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쿠르드 철수 않으면 청소할 것”···시리아 북동부서 15명 사망
[아시아엔=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재차 쿠르드 민병대(YPG)의 철수를 다시 재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축구팀 행사에 참석해 “테러리스트들이 150시간 안에 철수하지 않는다면 우리 손으로 이들을 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안전지대 내에서 공격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어디로 도망가든 추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일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YPG가 철수하는 조건으로 군사작전을 중단했다.
터키는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국경을 따라 길이 444㎞,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365만명 중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앞서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이 정상이며 합의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YPG는 러시아 소치에서 합의한 대로 29일 오후 6시까지 철수를 완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시리아 북동부에서 친터키 무장조직과 YPG가 주축인 쿠르드·아랍 연합 전투부대 ‘시리아민주군'(SDF)의 충돌로 15명이 숨졌다고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해 전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대표는 라스 알-아인과 탈 타머 사이 지역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친터키 무장 조직에서 9명이 숨졌고 SDF 측에서 6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시리아 정부군이 터키 국경과 접한 라스 알-아인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최근 터키군이 시리아 쿠르드족을 공격하면서 차지한 곳이다.
시리아 정부는 터키군이 국경을 넘자 이 지역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를 퇴치하는데 협력한 SDF를 지원하기로 쿠르드 측과 협정을 맺고 군사작전에 나섰다.
이 지역에서 전개된 시리아군의 군사작전은 최근 몇 년간 이뤄진 작전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시리아인권관측소 측은 전했다.
사나 통신은 또 시리아 정부군이 전선 남쪽에서 도로를 따라 30km에 걸쳐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터키군과 친터키 세력은 이달 9일 시리아 국경을 넘어 120km에 걸쳐 있는 시리아 쿠르드 자치 지역을 공격했다. 터키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수백명이 숨지고 3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