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금기시 돼온 사우디아라비아 달군 ‘몬스타엑스’
[아시아엔=편집국]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12월 19∼21일(현지시각) 사흘간 열린 일렉트로닉 댄스음악 축제 ‘MDL 비스트 페스트’에 수십만명이 몰렸다고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방송 <알아라비야>는 “행사 첫날 13만명이 운집한 데 이어 둘째날엔 15만명이 ‘MDL 비스트 페스트’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마지막 날인 21일을 합하면 누적관객이 40만명에 이른다.
<알아라비야>는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인 미국 코첼라 밸리, 벨기에 투모로우 랜드보다도 더 많은 관중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남녀를 분리하지 않고 관중석에 한데 섞여 공연을 즐기도록 한 점이다. 사우디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남녀를 여전히 분리시키고 있다.
행사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히잡과 아바야를 쓰지 않은 여성 관객을 찍은 사진도 게시됐다. 사우디 일간 <아랍뉴스>는 “여성 관객은 히잡, 니캅부터 화려한 아바야, 캐주얼 복장까지 다양하게 옷을 입고 입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에 여성 뮤지션인 시미 헤이즈, 사우디 여성 DJ 코스미캇도 첫날 무대에 섰다. 사우디에서 여성이 남성 앞에서 음악 공연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식당이나 길거리에서조차 음악을 금지하고 남성 가수의 공연만 허용했던 사우디의 그동안 종교·사회적 관습을 고려하면 ‘상전벽해’와 다름없는 변화인 셈이다.
여성 관객인 마리암 압둘라는 <아랍뉴스> 인터뷰에서 “주위를 둘러보라. 우리는 정말 빠르게 미래로 달려가고 있다”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께서 ‘(온건한 이슬람 시대인) 40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셨는데 약속을 지키셨다”고 말했다.
한국 가수로는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가 초청돼 공연했다. 한국 가수가 사우디에서 공연한 것은 슈퍼주니어,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올해에만 세번째다.
다비드 게타, 스티브 아오키, J 발빈 등 세계적인 DJ 70여명이 이번 무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