년까지는 농협중앙회 이사,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농협중앙회에서 회장 다음가는 요직으로 꼽히는 감사위원장을 맡았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갖고 있다.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임직원은 8만명에 이른다.
농협중앙회 선거는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진행되며 대의원은 292명이다. 영남권이 9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지역은 서울·인천까지 포함하면 54표를 행사할 수 있다. 호남권 대의원은 63명이었다.
농협중앙회는 임명제로 회장을 뽑아오다 1988년부터 지역 조합장들이 직접 회장을 선출하는 직선제를 도입했고, 이후 2009년 농협법 개정 이후 간선제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에는 이성희 회장을 비롯해 △강호동(56)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천호진(57) 전 농협북대구공판장 사장 △임명택(63) 전 화성 비봉농협 외 4개 조합 지도부장 △문병완(61)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김병국(68) 전 서충주농협 조합장 △유남영(64) 정읍농협 조합장 △여원구(72)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이주선(68) 아산 송악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최덕규(69)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등 모두 10명이 출마했다.
그동안 간선제로 회장자리에 오른 최원병 전 회장과 김병원 전 회장은 각각 영남, 호남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